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기술개발사업 최종보고서 미제출로 인한 정부지원금 환수 및 참여 제한 사건

주식회사 A(원고 회사)와 대표이사 B(원고)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피고)의 '2015년도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에 선정되어 정부출연금 1억 4천1백만 원을 지원받았습니다. 협약에 따라 사업 종료 후 2개월 이내 최종보고서를 제출해야 했으나, 원고 회사는 2016년 12월 5일까지 이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피고는 2017년 6월 21일 특별평가위원회를 통해 사업 중단 판정을 내렸고, 최종보고서상 사업비 집행내역 확인 불가 등의 이유로 정산금 137,401,495원의 납부를 통보했습니다. 원고 회사가 이를 납부하지 않자, 피고는 2018년 5월 16일 원고 회사에 정부출연금 137,401,495원 환수 및 3년의 참여제한, 원고 B에게 3년의 참여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이 사건 제1처분). 이어서 2018년 6월 25일에는 정산금 미납을 이유로 원고 회사에 137,401,495원 환수 및 2년의 참여제한, 원고 B에게 2년의 참여제한 처분을 추가로 내렸습니다(이 사건 제2처분). 원고들은 이 처분들이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여 위법하며,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녹색친환경 및 청정에너지 이용기술 연구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중소기업이자, 피고의 기술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한 주관기관입니다.
• B: 주식회사 A의 대표이사로서, 함께 참여 제한 처분을 받은 당사자입니다.
•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피고):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에 따라 중소기업 기술혁신 및 정보화 경영을 효율적으로 촉진하는 법인의 장으로, 기술혁신촉진사업에 대한 참여제한 및 출연금 환수 권한을 위탁받아 수행하는 기관의 대표입니다.
• E (과제책임자): 주식회사 A의 연구소장으로서 본 기술개발 과제의 책임자였으나, 이 사건 소송의 당사자는 아닙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는 정부의 기술개발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정부출연금 1억 4천1백만 원을 받았으나, 협약상의 핵심 의무인 최종보고서를 기한 내에 제출하지 못하여 사업이 중단되었습니다. 이후 정산금 137,401,495원의 납부 통보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정부출연금 환수 및 사업 참여 제한 처분을 받게 되었습니다. 원고들은 이러한 처분이 상위 법률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시행령에 근거한 것이며, 과제 책임자의 잘못을 주관기관에 전적으로 물어 가혹하게 제재하는 것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법적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구 중소기업기술혁신법 시행령이 '최종보고서 미제출'을 '연구부정행위'의 하나로 규정한 것이 상위 법률인 구 중소기업기술혁신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위법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최종보고서 미제출 및 정산금 미지급의 책임이 원고들에게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와, 피고의 처분(참여제한 및 출연금 환수)이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1. 위임입법 한계 일탈 여부에 대하여: 구 중소기업기술혁신법은 참여제한 및 출연금 환수 사유로 '연구개발 자료나 결과를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표절하는 등의 연구부정행위를 한 경우'를 규정하여 연구부정행위의 유형을 한정하지 않았습니다. 법률 개정 당시 부정행위를 한 사업 참여자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을 확보하여 사업 성과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려는 목적이 있었음을 고려할 때, 정부출연금은 용역 대가보다는 협약에 따른 의무 이행을 조건으로 하는 지원금의 성격을 가집니다. 연구개발의 특성상 그 적정 수행 여부 판단이 쉽지 않으므로, 최종보고서 미제출을 제재 대상에서 제외한다면 법률의 입법 취지가 달성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최종보고서 미제출에 정당한 사정이 없다면 이를 연구부정행위에 준하는 사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시행령이 이를 연구부정행위의 하나로 규정한 것은 상위 법률의 위임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서 위임 한계를 일탈했다고 볼 수 없습니다.

2. 처분사유의 존부(존재 여부)에 대하여: 원고 회사가 협약에서 정한 최종보고서 제출 기한인 2016년 12월 5일까지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제1처분 이후에도 정산금 137,401,495원을 납부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됩니다.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최종보고서 제출 의무는 원고 회사에 있으며, 원고 회사는 과제책임자 E를 관리·감독하고 최종보고서 제출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습니다. 설령 최종보고서 미제출의 주된 원인이 과제책임자 E의 개인적 일탈 때문이라 하더라도, 이는 원고 회사의 내부적인 사정에 불과하므로 피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제1처분 및 이에 따른 정산금을 납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한 제2처분은 그 처분사유가 인정됩니다.

