경찰관의 교통사고 후유증 국가유공자 인정 판결

경찰공무원이었던 원고는 직무수행 중 발생한 두 건의 부상에 대해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등록을 신청했으나 서울북부보훈지청장으로부터 등록 거부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2000년 순찰 근무 중 교통사고로 인한 '우측 거골하 관절 외상후 퇴행성 관절염'(이 사건 제1상이)과 2006년 시위 현장관리 후 계단 낙상으로 인한 '좌측 요골두 골절-의증, 좌측 주관절 염좌'(이 사건 제2상이)가 직무 관련 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제1상이에 대해서는 직무수행과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여 국가유공자 등록 거부 처분 중 해당 부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제2상이에 대해서는 영구적인 장해로 잔존한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직무수행과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신청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1995년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9년 경사로 명예퇴직한 경찰공무원으로서, 직무수행 중 입은 부상으로 국가유공자 또는 보훈보상대상자 등록을 신청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서울북부보훈지청장: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등록 신청에 대해 심의하고 결정하는 기관의 장으로서, 원고의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을 내린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1995년 순경으로 임용되어 2019년 명예퇴직한 경찰공무원입니다. 2000년 11월 12일, 서울마포경찰서 C파출소 순찰 근무를 마치고 귀소하던 중 횡단보도에서 신호위반 차량에 충격당하여 '요추부 염좌, 우측 족관절 염좌'를 입었고, 이 부상이 악화되어 '우측 거골하 관절 외상후 퇴행성 관절염'(이 사건 제1상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상이에 대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공무상 요양 승인을 총 1491일간 받았습니다. 2006년 3월 26일, 서울강남경찰서 시위 현장관리 업무를 마치고 보고를 위해 경찰서로 복귀하던 중 계단에서 미끄러져 '좌측 요골두 골절-의증, 좌측 주관절 염좌'(이 사건 제2상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상이에 대해 2006년 3월 26일부터 2006년 5월 24일까지 60일간 공무상 요양 승인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2019년 10월 7일 이 두 상이를 신청 상이로 하여 국가유공자 등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서울북부보훈지청장은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0년 4월 29일 원고의 신청 상이 모두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이의신청과 행정심판을 제기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경찰공무원이 2000년 순찰 중 당한 교통사고로 인한 '우측 거골하 관절 외상후 퇴행성 관절염'(이 사건 제1상이)이 국가유공자법상 '직무수행 중 상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경찰공무원이 2006년 시위 현장관리 후 퇴근 중 계단에서 미끄러져 발생한 '좌측 요골두 골절-의증, 좌측 주관절 염좌'(이 사건 제2상이)가 국가유공자법 또는 보훈보상자법상 '직무수행 중 상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3. 상이가 국가유공자 등록 신청 당시 현존하며 영구적인 장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1. 피고가 2020년 4월 29일 원고에 대하여 한 국가유공자 요건 비해당 결정처분 중 '우측 거골하 관절 외상후 퇴행성 관절염'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이 사건 제2상이 관련 국가유공자 신청) 및 예비적 청구(이 사건 제1, 2상이 관련 보훈보상대상자 신청)는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원고 경찰관이 2000년 직무수행 중 당한 교통사고로 인한 '우측 거골하 관절 외상후 퇴행성 관절염'은 직무 관련 상이로 인정하여 국가유공자 요건에 해당한다고 보아 해당 등록 거부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의학적, 자연과학적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이 없더라도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인과관계를 추단할 수 있다는 법리에 따른 것입니다. 특히 사고 당시 미진단된 골절의 후유증으로 관절염이 장기간에 걸쳐 발생했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반면, 2006년 계단에서 미끄러진 사고로 인한 '좌측 요골두 골절-의증, 좌측 주관절 염좌'는 등록 신청 당시 영구적인 장해로 잔존한다는 증거가 부족하고, 직무수행과의 상당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기각했습니다. 핵심은 상이가 등록 신청 당시 현존하는 영구적인 장해여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 (공상군경)​ 이 조항은 국가유공자의 한 유형인 '공상군경'의 요건을 규정합니다.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은 사람'이 대상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2000년 순찰 근무 중 교통사고로 '우측 족관절 염좌'를 입었고, 이로 인해 '우측 거골하 관절 외상후 퇴행성 관절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순찰 근무가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보훈보상자법) 제2조 제1항 제2호 (재해부상군경)​ 이 조항은 보훈보상대상자의 한 유형인 '재해부상군경'의 요건을 규정합니다.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은 사람'이 대상이 됩니다. 국가유공자 요건보다 직무 관련성이 상대적으로 덜 직접적이어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3. 상이와 직무수행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법리 국가유공자법 및 보훈보상자법 모두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과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함을 요구합니다. 이는 단순히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증명이 있다고 봅니다.

