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근무 중 쓰러져 사망한 직원의 산재 불인정 판결

망인 B는 골프장에서 잔디 관리 업무를 하던 중 쓰러져 뇌출혈로 사망했습니다. 배우자 A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족하다고 보아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배우자 A가 공단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골프장 잔디 관리인 망인 B의 배우자로, 망인의 사망에 따른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한 사람입니다.
• 피고 근로복지공단: 망인 B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기관입니다.
• 망인 B: 주식회사 D, E, F에서 고용관계가 승계되며 인천 중구 H골프클럽에서 잔디 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중 쓰러져 사망한 근로자입니다.
• 주식회사 F: 망인이 사망 당시 소속되어 있던 회사이자 이 사건 골프장의 코스 관리 도급계약을 체결한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망인 B는 2012년부터 2016년 8월까지 인천 소재 H골프클럽에서 잔디 관리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2016년 8월 13일 오후 2시 40분경 잔디 뒤에 쓰러진 채 발견되었고, 병원으로 후송되어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해 8월 28일 뇌출혈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으나, 공단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와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아 2017년 7월 17일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심사청구와 재심사청구를 거쳤으나 모두 기각되자, 2018년 7월 19일 공단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망인 B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망인이 쓰러지면서 발생한 외상성 뇌출혈이 업무 중 발생한 단순 과실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기존 질병(자발성 지주막하출혈)으로 인해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2차적으로 발생한 것인지가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
2. 망인의 사망 원인인 뇌출혈이 과로 또는 유해한 작업환경(고온, 땡볕 근무) 등 업무상 원인에 의해 발병하였는지 여부입니다.
3.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원고 측이 업무와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충분히 입증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근로복지공단이 망인 B의 사망에 대해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따라서 원고는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받을 수 없게 되었고, 소송비용도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의 재해 정의): '업무상의 재해'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의미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의 사망이 골프장 잔디 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중 발생했으므로 업무수행성 자체는 인정될 여지가 있으나, 사망이 '업무에 기인'했는지 즉 업무기인성이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근로자의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상당인과관계는 반드시 직접적인 의학적 또는 자연과학적 증명에 의해서만 밝혀지는 것은 아니며, 근로자의 건강 상태, 기존 질병 유무, 업무의 성질, 근무 환경, 동료 근로자의 유사 질병 발생 여부 등 간접 사실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추단할 수도 있습니다.
• 상당인과관계의 입증책임: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측, 즉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망인의 과로 여부나 유해한 근무환경과의 인과관계를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습니다.
• 자발성 질병과 외상성 재해의 구분: 법원은 망인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면서 후두부에 외상을 입은 것은 인정했지만, 이는 자발성 지주막하출혈로 의식을 잃은 후 이차적으로 발생한 외상으로 보았습니다. 즉, 업무가 직접적인 뇌출혈의 원인이 아니라, 기존 질병으로 인한 실신이 선행되었다고 판단하여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주요한 법리입니다. 뇌출혈의 주된 원인이 업무상 스트레스나 과로가 아닌 기존 질병에 있다면 업무기인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 업무와 재해 사이의 명확한 인과관계 입증: 유사한 상황에서 업무상 재해를 주장할 때는 업무의 내용, 근무 시간, 작업 환경 등이 재해 발생에 영향을 미쳤음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업무 중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 과로 및 유해 환경 증빙 자료 확보: 과로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근로시간 기록, 휴무일 기록, 연장근무 기록 등 급여 관련 자료와 함께 작업 당시의 온도, 습도, 유해 물질 노출 등 작업 환경에 대한 객관적인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야 합니다. 고용주가 자료를 제공하지 않을 경우 이를 입증하기 위한 다른 노력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 기존 질병과 업무의 연관성: 고혈압, 당뇨, 심근경색 등 기존 질병이 있는 경우, 해당 질병이 업무로 인해 악화되었거나 업무가 질병 발생에 기여했다는 의학적 소견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존 질병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업무상 재해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 의학적 소견의 중요성: 주치의 소견뿐만 아니라 여러 전문가의 의학적 감정 결과가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되므로, 업무와의 연관성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의학적 의견을 충분히 확보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외상과 자발성 질병의 구분이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재해 발생 경위의 세부적인 기록: 재해가 발생한 당시의 상황, 목격자의 진술, 쓰러진 자세, 몸에 나타난 외상의 부위 및 정도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사진 등으로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외상이 먼저인지, 질병으로 인한 실신이 먼저인지를 판단하는 데 결정적인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