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인 두 민간 투자 회사는 해양수산부장관과 실시협약을 맺어 항만 시설을 운영하며 컨테이너 및 일반 화물을 취급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예상보다 낮은 물동량으로 인해 2004년부터 계약에 포함되지 않은 자동차 화물을 취급하기 시작했고, 이는 보조금 산정 등 여러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2021년 원고 측이 다시 자동차 화물 취급 계약을 맺자 해양수산부장관은 실시협약 위반을 이유로 자동차 화물 취급 중단 명령을 내렸습니다. 원고들은 이 명령이 절차적으로 위법하며, 실시협약상 '일반 화물'에 자동차 화물이 포함되고, 신뢰보호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명령 취소를 청구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원고들은 D항에서 C 민간투자사업의 사업시행자로서 항만 시설을 운영해왔습니다. 당초 실시협약은 컨테이너 화물과 일반 화물(잡화 위주) 취급을 목적으로 했으나, 예상보다 물동량이 저조했습니다. 한편 2004년부터 G항 내에서 자동차 화물 취급 수요가 급증하자, 원고들은 이 사건 사업시설에서 자동차 화물을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화물은 일반 화물보다 사용료가 낮아 간주사용료 조항에 따른 보조금 지급 문제 등 실시협약과 관련된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2006년에는 원고들이 자동차 화물 하역 작업을 중단하고 야적장으로 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등 갈등이 심화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해양수산부장관은 실시협약 변경을 통해 자동차 화물 취급의 근거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후 2009년 1차 변경 실시협약에서 간주사용료 조항이 삭제되고 새로운 조항이 신설되었으나, 자동차 화물 취급에 대한 명확한 합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2021년 원고들의 관리운영사가 다시 H사의 자동차 화물 하역 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사업시설에서 자동차 화물을 처리하자, 피고인 해양수산부장관은 실시협약에 명시되지 않은 자동차 화물 취급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이 중단 명령이 위법하다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분쟁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해양수산부장관이 내린 자동차 화물 취급 중단 명령이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절차적 위법 주장 기각: 이 사건 사전통지가 행정절차법상 요구되는 모든 사항을 엄격히 준수하지는 않았으나, 원고들이 이미 사안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고, 피고가 제시한 대안을 거부하며 자동차 화물 취급을 강행했으므로, 원고들의 의견진술권이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처분서에 구체적인 법령 조항이 모두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처분에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을 고려할 때 원고들이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처분 사유 부존재 주장 기각 (실시협약상 일반화물에 자동차화물 불포함): 실시협약 체결 당시의 재무분석자료와 부록 내용, 항만 내 자동차 화물 수요가 협약 이후에 발생한 점, 그리고 보조금 지급 문제로 인한 협의 및 1차 변경 실시협약에서 자동차 화물에 대한 별도 조항(제98조)을 신설한 경위 등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실시협약상 '일반화물'에 자동차화물이 포함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당시 자동차화물의 특수성을 고려한 사용료 및 보조금 산정 방식이 협약에 반영되지 않았고, 이후 별도의 자동차 부두가 건설된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합니다.
민간투자법 제45조 제1항 위반 주장 기각: 민간투자법상 사업시행자는 실시협약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사업을 관리·운영해야 하며, 협약 변경이나 주무관청의 승인 없이 새로운 종류의 화물을 취급할 수 없습니다. 피고가 제시한 '기타 경미한 수익성 사업'으로서의 일정 기간 승인 후 중장기적인 협약 변경이라는 대안은 항만 기본 계획 및 질서 유지 등 공익적 목적을 고려한 합리적인 방안이었으므로, 원고들이 이를 거부하고 자동차 화물 취급을 강행한 상황에서 피고의 중단 명령은 주무관청의 적법한 감독권 행사로 보았습니다. '정상적인 운영'은 항만 기본 계획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실시협약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하는 것을 의미하며, 자동차 화물 취급은 기존 컨테이너 및 일반 화물 처리에 지장을 줄 우려도 존재합니다.
