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 공무원들이 선거와 정치에 개입하기 위해 정보 조직을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

이 사건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가기관의 고위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직위를 이용하여 경찰 정보 조직을 동원해 총선 및 대선 등 각종 선거에 개입하고, 특정 정치적 성향을 가진 인물이나 단체를 견제하거나 지원하는 편향된 정보 활동을 수행한 사건입니다. 피고인들은 청와대의 '국정기조'에 따라 여당과 특정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한 맞춤형 정보를 수집·분석하여 제공하고, '좌파 연예인', '진보 교육감', '좌파 단체' 등을 감시하며 이들을 제어하기 위한 대책을 제안했습니다. 이는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되었으며, 법원은 이들의 행위가 민주주의의 근간과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판단하여 대부분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만, 피고인 G은 유사한 혐의로 이미 확정 판결을 받은 바 있어 면소 처리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B: 국가경찰 사무를 총괄하는 K기관장
• 피고인 D: K기관 차장 및 K기관 L국장, 청와대 M수석실 W/N비서관, K기관 차장, K기관장 등을 역임
• 피고인 E: K기관 L국장
• 피고인 F: K기관 L국 O과장 및 BZ(기획정보 업무 조정 보좌)
• 피고인 G: 청와대 M수석비서관 (면소 판결 받음)
• 피고인 H: 청와대 M수석실 N비서관
• 피고인 I: K기관 L국 O과장 및 청와대 M수석실 N비서관실 선임행정관
• 피고인 J: 청와대 M수석실 BA비서관실 선임행정관
• K기관 L국 O과 소속 계장 및 GV들: 피고인들의 지시를 받아 위법한 정보활동을 실행한 실무 경찰관들
• 당시 대통령 BM: 피고인들의 정보활동이 궁극적으로 보좌한 대상
• 여당(BN당) 및 친BM 후보들: 피고인들의 선거 개입 정보활동으로 이익을 얻은 특정 정치 세력

분쟁 상황

이 사건은 2012년부터 2016년에 걸쳐 국가기관의 고위 공무원들이 특정 정치적 목표를 위해 경찰 정보 조직을 부당하게 활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배경에는 당시 청와대가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세력을 '좌파' 또는 '좌성향'으로 규정하고 견제하려 했고, 반대로 친정부·여당 세력을 '우파' 또는 '보수'로 지칭하며 지원하여 정부에 우호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국정기조'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국정기조는 K기관 L국(정보국) 관계자들에게 전달되었습니다.

