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원고는 1995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전자 LCD모듈과에서 생산직 오퍼레이터로 근무하며 납, 플럭스, 유기용제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야간·교대근무를 했습니다. 퇴사 후 2005년 '소뇌부 뇌종양(상의세포종)' 진단을 받고 2009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2010년 업무와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불승인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불승인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한○○ 씨는 삼성전자 LCD모듈과에서 1995년 10월 24일부터 2001년 7월 31일까지 생산직 오퍼레이터로 일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납이 포함된 솔더크림, 플럭스, 유기용제(이소프로필알코올, 아세톤) 등 유해물질을 취급했고 3조 3교대 또는 4조 3교대 근무를 했습니다. 퇴사 후 2005년 10월 6일 '소뇌부 뇌종양(상의세포종)' 진단을 받았고, 이 질병이 업무와 관련 있다고 보고 2009년 3월 24일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2010년 1월 15일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한○○ 씨는 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삼성전자 생산직 근무 중 유해물질 노출 및 근무 형태가 퇴사 후 발병한 뇌종양(상의세포종)과 업무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및 이에 대한 요양불승인처분의 적법성.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피고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뇌종양(상의세포종)의 명확한 발병원인이 현대 의학상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원고가 노출된 금속납은 발암물질로 보기에 충분한 근거가 없으며, 혈중 납농도도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플럭스, 이소프로필알코올, 교대근무 등이 뇌종양과 연관성이 있다는 충분한 연구 결과가 부족하며, 다수의 의학적 견해도 업무 관련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업무와 질병 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의 재해'는 근로자가 업무 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부상, 질병, 신체장애 또는 사망을 의미합니다. 이 법리가 적용되려면 업무와 재해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존재해야 합니다. 여기서 상당인과관계란, 발생한 재해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일어났으며, 그 업무가 재해 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인과관계는 법적으로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서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원고가 삼성전자에서 납, 플럭스, 유기용제 등 유해물질에 노출되고 야간 및 교대근무를 한 것이 '소뇌부 뇌종양(상의세포종)' 발병의 원인이 되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질병의 발병원인이 현대 의학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고, 원고가 노출된 금속납이 발암물질로 분류된 무기납과 다르며, 노출 수준 또한 건강에 영향을 미칠 정도가 아니었음을 지적했습니다. 또한 플럭스나 이소프로필알코올, 교대근무 등과 뇌종양 발병 간의 유의미한 연관성을 입증할 연구 결과가 부족하다고 보아 업무와 질병 간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핵심 요건인 인과관계 입증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희귀 질병이나 원인 미상의 질병의 경우 업무 관련성을 입증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업무상 재해 인정을 위해서는 질병의 발병 원인이 명확히 업무와 관련되어 있다는 의학적·과학적 증거가 중요합니다. 작업 환경 측정 결과, 유해물질 노출 농도, 근무 형태의 위험성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자료 확보가 필요합니다. 혈중 유해물질 농도가 일반인 수준이거나 저노출군 기준에도 미치지 못할 경우, 업무 관련성 주장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국제암연구소(IARC) 분류와 같은 공신력 있는 기관의 발암물질 분류도 중요하지만, 특정 물질의 형태(예: 금속납 vs 무기납)에 따라 위험도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합니다. 다수의 의학적 견해가 업무 관련성을 부정하는 경우, 이를 뒤집을 만한 강력한 반대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