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치료비 미납과 의료과실 주장에 대한 법원의 판단

학교법인 A가 운영하는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C의 미납 치료비에 대해 병원 측이 연대보증인 D와 상속인 G(어머니), H(배우자)에게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피고들은 병원 의료진의 의료과실로 환자 C가 뇌손상을 입고 사망했으므로 치료비를 낼 수 없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의료과실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연대보증인과 상속인들이 미납 치료비 및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학교법인 A: E병원을 운영하며 망인 C에게 치료를 제공한 병원 측.
• 피고 D: 망인 C의 병원 치료비에 대한 연대보증인.
• 피고 G: 망인 C의 어머니이자 C의 치료비 채무를 상속받은 상속인 중 한 명.
• 피고 H: 망인 C의 배우자이자 C의 치료비 채무를 상속받은 상속인 중 한 명.

분쟁 상황

망인 C는 학교법인 A가 운영하는 E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피고 D는 이 치료비에 대해 연대보증을 했습니다. 망인 C는 오랜 치료 끝에 2018년 8월 17일 사망했고, 미납 치료비가 86,500,080원 발생했습니다. 병원 측은 연대보증인 D와 망인의 상속인 G(어머니), H(배우자)에게 이 미납 치료비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들은 병원 소속 의료진의 ERCP(내시경적 역행성 췌담도 조영술) 검사 과정에서 약물 과다 투여, 호흡 억제 예방 조치 미흡, 적절한 처치 지연, 설명의무 위반 등의 의료과실이 있었고, 이로 인해 망인이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고 사망했으므로 치료비를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망인 C의 미납 치료비에 대한 연대보증인 D와 상속인 G, H의 지급 의무 및 그 범위.
2. 병원 의료진의 ERCP 시술 과정에서 약물 과다 투여로 인한 호흡 억제 발생 과실 여부.
3. 호흡 억제 발생 예방 조치 미흡 과실 여부.
4. 호흡 곤란 발생 시 적절한 처치 지연 과실 여부.
5. 시술 전 발생 가능한 합병증 및 위험성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인 학교법인 A의 청구를 대부분 인용했습니다.

1. 피고 D는 연대보증인으로서 미납 치료비 86,500,080원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2018년 8월 18일부터 2019년 10월 17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
2. 피고 D와 연대하여 망인의 상속인인 피고 G은 34,600,032원, 피고 H은 51,900,048원(각 상속분에 따른 비율 2:3)과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2018년 8월 18일부터 2019년 10월 17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비율)
3. 피고 G과 H은 망인의 채무를 상속분에 따라 분할하여 부담하므로, 연대하여 치료비 전액을 부담할 의무는 없다고 보아, 원고의 G, H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4. 피고 측이 주장한 의료과실(약물 과다 투여, 예방 조치 미흡, 처치 지연, 설명의무 위반)은 진료기록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의료 수준에서 적절한 조치였거나 과실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어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의료진은 적절한 투약 용량을 사용했고, 호흡 억제 예방 및 대처에 필요한 조치를 했으며, 설명의무도 다했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병원의 의료비 청구를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연대보증인 및 상속인들에게 미납 치료비를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피고들이 주장한 의료과실은 증거 부족으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의료행위의 후유장해가 불가피한 합병증의 범위 내에 있을 경우 의료과실로 추정하기 어렵다는 법리 및 의료진의 설명의무 이행이 충분히 입증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428조 (보증채무의 내용): 보증인은 주채무자가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채무를 이행할 책임이 있습니다. 연대보증은 일반 보증보다 책임이 강화되어 주채무자와 연대하여 채무를 부담합니다.
2. 민법 제1000조 (상속의 순위) 및 제1009조 (법정상속분): 망인(피상속인)의 배우자는 항상 상속인이 되며, 자녀가 없는 경우 직계존속, 형제자매 등의 순서로 상속이 이루어집니다. 같은 순위의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그 상속분은 균등하나, 배우자는 직계비속(자녀)이나 직계존속(부모)과 함께 상속할 경우 다른 상속인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여 받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망인의 배우자 H와 어머니 G이 상속인이 되며, 법정 상속분에 따라 H는 3/5, G는 2/5의 비율로 채무를 상속받았습니다.
3.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법정이율): 금전채무의 이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할 경우, 지연손해금률은 연 12%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소송 전이나 판결선고 이전까지는 민법상 법정이율(연 5%)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4. 의료행위의 과실 및 설명의무: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3다27442 판결 등)에 따르면, 의료행위 후유장해가 당시 의료수준에서 최선의 조치를 다했음에도 합병증으로 발생 가능한 것이라면, 해당 사실만으로 의료과실이 있었다고 추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의료진은 시술 전 환자에게 발생 가능한 합병증, 위험성, 대처 방법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여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설명의무가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의료진이 관련 동의서에 상세한 설명을 기재하여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연대보증의 책임: 가족이나 지인의 치료비 등 의료비에 대한 연대보증을 설 때는 주채무자가 빚을 갚지 못할 경우 본인이 모든 채무를 대신 갚아야 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인지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2. 상속인의 채무 승계: 상속인은 망인의 재산뿐만 아니라 채무도 승계하게 되며, 상속인들이 여러 명일 경우 채무는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되어 승계됩니다. 본 사례에서는 배우자와 어머니가 3:2의 비율로 채무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상속받을 채무가 재산보다 많다면 상속포기나 한정승인 제도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3. 의료과실 주장 시 입증의 어려움: 병원의 의료과실을 주장하는 경우, 단순한 부작용이나 합병증만으로는 과실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당시의 의료 수준에서 의료진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발생한 결과라면 과실로 보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의사의 과실을 구체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진료 기록, 감정 결과 등)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사전 설명의 중요성: 환자나 보호자는 중요한 시술이나 수술 전에 의료진으로부터 시술의 목적, 과정, 발생 가능한 합병증, 다른 치료 방법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해야 합니다. 동의서에 서명하기 전에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고 궁금한 점은 반드시 질문해야 합니다. 본 사례에서는 병원 측이 관련 동의서를 통해 충분히 설명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5. 마취 및 진정 시 모니터링: 진정(수면) 마취 시 호흡 억제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의료진은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고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어야 합니다. 환자 측에서도 시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징후에 대해 사전에 인지하고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