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 추락사망 보험금 지급 분쟁 판결

건설 현장 일용직으로 근무하던 망인이 보험 가입 당시 직업을 실제와 다르게 고지했으나, 건설 현장 추락 사고로 사망하자 그의 유족들이 보험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보험사들은 가입 시 직업 허위 고지 및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보험금 감액 또는 계약 취소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계약 당시 허위 고지는 ‘고지의무 위반’이며 ‘통지의무 위반’이 아니고, 보험사들의 계약 취소권 행사 기간이 지났다고 판단하여 유족들에게 미지급된 보험금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B (사망한 망인의 자녀들, 보험금 청구인)
• 피고 C 주식회사 (보험사, 망인과 보험계약 체결)
• 피고 D 주식회사 (보험사, 망인과 보험계약 체결)
• 망인 E (사망자, 피보험자)
• F (망인의 배우자, 일부 보험계약자)

분쟁 상황

망인 E는 실제 건설 현장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배우자 F 또는 망인 자신이 피고 보험사들과 보험 계약을 체결하면서 망인의 직업을 사무직, 기타 상점 관리자 등 보험 사고 발생 위험이 낮은 직업으로 고지했습니다. 2022년 2월 21일, 망인은 강릉시 건설 현장에서 약 3m 높이의 지지대에서 추락하는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법정 상속인인 자녀 A와 B는 피고 보험사들에게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 보험사들은 망인이 직업을 허위 고지하여 ‘계약 후 알릴 의무’를 위반했으며, 이로 인해 보험금을 감액하거나 민법상 착오 또는 사기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보험금 전액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고 C는 일부 보험금을 지급했으나, 감액된 금액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피보험자가 보험 가입 당시 직업을 허위로 고지한 것이 보험 계약 후의 ‘통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따른 보험금 감액이 가능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또한 보험사들이 보험 계약의 사기 또는 착오를 이유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지 여부가 취소권 행사 기간 만료와 관련하여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여, 피고들에게 다음과 같이 보험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 피고 C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각 23,645,320원과 이에 대한 2022년 7월 1일부터 2024년 9월 19일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 피고 D 주식회사는 원고들에게 각 35,857,138원(이 중 31,428,571원에 대하여는 2022년 4월 14일부터 2024년 9월 19일까지 연 복리 4.04%,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 4,428,567원에 대하여는 2024년 9월 20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 추가로 피고 D 주식회사는 2024년 9월 21일부터 2032년 1월 21일까지 매월 21일에 각 월 142,857원을 원고들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 원고들의 피고 D 주식회사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 소송 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이 보험 계약 체결 당시 직업을 허위 고지한 것은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며, 직업이 계약 후 변경된 것이 아니므로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 위반’ 또는 약관의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 보험사들이 주장한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계약 취소권은 민법 및 각 보험 약관에서 정한 제척기간이 이미 경과하여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 보험사들은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보험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에 기반하여 판단되었습니다.

• 상법 제651조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계약 해지): 이 조항은 보험계약 체결 당시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중요한 사실을 알리지 않았거나 허위로 알린 경우,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망인이 보험 가입 당시 직업을 허위로 고지한 것은 이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하지만, 보험사의 해지권 행사 기간(3년)이 이미 경과하여 보험사들은 더 이상 이 조항을 근거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었습니다.
• 상법 제652조 제1항 (위험 변경·증가의 통지의무): 이 조항은 보험계약 체결 후 보험기간 중에 사고 발생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되거나 증가된 사실을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알게 된 경우, 지체 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를 게을리하면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망인의 실제 직업이 보험 계약 체결 후 변경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잘못 고지된 것이므로, 법원은 이를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직업이 처음부터 달랐던 것은 ‘고지의무 위반’이지, 나중에 직업이 바뀐 ‘통지의무 위반’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 민법 제109조 (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취소) 및 민법 제110조 제1항 (사기,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 취소): 이 조항들은 각각 착오 또는 사기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피고 보험사들은 이 조항들을 근거로 보험계약 취소를 주장했지만, 취소권 행사에도 일정한 기간 제한이 따릅니다.
• 민법 제146조 (취소권의 행사기간): 이 조항은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내에, 법률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 내에 행사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 보험사들은 사기 또는 착오를 이유로 보험계약 취소를 주장했으나, 법정 제척기간(민법 제146조) 및 각 보험 약관에서 정한 제척기간이 이미 경과했으므로 그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보험에 가입할 때는 직업, 건강 상태 등 중요한 정보를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야 합니다. 허위 고지는 나중에 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되거나 계약이 해지될 수 있습니다. 보험 계약 후 직업이 변경되어 위험도가 달라지는 경우에도 보험사에 반드시 알려야 합니다. 이러한 통지의무는 보험금 지급 방식이나 보험료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보험 약관에 명시된 ‘계약 후 알릴 의무’는 ‘계약 체결 이후의 상황 변화’에 대한 통지를 의미하며, 계약 당시의 허위 고지(고지의무 위반)와는 법적 성격이 다릅니다. 이 두 가지 의무 위반은 보험사의 계약 해지권 행사 기간 등 법적 효과에 큰 차이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보험사의 계약 취소권이나 해지권은 법에서 정한 일정한 기간(제척기간) 내에 행사되어야 합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보험사는 더 이상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지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보험금 청구 시 보험사의 취소권 또는 해지권 행사 기간 도과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험금 지연손해금의 이율은 보험 계약 약관, 상법,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등 여러 법규에 따라 복리로 계산되거나 특정 이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금액 산정을 위해 관련 약관과 법규를 확인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