• 이 사건 제1상이 관련 적용: 법원은 2000년 교통사고 당시 '염좌'로 진단받았으나, 이후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우측 거골하 관절 외상후 퇴행성 관절염'에 대해 의학적 감정 결과 '사고 당시 미진단된 종골 골절의 부정유합'이나 '인대 불안정증에 의한 누적된 연골 손상'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고, 2000년 사고의 기여도가 가장 높다는 소견을 바탕으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사고 외에 다른 외상력이 없었다는 점, 공무상 요양 승인을 장기간 받은 점 등도 판단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 이 사건 제2상이 관련 적용: '좌측 요골두 골절-의증, 좌측 주관절 염좌'의 경우, 법원 감정의가 확진 병명이 확인되지 않고 후유증이나 합병증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직무수행과의 인과관계 이전에 상이 자체가 영구적인 장해로 잔존한다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보았으며, '염좌'는 통상 단기간에 치유되는 일시적인 증상으로 판단하여 직무수행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4. 상이의 '현존' 및 '영구적인 장해' 요건 국가유공자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의 의미는 등록 신청 당시 그 상이가 현존하여야 하며, 신체적으로 특별한 장해를 남기지 않거나 일시적인 장해에 불과하다면 상이가 잔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법리입니다. 이는 국가유공자법 시행규칙 제3조의3 및 보훈보상자법 시행규칙 제4조 제1항에도 반영되어 있습니다.

• 이 사건 제2상이 관련 적용: 법원은 원고가 신청한 이 사건 제2상이에 대해 확진 병명이 없고, 치료가 종결되었으며, 후유증이나 합병증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상이가 등록 신청 당시 영구적인 장해로 현존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보아, 국가유공자 및 보훈보상대상자 요건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주된 이유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초기 진단 및 기록의 중요성: 사고 직후의 정확한 진단과 의료 기록은 장기적인 후유증 발생 시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 사건 제1상이의 경우, 사고 당시 '염좌' 진단이었으나 나중에 '골절 부정유합'이 발견되어 인과관계가 인정된 사례입니다. 초기 진단에서 경미한 것으로 판단되더라도 추후 증상이 지속되거나 악화될 경우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병명을 확인하고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2. 장기간 경과 상이의 인과관계 입증: 외상성 관절염과 같이 발병까지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성 질환의 경우, 사고 직후 명확한 진단이 없었더라도 제반 사정(다른 외상력 부재, 꾸준한 치료 이력, 의학적 소견 등)을 종합하여 직무 관련 외상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법원은 14년이 지난 후에야 확인된 골절의 후유증을 인정했습니다.
3. 상이가 현재 잔존하는지 여부 확인: 국가유공자 또는 보훈보상대상자 등록을 위해서는 신청 당시 상이가 완치되지 않고 영구적인 장해로 잔존하고 있음을 입증해야 합니다. 일시적인 장해로 판단될 경우 등록이 어렵습니다. 이 사건 제2상이의 경우, 확진 병명 불확실, 후유증이나 합병증 없음, 일시적 운동 범위 감소 등으로 인해 영구적인 장해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공무상 요양 승인과의 차이: 공무원연금공단에서 공무상 요양을 승인받았더라도, 보훈심사위원회나 국가보훈처가 국가유공자 등 인정 여부를 판단할 때 반드시 그 결정에 구속되는 것은 아닙니다. 각 기관의 심사 기준과 목적이 다를 수 있으므로 별도의 독립적인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공무상 요양 승인 여부와 별개로 국가유공자 요건 충족을 위한 추가적인 자료 준비와 주장이 필요합니다.
5. 전문가 감정의 중요성: 법원 진료기록 감정 등 전문의의 의학적 소견은 인과관계 판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감정 결과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법원이 이를 존중하는 경향이 크므로, 가능한 한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의학적 평가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