3.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대하여: 이 사건 제1, 2처분은 구 중소기업기술혁신법 시행령 [별표 2]가 정한 기준(정당한 사유 없이 최종보고서 미제출 시 참여제한 3년 및 출연금 전액 환수, 정산금 미납 시 참여제한 2년 및 해당 금액 환수)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원고 회사 및 그 대표자인 원고 B는 이 사건 과제 수행 및 지원금 수령의 주체이자 관리·감독자로서, 과제책임자 E보다 책임이 더 작다고 할 수 없습니다. 중소기업기술혁신법에 따른 참여제한 및 출연금 환수 제도의 공익적 목적(사업 성과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이 이 사건 처분으로 원고들이 입게 될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반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적 판단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제31조 (사업 참여자에 대한 제재) 및 제32조 (출연금의 환수)​

  • 이 법은 기술혁신사업에 참여한 중소기업자 또는 그 소속 임직원이 '연구개발 자료나 결과를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표절하는 "등"의 연구부정행위를 한 경우' 또는 '그 밖에 중소기업청장이 해당 사업을 수행하는 자와 체결한 협약을 위반한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해당하면 5년 이내의 범위에서 기술혁신 촉진 지원사업에의 참여를 제한하고 이미 출연한 사업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환수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 법원은 이 조항의 '등'이라는 표현에 주목하여 연구부정행위의 유형이 위조, 변조, 표절 등으로 한정되지 않으며, 법률의 입법 취지(부정행위 사업 참여자에 대한 제재를 통한 사업 성과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를 고려할 때 최종보고서 미제출 또한 이에 준하는 행위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 구 중소기업기술혁신법 시행령 제20조 (사업 참여자의 제재 기준) 및 제21조 (사업비 환수 기준 및 절차)​

  • 이 시행령은 상위 법률인 중소기업기술혁신법에서 위임한 참여제한 사유와 기간, 출연금 환수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 처분 당시 시행 중이던 시행령 [별표 2]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 [별표 2] 제6항 나목: '정당한 사유 없이 연구개발 진도보고서 또는 최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경우'를 '연구개발 자료나 결과를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표절하는 등의 연구부정행위'의 하나로 명시하고, 이에 대해 참여제한 3년, 출연금 전액 환수를 규정합니다. 원고들은 이 규정이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앞서 설명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등'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이를 법률의 위임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아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 [별표 2] 제9항 나목: '정당한 사유 없이 사업비 정산금이나 환수명령을 받은 출연금을 납부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 참여제한 2년, 환수명령을 받은 금액에 해당하는 출연금 환수를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원고 회사가 정산금을 납부하지 않아 제2차 참여제한 및 환수 처분을 받은 근거가 되었습니다.

• 위임입법의 한계 및 재량권의 일탈·남용 금지 원칙

  • 행정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상위 법률에서 하위 법령으로 특정 사항의 제정 권한을 위임할 때, 하위 법령은 위임의 취지와 목적, 범위 내에서만 규정해야 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시행령의 '최종보고서 미제출' 조항이 상위법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았습니다.
  • 또한, 행정기관의 재량행위(이 사건의 참여제한 및 환수 처분)는 법이 부여한 재량의 범위를 벗어나거나, 재량권을 행사함에 있어 비례의 원칙(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사인이 입는 불이익 사이에 균형을 이룰 것), 평등의 원칙 등 행정법의 일반 원칙을 위반하여 현저히 불합리한 경우 위법하게 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처분들이 시행령이 정한 제재 기준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고, 중소기업기술혁신법의 공익적 목적이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보다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여 재량권의 일탈·남용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정부출연금을 지원받는 기술개발 사업에 참여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 협약 의무 철저히 이행: 협약서에 명시된 모든 의무사항, 특히 최종보고서 제출 기한과 방법, 사업비 정산 의무 등을 정확히 숙지하고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마감 기한을 넘기지 않도록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내부 관리·감독 강화: 과제책임자나 실무 담당자의 개인적인 일탈이나 보고서 미제출은 주관기관인 기업의 내부 사정으로 간주되어, 기업이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주관기관은 핵심 의무사항이 누락되지 않도록 내부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보고서 제출 시스템 접근 권한 등을 적절히 관리해야 합니다.
• 제재 조치의 중대성 인식: 협약상 의무 불이행 시 발생할 수 있는 출연금 환수 및 사업 참여 제한 등의 제재 조치는 법령에 명확히 근거하며, 기술개발 지원사업의 공익적 목적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법원에서 재량권 일탈로 인정되기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제재는 기업의 향후 사업 활동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철저히 예방해야 합니다.
• 적극적인 소명 및 대처: 보고서 제출이나 정산금 납부 등 중요한 의무가 발생했을 때,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면 즉시 해당 기관에 소명 자료를 제출하고 협의하여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단순히 기한을 넘기거나 통보를 무시하는 것은 더 큰 불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