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기관 급여 청구 부당성 논란과 환수처분 조정 판결

원고 A가 운영하는 재가장기요양기관 및 요양원(이하 '이 사건 시설')에 대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당한 장기요양급여비용 청구를 이유로 총 63,833,030원의 환수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인력배치기준 위반 관련 환수처분은 적법하다고 보았으나 치매전문 교육 이수시간 부족을 이유로 한 환수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총 환수금액 중 25,888,470원(18,173,110원 + 7,715,360원)을 취소하고 나머지 37,944,560원만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포항에서 재가장기요양기관과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을 운영하는 개인입니다.
•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에 따라 급여비용을 심사하고 지급 및 환수 처분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2011년 12월부터 재가급여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해 왔고 2015년 8월부터는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요양원)을 추가로 운영했습니다. 2017년 3월 27일부터 30일까지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포항시장은 원고가 운영하는 시설에 대해 장기요양급여비용 청구 현황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조사 결과, 피고는 원고가 노인장기요양급여 관련 법령 및 인력 배치기준을 위반하여 부당하게 급여비용을 청구했다고 판단하고, 2017년 7월 21일 원고에게 총 63,833,030원의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과 심사청구를 했으나 모두 기각되자, 환수처분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요양기관이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때 인력배치기준을 제대로 준수했는지, 특히 특정 요양보호사의 실제 근무 여부와 운전 보조원의 근무시간이 적정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주·야간보호 5등급 수급자를 위한 인지활동형 프로그램 제공 시 프로그램 관리자의 치매전문 교육 이수시간이 관련 고시 및 공고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했는지, 그리고 이 기준의 법적 구속력이 얼마나 되는지가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현지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확인서'의 증거력이 인정되는지와 관련 형사사건의 불기소결정이 행정소송에 미치는 영향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가 원고에게 내린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중 37,944,560원을 초과하는 부분, 즉 25,888,470원(= 제2 처분사유 18,173,110원 + 제3 처분사유 7,715,360원)을 취소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이는 요양보호사 G의 실제 근무기간과 관련한 인력배치기준 위반, 그리고 원고의 딸 H의 요양보호사 및 운전 보조원 근무시간 부족에 따른 인력배치기준 위반은 인정되었으나, 원고의 치매전문 교육 이수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한 환수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결론

법원은 장기요양기관이 급여비용을 청구할 때 인력배치 기준 등 법령상 필수 요건을 엄격하게 지켜야 한다고 보면서도, 치매전문 교육 이수시간과 같이 행정기관 내부의 세부 지침 성격이 강한 '공고'의 기준은 법규적 효력이 '고시'에 비해 약하므로 해당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잘 운영되었다면 이수시간 부족만으로 환수처분을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아 환수금액 일부를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의 주요 판단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들이 적용되었습니다.

1.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43조 제1항 제3호: 장기요양급여비용을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청구하여 지급받은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그 급여비용에 상당하는 금액을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은 허위 자료 제출이나 사실 은폐뿐 아니라 관련 법령에 따라 지급받을 수 없는 비용을 청구하여 지급받는 모든 행위를 포함합니다.
2. 행정소송에서의 증명책임: 행정처분(환수처분)의 적법성을 증명할 책임은 원칙적으로 처분청(피고)에 있지만, 처분청이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을 정도로 증명한 경우에는 그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며, 이에 반하는 예외적인 사정은 상대방(원고)이 증명해야 합니다.
3. 현지조사 '확인서'의 증거가치: 행정청이 현지조사 중 조사 대상자로부터 위반 사실을 자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받았다면, 그 확인서가 강제로 작성되었거나 내용이 불충분하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거로서의 가치를 쉽게 부정할 수 없습니다.
4. 장기요양기관의 시설 및 인력기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1조 제2항, 동법 시행규칙 제23조 및 노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4]는 장기요양기관이 갖추어야 할 시설 및 인력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은 입소자 3명당 요양보호사 1명을 배치해야 합니다.
5. 장기요양급여비용 산정 기준: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제39조 제3항 및 동법 시행규칙 제32조는 급여비용의 구체적인 산정방법 및 항목을 정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로 세부 기준을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이 '고시'는 상위 법령의 위임을 받아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정한 것으로,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으로서의 효력을 가집니다.
6. 행정청 '공고'의 법규적 효력: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된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고'는 법규의 형식을 갖춘 것이 아니라, '고시'의 위임에 따라 장기요양급여비용 산정에 관한 구체적인 업무처리 기준을 정한 것에 불과하여 상위 법령을 보충하는 의미의 법규명령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이를 존중하되 엄격히 기속되지는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7.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연차 유급휴가)​: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근로관계가 계속될 때 적용되는 조항이며, 이미 퇴직에 합의한 후에 과거의 연차휴가 수당 지급분을 소급하여 근무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8. 행정사건과 형사사건의 독립성: 형사사건에서 '혐의없음(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결정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행정사건은 그 지도이념과 증명의 정도 등에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형사사건의 결정에 행정소송의 판단이 구속되지 않습니다.
9. 처분의 일부 취소: 행정처분이 그 처분 사유별로 분리될 수 있는 경우에는 위법한 부분만 일부 취소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요양기관을 운영하며 장기요양급여를 청구할 때는 다음 사항들을 주의 깊게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1. 인력배치기준 엄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명시된 시설 및 인력 기준, 특히 요양보호사 등 직원의 실제 근무 여부와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관련 증빙 자료(출근부, 근무일지 등)를 철저히 관리해야 합니다.
2. '확인서' 작성 시 신중: 현지조사 과정에서 위반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확인서에 서명하는 경우, 그 확인서는 법적 증거로 강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신중하게 작성해야 합니다.
3. 행정규칙의 법적 효력 이해: '고시'와 '공고' 같은 행정규칙은 그 법적 구속력에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상위 법령의 위임을 받아 제정된 '고시'는 법규명령적 효력을 가지지만, 단순 업무처리 기준을 정한 '공고'는 법규적 효력이 약할 수 있음을 알아두면 좋습니다. 다만, 법원은 공고의 기준을 참작·존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4. 치매전문 교육 등 자격 요건: 프로그램 관리자나 요양보호사의 치매전문 교육 이수시간 기준은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항상 최신 고시 및 관련 지침을 확인하여 기준을 준수해야 합니다. 교육 이수 시간뿐만 아니라 실제 프로그램의 체계적인 수립 및 운영 또한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5. 근로기준법 준수: 직원의 퇴직 처리 시 연차휴가 수당 지급이나 퇴직금 산정 등 근로기준법을 정확히 준수해야 합니다. 퇴직한 직원의 권리 주장이 기관의 인력배치기준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6. 형사사건과 행정사건의 독립성: 유사한 내용으로 형사사건에서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고 해서 행정소송에서 반드시 유리한 판단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건은 증명책임과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 독립적으로 진행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