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가 피고 보험사를 상대로 사망 보험금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망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쳤으므로 보험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는 망인이 실족사했거나 혹은 심신상실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의 자살 의도와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망인 F는 직장인 H 주식회사에서 가입한 상해사망보험의 피보험자로, 2022년 2월 J대교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채 발견되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는 망인이 실족사했거나 혹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사고를 당했다며 피고 보험사에 8천만 원의 사망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하지만 피고 보험사는 보험 약관에 따라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을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보험자인 망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것인지 여부와, 만약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것이라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심신상실 등의 상태에서 발생한 것인지 여부였습니다. 이는 보험금 지급 책임의 면책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망인이 J대교에 가기 전 'J대교 자살'을 검색한 사실, 가족에게 마지막 인사를 암시하는 메시지를 보낸 사실, 차량에 휴대전화와 지갑, 반지를 남겨두고 간 사실, 업무 관련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점, 그리고 교량 난간 높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망인이 고의로 자신을 해쳤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망인이 사고 당일 술을 마셨지만 그 양이나 시간이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메시지 내용 등으로 미루어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했으며, 평소 음주 습관과 혈중알코올농도(0.131%) 수준을 보았을 때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망인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기록도 없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망인의 사망은 보험 약관상 보험금 면책 사유인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하며, 그 면책 예외 사유(자유로운 의사결정 불가 상태) 또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보험금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은 상해사망보험 계약에서 피보험자의 자살에 대한 보험금 지급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관련 법리와 약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험 약관상 면책 및 예외 조항: 일반적으로 보험 약관은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를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로 규정합니다. 그러나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자살에 대한 판단 기준 (대법원 2011다97772 판결 등): 피보험자가 자살하였을 때 그것이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발생한 것인지는 자살자의 나이와 성행, 신체적·정신적 심리상황, 정신질환 발병 시기, 진행 경과와 정도, 자살 시점의 구체적인 상태, 주위 상황과 자살 무렵의 행태, 자살행위의 시기 및 장소, 기타 동기, 경위, 방법, 태양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합니다.
입증 책임의 분배 (대법원 2006다70540 판결 등): 보험금 지급 책임을 면하려는 보험사(피고)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친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반면, 피보험자가 자살했더라도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므로 보험사의 면책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람(원고)은 그 면책 예외 사유를 증명할 책임이 있습니다.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는 것이 좋습니다.
첫째, 사망 경위와 관련된 객관적인 증거를 최대한 확보해야 합니다. 고인의 휴대전화 검색 기록, 마지막 메시지 내용, 유서 여부, 사고 현장 주변 CCTV 영상, 유류품의 보관 상태 등은 고인의 사망 동기와 상태를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둘째, 고인의 정신 건강 상태와 음주 또는 약물 복용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중요합니다. 평소 정신과 치료 이력, 주변인 진술,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등은 고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단, 단순히 술을 마셨다는 사실만으로는 심신상실 상태로 인정되기 어렵고, 고도의 명정 상태였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셋째, 보험금 청구의 입증 책임 분배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험사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자신을 해쳤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고,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람은 피보험자가 심신상실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신을 해쳤다는 면책 예외 사유를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망인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점을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