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매입 중개 수수료를 둘러싼 분쟁 판결

원고들(A, B, C, D)은 피고 E(부동산 회사) 및 피고 G(부동산 컨설팅 회사)와 서울 종로구 일대 토지 9필지 매입에 대한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E이 해당 토지를 매입할 경우 총 매매대금의 2.2%를 용역 수수료로 받기로 했습니다. 계약서에는 '계약 체결 후 6개월 내에 토지 전부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는 조항이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6개월 기한 내에 모든 토지의 매입이 완료되지 않았고, 이후 피고 E의 대표이사 F이 관련된 다른 회사(W 주식회사)가 해당 토지들을 매입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피고 F과 피고 G의 실질적 경영자인 피고 H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토지 매입을 진행했다고 주장하며, 약 1억 4,565만 원의 용역 수수료 상당액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며,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나 계약 조건 성취 방해 사실이 입증되지 않았고, 용역 계약이 약정된 기한 내에 조건이 성취되지 않아 이미 실효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A, B, C, D): 'I', 'J', 'K'라는 개인사업체를 운영하며 피고 E과 피고 G로부터 부동산 매입 용역을 수임한 당사자들.
• 피고 E 주식회사: 부동산 매매 및 대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이 사건 용역 계약의 의뢰인.
• 피고 F: 피고 E의 대표이사이며, 이 사건 토지를 매입한 W 주식회사의 사내이사.
• 피고 G 주식회사: 부동산 컨설팅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로, 이 사건 용역 계약의 수임인 중 하나로 원고들과 협업하여 매입 중개를 진행함.
• 피고 H: 피고 G의 과거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원고들은 이 인물이 자신들을 배제하고 매입을 진행했다고 주장함.
• W 주식회사: 피고 F이 사내이사로 있는 회사로, 이 사건 각 토지를 실제 매입한 주체.