신뢰보호 원칙 위반 주장 기각: 피고가 자동차 화물 취급이 실시협약 변경 없이도 가능하다는 공적인 견해 표명을 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과거 피고가 보낸 공문 등은 자동차 화물 처리 수요 해결을 위한 합리적 방안을 모색하고 실시협약 변경을 제안한 것이었으므로, 이를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볼 수 없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절차법 제21조 제1항 (사전통지 의무): 행정청이 당사자에게 의무를 부과하거나 권익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미리 처분의 제목, 원인이 되는 사실, 법적 근거, 의견 제출 기회 등을 통지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사전통지가 다소 미흡했으나, 원고들이 이미 사안을 잘 알고 있었고 의견을 표명할 기회가 충분하여 실질적인 지장이 없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취소 사유에 이를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처분 사유 제시 의무):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에는 그 근거와 이유를 당사자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가 처분의 근거로 실시협약 제12조만을 들었더라도, 법원은 처분에 이르는 전반적인 과정과 당사자들의 인식을 종합하여 원고들이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아 절차적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 제45조 제1항 (주무관청의 감독권): 이 법률은 주무관청이 사회기반시설의 부실시공 방지 또는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사업시행자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민간투자사업과 관련된 업무를 감독하고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법원은 민간투자사업의 공공성을 강조하며, 실시협약에 명시되지 않은 자동차화물 취급을 피고의 승인이나 협약 변경 없이 강행하는 것은 이 조항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여기서 '정상적인 운영'은 항만기본계획 등을 고려하여 실시협약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항만법 제5조 제1항 (항만기본계획 수립의 목적): 항만법은 항만개발사업을 촉진하고 항만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하기 위해 항만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자동차화물 취급 중단을 명령한 것이 G항 내 화물취급 유형의 합리적 배분 및 항만 질서 유지 등 항만기본계획의 목적을 고려한 조치로 보았습니다.
신뢰보호의 원칙: 일반적으로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을 개인이 신뢰하고 이에 따라 행위했으나, 행정청이 그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개인의 이익이 침해될 때 이 원칙이 적용됩니다. 다만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없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실시협약 변경 없이도 자동차화물 취급이 가능하다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과거 피고의 공문 등은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 과정의 일부였을 뿐, 정식 승인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실시협약 해석의 원칙: 민간투자사업의 실시협약은 공법상 계약으로서, 그 내용을 해석할 때에는 단순한 문언뿐만 아니라 계약이 이루어진 동기,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거래 관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민간투자법 및 관련 법률의 규정 내용을 벗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실시협약의 '일반화물' 개념을 해석함에 있어 당초 재무분석자료 등에 자동차화물이 포함되지 않았던 점과 이후의 경위를 바탕으로 자동차화물이 일반화물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실시협약 내용의 명확한 이해와 준수: 민간투자사업의 핵심은 주무관청과의 실시협약입니다. 협약 내용에 명시된 화물 종류나 사업 범위 외의 활동을 추진할 경우 반드시 협약을 면밀히 검토하고 주무관청과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합니다. '일반화물'과 같이 포괄적인 용어가 사용될 경우, 사업계획서나 재무분석자료 등 관련 문서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야 합니다.
공식적인 절차를 통한 협약 변경: 예상치 못한 사업 환경 변화(새로운 화물 수요 발생 등)로 인해 기존 협약의 범위를 벗어나는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경우, 반드시 공식적인 협약 변경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구두 협의나 비공식적인 문서는 나중에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주무관청의 감독권 인정: 민간투자사업이라 할지라도 사회기반시설은 공공성이 강하므로 주무관청은 민간투자법에 따라 시설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한 감독권을 가집니다. 이는 사업시행자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사되지만, 항만 전체의 효율적 운영, 항만 기본 계획 등 공익적 목적과 연관될 경우 광범위하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신뢰보호 원칙 적용 요건: 행정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은 단순히 협의 과정에서 오간 의견이나 추정만으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명확한 의사표시, 예를 들어 서면 승인이나 공식적인 지침 등을 통해서만 신뢰보호 원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중요한 결정에 앞서 행정청의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항만 기본 계획 등 상위 계획 고려: 항만 시설 운영 시에는 해당 항만의 전반적인 개발 방향과 화물 배분 계획을 담고 있는 항만 기본 계획 등 상위 계획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특정 부두의 독자적인 운영 판단이 전체 항만 운영 질서와 충돌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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