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 A와 B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하여 피해자들로부터 총 1억 2,06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제1심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4년, 피고인 B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였고, 양측 모두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공소사실의 일부 문구를 변경하는 직권파기 사유가 발생했으나, 피고인 A가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공동정범임을 인정하며 항소를 기각하고 제1심과 동일하게 피고인 A에게 징역 4년, 피고인 B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A는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지시에 따라 편취금을 입금받을 계좌를 제공하고 현금 인출책을 모집하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피고인 B은 모집된 인출책 중 한 명으로 현금을 인출하는 역할을 맡았습니다. 이들은 이러한 방식으로 피해자들의 예금 총 1억 2,060만 원을 가로챘습니다. 피고인 A는 자신이 조직과 공모하지 않았고 범행 고의도 없었으며, 단지 방조범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전화금융사기가 점조직 형태로 이루어지는 조직범죄이며, 피고인 A가 수행한 역할이 범행을 완성하는 데 필수적이고 그 대가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점 등을 근거로 범행을 명확하게 또는 미필적으로 인식하면서 공동정범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 A가 전화금융사기 범행 조직과 공모했는지 여부 및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피고인들과 검사 모두 제1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거나 가볍다는 이유로 양형 부당을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부분을 직권으로 파기하면서도, 피고인 A가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공동정범으로 범행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판단하여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도 제1심과 동일하게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전화금융사기 범행의 조직적 특성과 피고인 A의 역할의 중요성, 그리고 피고인들 모두의 동종 또는 이종 범죄 전력 및 누범 기간 중 범행이라는 점이 중하게 고려된 결과입니다.
법원은 전화금융사기가 불특정 다수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는 계획적, 조직적인 범죄임을 강조하며, 가담자들을 엄하게 처벌할 필요성이 크다고 보았습니다. 피고인 A는 계좌 제공과 인출책 모집이라는 핵심적인 역할을 통해 범행 완성에 필수불가결하게 기여했으므로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었고, 피고인 B 또한 현금 인출책으로서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두 피고인 모두 누범 기간 중에 범행을 저지른 점이 불리하게 작용하였으며, 다만 피고인 B은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이 참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347조의2 (컴퓨터등 사용사기):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 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경우에 적용됩니다.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의 예금을 취득한 행위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 사람을 속여 재물을 가로채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얻은 경우에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행위에 적용됩니다.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2인 이상이 함께 죄를 저지른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법원은 피고인 A가 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일원으로서 계좌 제공 및 인출책 모집 등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여 범행 전반에 본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아 공동정범으로 판단했습니다.
형법 제35조 (누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받은 후 3년 안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저지른 경우, 그 죄에 정해진 형의 장기(가장 긴 기간)를 2배까지 가중하여 처벌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들 모두 과거 범죄 전력이 있고 누범 기간 중에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가중처벌되었습니다.
형법 제37조 (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거나, 이미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확정 전에 저지른 다른 죄가 있을 때 적용됩니다. 여러 개의 죄를 함께 처벌할 때 가장 중한 죄에 정해진 형의 장기에 2분의 1을 가중하는 방식으로 형을 정할 수 있습니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와 같은 조직적인 범죄는 각자의 역할이 분담되어 있더라도 전체 범행에 기여했다면 공동정범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계좌를 제공하거나 현금을 인출해 전달하는 역할이라 할지라도, 그 행위가 범죄 조직의 활동에 필수적이라면 가볍게 처벌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맡은 업무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수수료를 받거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범죄라는 인식이 있었다면 고의성이 인정되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동종 또는 이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거나 누범 기간 중에 범죄를 저지르면 형량이 가중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피해 금액을 변제하거나 피해자와 합의하는 노력은 양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