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곤충 로봇 애니메이션 방송 저작권 침해 사건

주식회사 A(원고)는 자신이 공동 저작권을 가진 'H' 애니메이션과 실질적으로 유사한 'F'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방송한 주식회사 B, 주식회사 C(피고)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하며 손해배상과 방송 금지를 청구했습니다. 주식회사 D(피고)에 대해서는 유사 완구 판매에 따른 부정경쟁행위를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F' 애니메이션이 'H' 애니메이션의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며, 원고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하여 B와 C에게 연대하여 46,200,000원의 손해배상 및 재방송 금지를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D에 대한 청구와 완구 관련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H' 애니메이션의 공동 저작권자로서, 피고들의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회사입니다.
• 주식회사 B, 주식회사 C: 원고 애니메이션과 유사한 'F' 애니메이션을 공동으로 기획, 제작하여 방영한 회사입니다. 법원으로부터 저작권 침해 책임을 인정받았습니다.
• 주식회사 D: 'F' 애니메이션과 관련된 완구를 기획, 제조, 판매한 회사입니다. 법원은 D에 대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분쟁 상황

일본의 완구업체인 G사는 2003년부터 'H' 완구를 제작, 판매했고, 2005년경부터는 'J'시리즈를 국내에 수입, 판매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2006년 9월 1일 G사 등 5개 업체와 함께 52부작 애니메이션 'H'를 공동 제작하기 위한 계약을 맺고, 총 제작비의 41.2%를 출자하여 'H' 애니메이션에 대한 저작권을 보유하게 되었습니다. 'H' 애니메이션은 2006년 12월부터 국내에 방송된 후 지속적으로 여러 매체를 통해 방송 및 전송되어 왔습니다. 한편, 피고 주식회사 B와 주식회사 C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26부작 애니메이션 'F'를 공동으로 기획, 제작하여 E 채널 등을 통해 방영했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D는 그 시기에 'F' 애니메이션 관련 완구를 기획, 제조하여 판매했습니다. 원고 주식회사 A는 'F' 애니메이션이 'H' 애니메이션의 저작권을 침해하고, 'F' 완구의 판매가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과 방송 및 판매 금지를 요구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 B과 피고 C가 제작 및 방영한 'F' 애니메이션이 원고 A의 'H' 애니메이션의 저작재산권(특히 2차적 저작물 작성권)과 저작인격권(성명표시권)을 침해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피고들의 애니메이션 제작 및 완구 판매 행위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부정경쟁행위(성과무단사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저작권 침해 또는 부정경쟁행위가 인정될 경우, 이에 따른 손해배상액과 침해 행위 금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피고 주식회사 B과 주식회사 C는 연대하여 원고에게 총 46,200,000원(저작재산권 침해 41,200,000원 + 저작인격권 침해 5,000,000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여기에 2020년 4월 10일부터 2022년 1월 2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모두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더해야 합니다.
2. 피고 주식회사 B과 주식회사 C는 2019년 7월 9일부터 2020년 1월 26일까지 E 채널을 통해 방송한 애니메이션 'F'의 전부 또는 일부 영상을 공중파, 케이블, DMB, 인터넷 매체를 통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하여 재방송할 수 없습니다.
3.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D에 대한 모든 청구와 피고 주식회사 B, 주식회사 C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 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C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50%, 피고 B, C가 나머지 50%를 부담하며, 원고와 피고 D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5.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F' 애니메이션이 'H' 애니메이션의 2차적 저작물로서 원고의 2차적 저작물 작성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인정하여 해당 제작사들에게 손해배상 및 재방송 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완구 판매사에게 제기된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며, 완구 자체에 대한 부정경쟁행위 주장도 기각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저작권 침해 판단 기준 (대법원 2021. 6. 30. 선고 2019다268061 판결 등 참조):

   • 의거성: 침해자의 저작물이 저작권자의 저작물에 기반하여 그것을 이용했어야 합니다.
   • 실질적 유사성: 두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때 저작권의 보호 대상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구체적으로 표현한 '창작적인 표현 형식'이므로, 두 저작물을 대비할 때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에 해당하는 것만을 가지고 판단합니다.
   • 특히, 애니메이션 영상제작물에서는 등장인물, 사물, 성격, 역할, 관계, 반복되는 행태, 갈등 구조 등 여러 구성요소들이 선택되고 배열되어 구체적으로 어우러져 다른 저작물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나타낸다면, 이러한 '구성요소들의 선택, 배열, 조합'도 창작적 표현 형식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4다49180 판결 취지 참조).

