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의류 매장 위탁판매원들의 퇴직금 청구 소송 사건

피고 회사와 위탁판매계약 내지 위탁경영계약을 체결하고 백화점 내 피고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한 원고들이, 자신들이 피고의 근로자였으므로 퇴직금을 지급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청구를 모두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F): 피고 회사의 백화점 매장에서 피고의 상품을 판매하는 업무를 위탁받아 수행한 위탁판매원들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G): 섬유, 의류, 잡화류의 제조, 가공, 도소매업 및 수탁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백화점에 매장을 운영하고 원고들과 위탁경영계약을 체결한 사업자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는 백화점 운영회사들과 입점 계약을 체결하여 백화점 내에 매장을 운영하는 의류·잡화 제조 및 판매 법인입니다. 원고들은 피고와 위탁판매 또는 위탁경영계약을 맺고 백화점 내 피고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하며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았습니다. 원고들은 업무를 종료한 후,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상 피고의 근로자였으므로 피고가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원고들이 독립적인 위탁경영인(개인사업자)으로서 근로자가 아니므로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 회사와 위탁판매계약 또는 위탁경영계약을 맺고 백화점 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원고들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면 피고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지게 됩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계약의 형식보다는 근로 제공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았고, 원고들이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합니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여러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주요 판단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업무 지휘·감독: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인사)규정 등을 적용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 독립적인 사업 영위 여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원자재,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 위험 부담 주체: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사업적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 계속성과 전속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본 사건에서 법원은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판단했습니다.

• 계약 내용: 피고가 상품 종류와 수량을 결정하고 원고들이 피고가 정한 금액으로 판매해야 하며, 판매 정책에 협력해야 한다는 등의 근로자성을 긍정할 수 있는 요소가 있었습니다. 또한 백화점 입점 계약에서 원고들을 '피고가 고용한 직원'으로 칭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 근로 제공의 실질: 그러나 법원은 계약서의 문구보다 근로 제공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았습니다.
  • 업무 내용 및 수행 방식: 원고들은 처음부터 위탁경영인의 지위를 유지해왔고, 피고의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이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피고의 판매 가격 결정, 진열 방식 지시 등은 재고 부담을 피고가 최종적으로 안고 브랜드 통일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로 보았으며, 원고들이 스스로의 노하우로 판매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유니폼 착용 권장도 영업 방침으로 보았습니다. 매출 실적 보고와 목표 독려는 수수료 지급 및 계약 유지를 위한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백화점 영업직원의 지시 또한 백화점 입점 특성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 근무 시간 및 장소: 근무 장소는 계약 시 협의를 통해 정해졌고, 백화점 운영 시간에 맞춰 근무한 것은 장소의 특성 때문이었습니다. 피고가 원고들의 출퇴근 시간을 통제하거나 휴무를 사전 승인·통제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사업 영위의 독립성: 원고들이 판매원 채용, 급여 결정, 매장 운영 비용(인터넷 사용료, 퀵비, 수선비 등)을 스스로 부담한 점을 들어 독립적으로 사업을 영위했다고 보았습니다.
  • 보수의 성격: 원고들은 판매 실적에 연동되는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이 수수료에서 판매원의 급여와 운영 비용을 지출해야 했습니다. 이는 근로 자체의 대가보다는 사업 소득의 성격이 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고정수수료 지급은 신규 매장이나 저조한 매장에 대한 일시적인 사례로 보아 예외적인 경우로 판단했습니다.
• 기타 사정: 원고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점은 원고들의 노무 제공 실질을 반영한 것으로 보았습니다. 또한 유사한 사건에서 근로자성이 부정된 사례도 참고했습니다.

이러한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법원은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아래 사항들을 참고해볼 수 있습니다.

• 계약의 실질적 내용 파악: '위탁판매', '위탁경영' 등 계약의 명칭보다는 실제 업무 수행 방식,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여부, 보수의 성격, 독립적인 사업 영위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성을 판단합니다.
• 업무 지시 및 감독 수준 확인: 사용자가 업무 내용, 수행 방식, 근무 시간, 근무 장소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판매 촉진을 위한 협조 요청이나 영업 방침 전달은 지휘·감독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 독립적인 사업 영위 여부: 매장 운영에 필요한 인력 채용, 급여 결정, 비용 부담(예: 인터넷 사용료, 퀵비, 수선비) 등을 스스로 하는지, 업무 수행에 대한 재량권이 얼마나 주어지는지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 보수의 성격: 고정급이나 기본급 없이 매출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고, 그 수수료에서 판매원의 급여 등 운영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 사업 소득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급받는 돈이 근로의 대가인지, 사업 운영의 수익인지 판단이 중요합니다.
• 세금 및 사회보험 납부 여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고용보험 등 4대 사회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사정은 근로자성 판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요소만으로 근로자성이 전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며 다른 요소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평가됩니다.
• 유사 사례 및 판례 참고: 비슷한 업무 형태나 계약 조건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대한 고용노동청의 판단 사례나 법원 판례를 참고하여 자신의 상황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