1. 제20대 총선(2016년) 개입 정보활동:
   • 청와대 M수석 G은 20대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와 '친BM' 후보들의 다수 당선을 목표로 활동했습니다. 그는 N비서관 피고인 H에게 '경찰이 총선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정보활동을 요구했고, H과 BA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피고인 J은 K기관 L국에 선거 관련 정보 수집을 요청했습니다.
   • 이에 K기관장 피고인 B, K기관 차장 피고인 D, L국장 피고인 E, BZ 피고인 F, O과장 피고인 I 등은 대구 지역 예상 후보와 총선 전망, 특정 친BM 후보들의 세평, 권역별 및 전국 판세 분석 등 총선에 활용될 수 있는 상세한 정보를 담은 '별보'와 '정책자료' 총 15건을 작성하도록 지시·승인하여 청와대에 지속적으로 제공했습니다. 이 보고서들에는 특정 정치 세력에 유리한 '맞춤형 선거대책' 제안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2. 그 밖의 선거 관여 정보활동 (18대 대선, 2014년 지방선거·교육감선거, Q선거)​:
   • 2012년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K기관 L국장 피고인 B과 O과장 피고인 I는 '진보진영 최근 분위기' 등을 파악하고 정부·여당에 유리한 대책을 제안하는 정책자료를 작성, 청와대에 배포했습니다.
   •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선거 및 Q선거를 앞두고 O과장 피고인 F와 청와대 N비서관실 선임행정관 피고인 I는 'CP호 사고'로 인한 정부 비판 여론, 야당의 공천 갈등 실태 등을 분석하고 여당 승리를 위한 대책을 제안하는 A보고 및 정책자료를 작성, 청와대에 전달했습니다.
3.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정보활동:
   • 피고인 B, D, E, F, I는 각자의 직책 재직 시기에 '좌파 연예인 활동 견제 방안', '좌파 대안방송 설립 저지 방안', '좌파 세력 움직임 및 대응 방안', '진보 교육감 압승 관련 정부 부담 요인 점검', '언론사의 정부 비판 보도 축소 방안', '좌파 단체 국고 보조금 차단 및 우파 단체 지원 방안' 등 특정 이념에 편향된 정보활동을 지시·승인하여 청와대에 보고했습니다. 이는 국민의 기본권인 정신적 자유를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 및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한 위법 행위로 판단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위 공무원들이 경찰 정보 조직을 동원하여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의 선거 운동을 기획하거나 실시에 관여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하는지에 대한 판단.
2. 피고인들이 직위를 남용하여 하급 공무원들에게 헌법 및 법령상 정치적 중립 의무에 위반되는 편향된 정보활동(선거 개입 및 특정 세력 견제/지원)을 지시한 것이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에서 말하는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3. 피고인들 간에 이러한 범행에 대한 순차적·암묵적 '공모 관계'와 '기능적 행위 지배'가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
4. 선거 개입 및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정보 활동이 '공무원의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지, 그리고 '지위를 이용한 불법 행위'와 어떻게 구별되는지에 대한 법리적 해석.
5. 피고인 G처럼 이미 유사한 범죄로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그 '기판력'이 이번 사건의 다른 혐의에도 미쳐 면소 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 피고인 B: 제20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1년 2개월, 제18대 대통령선거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L국장 재직 당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4개월에 각 처하되, 후자의 형은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D: 제20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10개월, L국장 재직 당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4개월에 각 처하되, 두 형 모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E: 제20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8개월, L국장 재직 당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4개월에 각 처하되, 두 형 모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F: 제20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8개월, 2014년 지방선거, 교육감선거, Q선거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O과장 및 BZ 재직 당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4개월에 각 처하되, 두 형 모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G: 제20대 총선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 '확정판결이 있은 때'에 해당하여 면소를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H: 징역 10개월에 처하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I: 제20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8개월, 제18대 대통령선거 및 2014년 지방선거, 교육감선거, Q선거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O과장 재직 당시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징역 4개월에 각 처하되, 두 형 모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 피고인 J: 징역 8개월에 처하되,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들의 행위가 오늘날의 민주주의에서 국민주권주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핵심 수단인 선거의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크게 저해하는 중대한 범죄임을 강조하며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특히 국가경찰 조직을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을 위해 이용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위헌·위법 행위로, 재발 방지를 위한 엄중한 처벌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다만, 피고인들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청와대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범행에 이르게 된 점, 개인적 이익을 도모하기보다 특정 정치 권력에 이익이 귀속된 점, 그리고 정보경찰의 오랜 구조적·조직적 문제에 기인한 점 등을 참작하여 일부 피고인들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G은 유사한 혐의로 이미 확정 판결을 받았으므로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면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대한민국 헌법 제7조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그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는 원칙은 공무원이 특정 정파의 이익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를 부여합니다.
• 공직선거법 제86조 제1항 제2호 (공무원 등의 선거 개입 행위 금지)​: '공무원은 그 지위를 이용하여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하거나 그 기획의 실시에 관여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이 규정은 공무원의 지위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지위를 이용한다'는 것은 공무원의 지위에 수반되는 영향력이나 편익을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며, '선거운동의 기획에 참여한다'는 것은 당선되거나 되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의 선거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선거운동의 효율적인 수행을 위한 계획 수립에 관여하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합니다.
• 형법 제123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한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들이 경찰공무원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하여 하급 직원들로 하여금 정치적 중립 의무에 위반되는 정보활동을 하게 한 것이 핵심입니다.
  • 직권남용: 공무원이 일반적인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대해 그 권한을 위법·부당하게 행사하는 것을 말합니다. 형식적으로는 직무 집행으로 보이나 실질적으로는 정당한 권한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의미합니다.
  •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하여 다른 사람(이 사건의 경우 하급 정보 경찰관들)으로 하여금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입니다. 하급 공무원이 상관의 지시를 따랐다고 하더라도, 그 지시가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정치적 중립 의무, 공정성 의무 등을 위반하여 정당한 직무 범위를 벗어난 것이라면, 이는 '의무 없는 일'에 해당합니다. 특히 실무 담당자가 직무집행의 기준을 적용하고 절차에 관여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있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 성립하는 범죄입니다. 공모는 명시적인 합의가 없더라도 여러 사람 사이에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고, 각 공모자가 전체 범죄에 본질적으로 기여하는 '기능적 행위 지배'가 존재한다면 인정됩니다.
•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한 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 적용되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경찰 정보 조직을 동원한 선거 개입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두 가지 죄에 해당한다고 보아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1호 (면소)​: '확정판결이 있은 때'에 해당하면 면소 판결을 선고합니다. 피고인 G은 이미 제20대 총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죄로 확정 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그 확정 판결의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에 있다고 판단되어 면소되었습니다. 이는 하나의 범죄 사실에 대해 이중 처벌을 하지 않는 원칙에 따른 것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 헌법과 법률은 공무원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킬 것을 엄격히 요구합니다. 자신의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 후보자 또는 정치 세력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영향을 미치려는 정보활동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 선거 개입 행위: 선거 기간 중 공무원이 선거 관련 동향, 판세 분석, 후보자 세평, 선거 대책 제안 등 특정 정파의 선거 운동 계획 수립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정보활동을 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이는 단순한 민심 파악 수준을 넘어선 위법 행위로 간주됩니다.
• 직권남용의 범위: 공무원의 직무권한에 속하는 정보활동이라 할지라도, 그 목적이나 내용이 헌법과 법령의 기본 원칙(예: 정치적 중립, 평등, 기본권 존중)을 벗어나 위법·부당하게 이루어졌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합니다.
• 하급 공무원의 '의무 없는 일': 실무를 담당하는 하급 공무원도 상관의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헌법과 법률에 따른 정치적 중립 의무 등 직무집행의 기준과 절차를 준수할 고유한 권한과 역할이 있으므로, 위법한 상급자의 지시에 따라 정치적으로 편향된 정보활동을 하는 것은 '법령상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공모 관계의 인정: 여러 사람이 범죄에 공동으로 가담하는 경우, 명시적인 합의가 없었더라도 순차적 또는 암묵적인 의사의 결합이 있고 전체 범죄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기능적 행위 지배'가 인정되면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위법한 정보활동이 지속될 것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이를 제지하지 않았다면 암묵적 공모 및 기능적 행위 지배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오랜 관행의 불법성: 과거부터 특정 정보활동이 '통상적·관행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가 위헌·위법한 성격을 가진다면 합법성이 인정되지 않으며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 재판의 기판력: 이미 유사한 범죄 혐의로 확정 판결을 받은 경우, 동일한 범행 또는 그와 포괄일죄나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다시 처벌할 수 없으므로 면소 판결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