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환경보전법 위반으로 개선명령과 부과금을 받은 공공기관 책임 사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울시에 무상 귀속하기로 협약하고 조성한 차고지 내 세차시설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배출되어 송파구청장으로부터 개선명령과 수질초과배출부과금을 부과받았습니다. LH는 시설이 서울시 또는 버스업체들에게 인도되어 실질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므로, 물환경보전법상 임차인에게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LH가 적법한 임대차 변경신고를 하지 않았고, 물환경보전법상 사업자는 시설을 설치하고 신고한 자 또는 적법하게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변경신고를 마친 임차인으로 보아야 한다며 LH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한국토지주택공사): 서울 송파구에 버스 차고지를 조성하여 폐수배출시설인 세차시설을 설치하고 신고한 공법인입니다. 서울시와 차고지 무상 귀속 협약을 체결하였으며, 오염물질 배출에 대한 개선명령 및 부과금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서울특별시 송파구청장): 관할 구청장으로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설치한 세차시설에서 기준치 초과 오염물질이 배출되자 물환경보전법에 따라 개선명령과 수질초과배출부과금을 부과한 행정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1. 시설 조성 및 신고: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6년 5월 30일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서울 송파구에 B차고지를 조성하여 서울시에 무상 귀속시키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폐수배출시설인 세차시설을 설치하고 2018년 5월 25일 송파구청장에게 물환경보전법에 따른 신고를 마쳤습니다.
2. 시설 인수인계 지연: 2018년 10월 24일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서울시에 시설 인수인계를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2018년 11월 9일 시설의 하자(지반침하, 균열, 누수 등)를 이유로 인수를 거부했습니다. 2020년 7월 재차 인수인계를 요청했으나, 서울시는 다시 시설 보완이 완료된 이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3. 실질적 시설 사용: 서울시설공단은 서울시로부터 공용차고지 시설 관리 사무를 위임받았고, 버스업체들은 서울시설공단의 허가를 받아 이 사건 시설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설공단은 인수인계를 받지 않아 운영자가 아니며, 기존 시설에 대한 사용허가를 이 사건 시설 이용으로 간주하고 있었고,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여전히 시설 유지관리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습니다.
4. 오염물질 배출 및 처분: 2021년 4월 9일 송파구청장이 이 사건 시설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한 결과, 수질오염물질인 부유물질(SS)이 허용기준치(120mg/L)를 초과한 144mg/L로 측정되었습니다. 이에 송파구청장은 2021년 4월 15일 한국토지주택공사에 개선명령을, 2021년 6월 30일 575,000원의 수질초과배출부과금을 부과했습니다.
5.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소송 제기: 한국토지주택공사는 해당 처분에 불복하여, 이 사건 시설의 실질적 사용자가 임차인인 버스업체들이므로 자신들에게 부과된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폐수배출시설의 실질적 사용자가 아닌 시설의 소유자이자 최초 신고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를 상대로 한 개선명령 및 배출부과금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 특히 물환경보전법상 "사업자" 및 "임차인"의 정의와 책임 범위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시설이 서울시 또는 버스업체에 인도되어 그들이 실질적으로 점유‧사용하고 있으므로, 물환경보전법 제36조 제3항에 따라 임차인인 버스업체들이 사업자로 간주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인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서울특별시 송파구청장이 한국토지주택공사에 내린 개선명령 처분 및 수질초과배출부과금 부과처분이 적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물환경보전법령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 개선명령 및 배출부과금 처분의 성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물환경보전법상 사업자는 폐수배출시설을 직접 설치하고 신고를 마친 자, 또는 적법하게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변경신고를 마친 임차인을 의미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인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울시 또는 버스업체들과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보기 어렵고(설령 체결되었다 해도 적법하게 임대차 변경신고를 하지 않음), 제3자와의 계약에 따라 시설을 점유하는 자를 물환경보전법 제36조 제3항의 '임차인'으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 사건 시설의 소유자이자 최초 신고자로서 물환경보전법상 사업자에 해당하며,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물환경보전법 제35조 제1항 (사업자의 정의)​: "제33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배출시설의 설치허가ㆍ변경허가를 받은 자 또는 신고ㆍ변경신고를 한 자"를 물환경보전법상 사업자로 규정합니다. 이 사업자는 물환경보전법 제39조에 따른 개선명령 처분 및 제41조에 따른 배출부과금 처분의 상대방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 사건 세차시설을 설치하고 제33조 제1항에 따라 신고를 마쳤으므로, 명시된 사업자에 해당합니다.
• 물환경보전법 제33조 제3항 및 시행규칙 제38조 제2항 제3호 (변경신고)​: 배출시설 신고를 한 자가 환경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변경하려면 변경신고를 해야 하는데,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38조 제2항 제3호는 '폐수배출시설이나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임대하는 경우'를 변경신고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시설의 운영 주체가 변경될 때 이를 행정기관에 알리고 책임을 명확히 할 의무를 부과하는 것입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는 버스업체들이 시설을 점유·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임대차 변경신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법적 사업자 지위를 유지하게 됩니다.
• 물환경보전법 제36조 제3항 (임차인 책임)​: 배출시설 및 방지시설을 임대차하는 경우에는 '임차인'을 개선명령 및 배출부과금 처분의 상대방인 사업자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실질적 운영 주체에게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것이지만, 단순히 시설을 점유하거나 사용하는 것을 넘어 '적법한 임대차 계약' 및 '변경신고'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버스업체들이나 서울시설공단이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적법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변경신고를 마친 '임차인'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물환경보전법 제39조 (개선명령)​: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여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자에게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시설 개선 등을 명령할 수 있습니다.
• 물환경보전법 제41조 제1항 제2호 (배출부과금)​: 배출허용기준을 초과하여 수질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사업자에게 부과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575,000원이 부과되었습니다.
• 물환경보전법 제42조 (조업정지 명령)​: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조업정지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토지주택공사가 개선명령을 미이행하자 2021년 5월 18일부터 6월 16일까지 조업정지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 제재적 행정처분의 일반 법리: 일반적으로 제재적 행정처분은 행정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한 제재이며,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됩니다. 위반자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될 수 있는 것이 원칙입니다. 즉, 시설에서 오염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하여 배출되었다는 객관적 사실만으로도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 시설 소유와 책임: 폐수배출시설을 설치하고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를 마친 사업자는 해당 시설의 실질적인 운영 주체가 변경되더라도, 법령에 따른 적법한 절차(변경신고 등)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단순히 시설을 다른 이에게 인도하거나 사용을 묵인한다고 해서 책임이 면제되는 것이 아닙니다.
• 임대차 계약 시 주의사항: 폐수배출시설이나 수질오염방지시설을 임대하는 경우에는 물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제38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관할 행정기관에 '변경신고'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이러한 변경신고를 통해 임차인이 법적 '사업자'로 간주되어 관련 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적법한 변경신고가 없다면, 시설의 소유자나 최초 신고자가 계속해서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 법적 정의의 중요성: 법률에서 특정 주체(예: 사업자, 임차인, 점유자, 운영관리주체)를 정의할 때는 그 법적 의미를 명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 시설을 사용하고 있더라도 법적으로 '임차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임대차 계약뿐만 아니라 관련 법령에서 요구하는 절차(예: 변경신고)를 충족해야 합니다.
• 행정처분의 성격: 제재적 행정처분은 행정목적 달성을 위한 것으로, 법규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대해 부과됩니다.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위반자의 고의나 과실이 없더라도 부과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므로, 시설 관리 및 법규 준수에 대한 지속적인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