분쟁 상황

원고 A, B, C, D는 2021년 7월 19일 피고 E(의뢰인) 및 피고 G(수임인, 원고들과 협업)와 서울 종로구 M 토지 외 8필지(총 9필지)에 대한 부동산 매입 용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의 주요 내용은 피고 G와 원고들이 피고 E에게 이 사건 각 토지를 매입해주면, 피고 E은 피고 G와 원고들에게 총 매매대금의 2.2%를 용역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계약서에는 '이 사건 용역 계약 체결 후 6개월 내에 이 사건 각 토지 전부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즉시 그 효력을 상실한다'는 조항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계약 체결 후 6개월 기한인 2022년 1월 19일까지는 9필지 중 2필지('T 토지', 'U 토지')만 매매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나머지 토지들('O 토지', 'P 토지', 'Q 토지', 'M 토지', 'S 토지', 'R 토지', 'V 토지')은 기한 이후인 2022년 3월부터 11월에 걸쳐 매매가 이루어졌습니다. 이 토지들의 매수자는 피고 E이 아닌 W 주식회사였는데, W의 사내이사는 피고 E의 대표이사인 피고 F이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G의 실질적 경영자인 피고 H이 원고들을 배제하고 피고 E의 대표이사 피고 F과 직접 교섭하여 토지 매입을 진행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들을 용역 계약에서 배제하고 신의성실에 반하여 계약 조건 성취를 방해했다고 주장하며, 이 사건 각 토지의 총 매매대금 예상액인 485억 5천만 원의 0.3%에 해당하는 각 1억 4,565만 원을 손해배상금으로 청구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 F과 H에게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피고 E과 G에게 법인의 불법행위 책임 또는 사용자 책임을 물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 F과 피고 H이 원고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부동산 매입을 진행한 행위가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 E과 피고 G에게 법인의 불법행위 책임 또는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는지 여부.
3. 피고 E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매매계약 체결이라는 용역계약의 조건 성취를 방해했는지 여부.
4. 이 사건 용역 계약이 약정된 6개월 이내에 조건이 성취되지 않아 효력을 상실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모든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F과 피고 H이 원고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공동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이 사건 용역 계약이 '계약 체결 후 6개월 내에 이 사건 각 토지 전부에 관한 매매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즉시 그 효력을 상실한다'는 명확한 조항을 포함하고 있었고, 실제로 6개월 기한(2022. 1. 19.) 내에 모든 토지 매입이 완료되지 않았으므로 계약은 실효되었다고 보았습니다. 계약이 실효된 이후에 피고 F이 이사로 있는 W 주식회사가 토지들을 매입했더라도, 이 과정에서 피고 H이 관여했거나 원고들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 G가 원고들에게 진행 상황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점이 있더라도, 이를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의 위법 행위로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 E과 G의 법인 불법행위 책임이나 사용자 책임도 인정되지 않았고, 피고 E이 계약 조건 성취를 방해했다는 주장 역시 피고들이 공모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760조 제1항 (공동불법행위)​: 여럿이 함께 불법행위를 저질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들은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들은 피고 F과 H이 자신들을 배제하기 위해 공모했다고 주장하며 이 조항을 근거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각 행위가 독립적으로 불법행위 요건을 갖추고, 객관적으로 관련되어 피해자에게 손해를 가했음이 증명되어야 하는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F과 H이 의도적으로 원고들을 배제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공동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 민법 제35조 제1항 (법인의 불법행위능력)​: 법인의 이사나 다른 대표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해당 법인도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조항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F과 H 개인의 불법행위 자체가 인정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피고 E과 G의 법인 불법행위 책임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민법 제756조 제1항 (사용자의 배상책임)​: 누군가를 고용하여 어떤 일을 시킨 사람이 그 피고용인(직원)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고용주(사용자)도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규정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고 H이 피고 G의 이사 또는 피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개인의 불법행위가 인정되지 않았기에 이를 전제로 한 피고 G의 사용자 책임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계약의 실효 및 조건 성취 방해: 계약에 '6개월 내 토지 전체 매입 완료'와 같이 특정 기한과 조건이 명확히 명시된 경우, 해당 기한 내에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계약의 효력이 상실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용역 계약이 정해진 기한 내에 모든 토지 매입이 완료되지 않아 실효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들이 피고 E이 계약 조건 성취를 방해했다고 주장했으나, 피고들이 공모하여 원고들을 배제했다는 사실이 인정되지 않아, 조건 성취 방해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계약의 명확한 조건과 그 불이행 시의 효력에 대한 법적 판단 기준을 보여줍니다.
5. 신의성실의 원칙: 계약 당사자들은 상대방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해야 하는 신의성실의 의무를 가집니다. 원고들은 피고 G가 진행 상황을 충분히 고지하지 않아 이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그러한 의무 위반이 항상 불법행위에 이를 정도의 위법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 모든 의무 불이행이 법적 책임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님을 명확히 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계약 기간 및 조건의 명확한 명시와 준수: 부동산 매입 용역 계약 등에서 '계약 체결 후 6개월 내에 토지 전부 매입 완료'와 같이 기한과 조건이 명확히 명시된 경우, 해당 기한 내에 모든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계약이 효력을 잃을 수 있습니다. 계약 당사자들은 이러한 조건을 엄격하게 준수해야 하며,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기한 연장이나 조건 변경 등에 대한 합의를 사전에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2. 불법행위 주장의 입증 책임: 타인의 불법행위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할 때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 행위가 있었고 그 행위로 인해 손해가 발생했음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로 명확히 입증해야 합니다. 단순히 '배제되었다'는 주관적인 판단이나 의심만으로는 법적 책임을 묻기 어렵습니다.
3. 진행 상황 공유와 신의성실 의무: 계약 당사자 간에는 신의성실의 의무가 있지만, 모든 진행 상황을 상세히 고지하지 않은 것이 항상 불법행위에 이르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중요한 계약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계약이 실효된 이후에 이루어진 거래에 대해서는, 실효 이전에 고의적인 배제 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하기 더욱 어렵습니다. 중요한 정보 교환은 서면 등 객관적인 방법으로 기록하여 추후 분쟁에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4. 법인과 개인의 책임 관계: 법인의 대표이사나 직원의 행위로 인해 법인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법인의 불법행위 책임, 사용자 책임)에도, 먼저 해당 대표이사나 직원의 개인적인 불법행위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불법행위가 입증되지 않으면, 이를 전제로 한 법인의 책임도 인정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