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사업 컨설팅 계약 해지 및 용역비 반환 분쟁 사건

원고 A 주식회사가 피고 B와 외식사업 진출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용역대금을 지급했으나, 피고가 계약상 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기지급 용역대금 2억 3천 1백만 원의 반환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가 용역업무를 수행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구이용 그릴 등 전자제품 제조 및 판매, 외식서비스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외식사업 분야에 신규 진출하려던 당사자입니다.
• 피고 B: 'C'라는 상호로 외식업체의 콘셉트 개발, 디자인 개발, 메뉴 개발 등의 외식컨설팅 업무를 운영하는 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자사 제품인 'D'을 활용한 외식사업 진출을 위해 2017년 7월 27일 피고 B와 '브랜드 콘셉트 개발, BI 개발, 오픈 실행 코디네이션' 용역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에게 계약금 1억 3,200만 원과 중도금 9,900만 원을 포함해 총 2억 3,10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12월 12일 원고는 피고가 계약상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결과물을 제공하지 않았다며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기지급 용역대금 전액의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했습니다. 원고는 피고의 업무 미수행으로 인해 자체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여 음식점 운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계약에서 정한 모든 업무를 수행했고, 그 결과물을 원고에게 제출했으며, 원고가 피고의 결과물을 토대로 음식점을 개설하여 영업을 시작했으므로 채무불이행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 B가 이 사건 용역계약에 따른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였는지 여부
2. 원고 A 주식회사가 피고 B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용역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할 수 있었는지 여부
3. 원고 A 주식회사가 피고 B에게 기지급한 용역대금 전액을 반환받을 자격이 있는지 여부
4. 용역계약상 '대표이사의 승인서'가 없는 경우에도 용역 결과물이 승인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 주식회사의 피고 B에 대한 용역비 반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B가 용역계약에 따른 브랜드 콘셉트 개발, 로고, 메뉴, 간판, 인테리어 등 운영 실행 관련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으며, 원고 A 주식회사가 피고의 결과물을 토대로 실제 음식점을 개설하고 영업을 시작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원고 대표이사가 실질적, 묵시적으로 피고의 용역 결과물을 승인했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채무불이행이 있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계약 해지는 부적법하며 용역대금 반환 청구는 이유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률 및 법리 원칙은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664조 (도급의 의의)​: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깁니다. 이 사건 용역계약은 피고가 외식사업 컨설팅 업무를 완성하고 원고가 그에 대한 용역대금을 지급하는 도급 계약의 성격을 가집니다.
• 민법 제543조 (해지, 해제권)​: 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당사자의 일방이나 쌍방이 해지 또는 해제의 권리가 있는 때에는 그 해지 또는 해제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합니다. 상대방이 채무를 불이행한 경우, 그 채무불이행이 중대하고 본질적인 것이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법원이 피고의 채무불이행을 인정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해지권 행사는 부적법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민법 제546조 (이행지체와 해제)​: 채무자가 이행을 지체한 경우 채권자는 상당한 기간을 정하여 이행을 최고하고 그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아니한 때에는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이행지체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고가 업무를 충실히 수행했다고 보았으므로 이 조항에 따른 해제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 채무불이행의 판단 기준: 채무불이행은 계약 내용에 따라 당사자가 약정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불완전하게 이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컨설팅 용역 계약의 경우, 단순히 의뢰인이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채무불이행으로 보기 어렵고, 약정한 업무 범위와 목표를 달성했는지,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노력을 다했는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의 결과물을 실제 사업에 활용했다는 점이 피고의 업무 이행을 인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 묵시적 승인의 법리: 계약서에 명시된 특정 절차(예: 대표이사의 서면 승인)가 없더라도, 당사자의 행위나 당시 상황을 종합적으로 볼 때 실질적으로 해당 절차가 이루어졌거나 그 효력이 발생했다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대표이사가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리며 언론 홍보까지 직접 했고, 피고의 결과물이 실제 음식점 개설에 반영된 점 등을 근거로 묵시적 승인이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용역 결과물 및 진행 상황의 명확한 기록: 컨설팅 또는 용역 계약 시, 업무 수행의 각 단계마다 결과물, 회의록, 이메일 등의 형태로 진행 상황과 결과물을 명확히 기록하고 교환해야 합니다. 이는 추후 분쟁 발생 시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 승인 절차의 구체화 및 준수: 계약서에 '대표이사의 승인'과 같은 특정 승인 절차가 명시되어 있다면, 서면 승인서를 받거나 공식적인 절차를 따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이메일 교환, 회의를 통한 합의, 또는 결과물 사용 등 묵시적 승인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으므로, 명시적 승인이 어렵다면 묵시적 승인으로 해석될 만한 명확한 증거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용역 결과물의 실제 사용 여부: 용역 결과물이 계약을 해지하려는 당사자에 의해 실제 사업에 활용되었다면, 이는 용역 수행을 인정한 것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계약 해지를 고려한다면 결과물의 사용을 중단하거나 그 사실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 중도금 지급의 의미: 계약서에 명시된 중도금 지급 시기가 특정 단계의 업무 완료와 연동되어 있다면, 중도금 지급 자체가 해당 단계의 업무 수행을 인정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상대방의 사정 때문에 중도금을 지급했다는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계약 해지의 신중한 결정: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때에는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사실이 명확하고 중대한지 충분히 검토해야 합니다. 부적법한 계약 해지는 오히려 해지를 주장한 당사자에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상대방이 이미 상당한 정도의 업무를 수행했다면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