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유연제 물방울·구름 이미지 무단 사용에 대한 저작권 침해 판결

디지털 이미지 제작업체를 운영하는 원고 A가 자신이 창작하여 CD로 제작 판매하고 저작권 등록까지 마친 물방울 및 구름 이미지를 피고 주식회사 E가 섬유유연제 제품 용기와 광고에 무단으로 사용했습니다. 이에 원고 A는 피고 E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금지 및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본소를 제기했습니다. 피고 E는 원고 이미지의 저작물성을 부인하고 저작권 침해 고의 과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원고 A의 고소가 부당한 영업 방해라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A의 물방울 및 구름 이미지가 저작물로서 창작성이 인정되고 피고 E가 이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저작재산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피고 E에게 물방울 및 구름 이미지의 사용 금지 및 관련 이미지 삭제를 명령하고, 원고 A에게 2천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반면 원고 A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 E의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C'라는 상호로 디지털 이미지 제작업체를 운영하며 물방울, 구름, 우주, 빛 등에 대한 디지털 이미지들을 제작하여 이를 담은 CD를 제작 및 판매한 개인.
• 피고 주식회사 E: 가정용 세제 및 섬유유연제 등을 제조 및 판매하는 회사. 원고 A의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았습니다.

분쟁 상황

디지털 이미지 제작업을 하는 원고 A는 1998년경부터 포토샵 등 프로그램을 이용해 물방울, 구름 등 다양한 이미지를 제작하여 2002년경부터 CD로 판매하고, 2010년과 2012년에는 해당 이미지들에 대한 저작권을 등록했습니다. 피고 주식회사 E는 2008년 4월경부터 섬유유연제 'M' 제품의 용기와 광고에 원고 A가 제작한 물방울 이미지를, 2013년 10월경부터는 홈페이지 지면광고에 구름 이미지를 사용했습니다. 원고 A는 피고 E가 자신의 허락 없이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저작재산권(복제권, 배포권)과 성명표시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저작권 침해 금지와 더불어 손해배상액 1억 4천 4백 6십만 원 중 1억 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본소를 제기했습니다. 이에 피고 E는 원고 A의 이미지가 자연물을 표현한 것이므로 창작성이 없어 저작물로 보호될 수 없으며, 자사 이미지와 원고 이미지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나 의거성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또한 피고 E는 이미지를 외부 업체에 의뢰하여 제작했으므로 자신에게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의나 과실이 없다고 주장했으며, 원고 A가 저작자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성명표시권 침해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더 나아가 원고 A의 본소 청구가 남소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며, 원고 A가 저작권 관리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으므로 손해액 산정 시 참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고 E는 또한 원고 A가 자신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행위가 영업을 방해한 불법행위라며, 제품 폐기 비용, 연구개발비, 디자인 개발비, 법률 자문 비용 등 총 2억 1천 5백 1십 7만 9천 6백 1원의 손해배상을 반소로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원고 A가 제작한 물방울 및 구름 이미지의 저작물성 인정 여부
2. 피고 E가 사용한 이미지가 원고 A의 저작물과 실질적으로 유사한지 여부
3. 피고 E가 원고 A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이미지를 제작 또는 사용했는지 여부
4. 피고 E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5. 원고 A의 성명표시권 침해가 인정되는지 여부 및 저작권법상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6. 원고 A의 본소 청구가 남소 또는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7. 원고 A의 고소 행위가 피고 E의 정당한 영업을 방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반소)