2.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

   • 저작권법은 원저작물을 번역, 편곡, 변형, 각색, 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인 2차적 저작물을 보호합니다. 2차적 저작물의 작성자는 원저작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원고 애니메이션에 의거하여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지만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 변형한 피고 애니메이션은 2차적 저작물에 해당하며, 이에 대한 원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제작되었다면 2차적 저작물 작성권(저작권법 제22조)을 침해한 것입니다.

3. 성명표시권 침해 (저작권법 제12조):

   •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에 또는 저작물의 공표매체에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할 권리인 성명표시권을 가집니다 (제12조 제1항). 따라서 저작물을 이용하려는 자는 저작자가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한 바에 따라 이를 표시해야 합니다 (제12조 제2항). '저작물 이용'에는 2차적 저작물의 작성도 포함되므로, 2차적 저작물을 만들면서 원저작자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성명표시권을 침해한 행위가 됩니다.

4. 손해배상 책임 (민법 제760조 제1항, 저작권법 제125조, 제126조):

   • 공동불법행위자(예: 공동으로 저작권을 침해한 피고 B과 C)는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연대하여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민법 제760조 제1항).
   •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액은 일반적으로 권리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사용료 상당액)으로 추정되거나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법원이 변론 전체의 취지 및 증거조사의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126조).

5. 금지청구 (저작권법 제123조):

   • 저작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저작재산권, 저작인격권 등)를 침해하는 자에 대해서는 그 침해의 정지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법 제123조 제1항). 따라서 저작권 침해 행위의 재발을 막기 위한 재방송 금지 등의 청구가 가능합니다.

6. 부정경쟁행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카)목):

   • 이 조항은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 애니메이션의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어 애니메이션 관련 주장은 별도 판단되지 않았으며, 원고 완구 관련 주장은 원고의 성과 유지 및 피고 완구와의 경쟁 가능성이 부족하다고 보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애니메이션 저작권 침해 판단 시 고려사항:

   •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의 시각적 저작물은 등장인물, 사물의 성격, 역할, 관계, 반복되는 행태, 갈등 구조 등 여러 구성 요소의 선택, 배열, 조합이 다른 저작물과 구별되는 창작적 개성을 나타내면 그 개별 요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구성 자체도 저작권 보호 대상이 됩니다.
   • 특히 어린이 대상 완구 홍보 목적의 애니메이션은 로봇 완구의 주요 수요층인 아동의 구매 욕구를 높이기 위한 구성(예: 초등학생 주인공 3인조, 조언자, 곤충형 로봇의 1:1 전투 등)이 유사하게 표현될 경우 저작권 침해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단순히 '곤충 로봇 완구'라는 소재나 '곤충 간 결투 장면'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창작성이 없다고 주장하기는 어렵습니다. 구체적인 표현 형식과 내용의 유사성이 중요합니다.

2. 2차적 저작물 작성권과 성명표시권:

   • 기존 저작물에 의거하여 새로운 창작성을 부가하여 변형한 2차적 저작물을 만들 때는 반드시 원저작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가 됩니다.
   • 2차적 저작물에도 원저작자의 성명표시권이 인정되므로, 원작자를 명확히 표시하지 않으면 저작인격권(성명표시권) 침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손해배상액 산정:

   •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더라도, 실제 발생한 손해액을 명확히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 이 경우 법원은 '변론의 취지 및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이는 권리 침해의 정도, 당사자 간의 관계, 저작권자의 지분율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됩니다.

4. 부정경쟁행위 판단 기준:

   •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는 부정경쟁행위가 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해당 성과가 오랜 기간이 지나 소비자의 구매력 형성 효과가 소멸했거나, 침해 주장 물품이 시장에서 원조 물품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부정경쟁행위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