법원의 판단

1. 피고 주식회사 E는 'M' 섬유유연제 제품에 원고 A의 물방울 이미지 및 구름 이미지를 사용하거나 이를 사용한 제품을 제작, 공급 및 판매해서는 안 되며, 관련 공장, 사무소, 영업소, 창고에 보관 중인 제품 및 홍보물 등에서 해당 이미지를 삭제해야 합니다.
2. 피고 주식회사 E는 원고 A에게 20,000,000원과 이에 대한 2013년 11월 27일부터 2014년 7월 1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 A의 나머지 본소 청구와 피고 주식회사 E의 반소 청구는 모두 기각됩니다.
4.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통틀어 원고 A가 1/10, 피고 주식회사 E가 9/10을 각각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가 창작한 물방울 및 구름 이미지의 저작물성을 인정하고, 피고 주식회사 E가 원고 A의 저작권을 침해했음을 판단하여 피고 E에게 이미지 사용 금지와 함께 2,000만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반면, 피고 E의 반소 청구는 기각되었고 원고 A의 과실상계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저작물의 창작성 요건 (저작권법):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은 완전한 독창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남의 것을 모방한 것이 아니고 작자 자신의 독자적인 사상 또는 감정의 표현을 담고 있으면 충분합니다. 즉, 저작자 나름의 정신적 노력의 소산으로서의 특성이 부여되어 있고 다른 기존 작품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면 창작성이 인정됩니다. 다만, 누가 하더라도 같거나 비슷할 수밖에 없는 표현에는 창작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물방울이나 구름과 같은 자연물 형상이라도 구체적인 윤곽선, 형태, 색채, 명암, 빛의 반사 및 조합 방식에 저작자만의 표현이 담겨 있다면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2. 저작권 침해의 실질적 유사성 및 의거성 (대법원 2007다35707 판결): 대상 저작물이 기존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사실이 직접적으로 인정되지 않더라도, 기존 저작물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있고 대상 저작물과 기존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면 대상 저작물이 기존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이 사실상 추정됩니다. 본 판결에서는 피고가 원고 이미지에 접근할 수 있었고 양 이미지 간에 형태, 윤곽선, 색채, 명암, 빛의 반사 표현 방식 등에서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되므로 의거성이 추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3.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의 또는 과실 (민법 제757조, 저작권법 제126조): 도급인이 도급 또는 지시에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의 제3자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이 없지만, 도급인이 수급인의 작업 진행 및 방법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 감독권을 유보한 경우 도급인도 사용자 책임과 유사한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 피고는 패키지 디자인 및 광고 제작을 외부에 의뢰했지만, 용역계약서에 구체적인 지휘 감독권이 명시되어 있었고, 저작권 침해 가능성 확인 노력이 없었으므로 피고에게 과실이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4. 성명표시권 침해 (저작권법 제12조 제2항): 저작자는 저작물의 이용 시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할 권리를 가집니다. 다만, 저작물의 성질이나 그 이용의 목적 및 형태 등에 비추어 부득이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표시를 생략할 수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원고가 CD에 저작자를 표시하여 판매했으므로, 피고가 성명표시권을 침해했고, 부득이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5. 저작재산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 산정 (저작권법 제126조): 저작재산권 침해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저작권법 제125조의 규정에 따른 손해액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 및 증거조사 결과를 참작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는 원고가 제시한 통상 사용료에 무단 사용 가중치를 적용한 방식은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고, 침해 방법, 기간, 저작물의 비중 등을 종합하여 1,600만 원의 손해액을 인정했습니다.
6. 고소·고발로 인한 불법행위 여부 (대법원 1996다45897 판결): 고소인이 피고소인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하였음에도 고소한 경우, 그 고소로 인해 피고소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본 판결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저작권 침해 사실을 근거로 고소한 것이므로, 단순히 불기소 처분이 내려졌다는 사실만으로 원고에게 불법행위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디지털 이미지도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권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물방울이나 구름과 같은 자연물의 형상이라 할지라도, 저작자만의 독자적인 표현 방법과 특성이 담겨 있다면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사용할 때에는 반드시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 특히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하며, 무단 사용 시 저작권 침해로 인한 법적 분쟁과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3. 디자인이나 광고 제작을 외부 업체에 맡기더라도, 발주한 회사나 개인은 해당 작업물이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충분히 확인하고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습니다. 외주 제작이라 해도 저작권 침해가 발생하면 발주한 당사자도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4. 만약 저작물 사용 허락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저작권법 제50조 제1항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승인을 얻고 보상금을 공탁하여 합법적으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절차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5. 자신의 저작물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발견하면, 권리 침해 중단을 요구하고 손해배상 등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이때, 원본 이미지, 저작권 등록 내역, 침해 사례 등 저작권 침해를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철저히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6. 저작자의 성명을 표시하는 것은 저작자의 권리 중 하나입니다. 저작물을 사용할 때 저작자의 이름을 명확히 표시해야 하며, 저작물의 성질이나 이용 목적 등을 고려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임의로 생략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