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무자의 유일한 재산에 근저당 설정, 채권자가 채무를 돌려받은 사건

A 주식회사는 C의 소송 관련 공탁보증보험증권을 발급했습니다. 이후 C가 패소하여 상대방에게 소송비용 13,266,700원을 갚아야 할 상황이 되자, A는 보증보험금으로 해당 금액을 D에게 지급했습니다. 이에 A는 C에게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13,332,124원의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그런데 C는 A의 보증보험금 청구 직전, 자신이 소유한 유일한 부동산에 대해 피고 B와 채권최고액 6,5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를 마쳤습니다. 이에 A는 C가 채무를 변제할 자력이 없는 상태에서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는 다른 채권자들을 해하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근저당권설정계약의 취소와 가액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A의 채권 성립 시점이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늦었더라도 사해행위 당시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 법률관계가 존재하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판단하며, C의 근저당권 설정 행위를 사해행위로 인정하여 15,870,196원의 한도 내에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B는 A에게 해당 금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C의 소송 관련 공탁보증보험증권을 발급하고, C의 소송비용 채무를 대신 갚은 후 C에게 구상금을 청구한 회사(원고).
• B: 채무자 C와 유일한 부동산에 근저당권설정계약을 맺은 사람(피고).
• C: A에게 구상금 채무를 지고 있으며, 자신의 유일한 부동산에 B와 근저당권설정계약을 맺은 채무자.
• D: C의 소송 상대방으로, A로부터 보증보험금을 지급받은 사람.

분쟁 상황

채무자 C는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신청하며 담보로 7,000만 원의 공탁보증보험증권을 제공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2018. 1. 19. 이 보증보험증권을 발급했습니다. 이후 가처분은 취소되었고, C는 상대방 D에게 소송비용 13,266,700원을 갚아야 한다는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D는 2019. 5. 7. A에게 보증보험금 청구를 했고, A는 2019. 6. 7. D에게 13,266,700원을 지급했습니다. A는 C에게 구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여 2019. 11. 22. 13,332,124원을 지급하라는 승소 판결을 확정받았습니다. 하지만 A가 보증보험금을 청구하기 직전인 2019. 5. 1. C는 자신이 소유한 유일한 부동산에 대해 피고 B와 채권최고액 6,5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등기를 마쳤습니다. 이 시점에서 해당 부동산에는 이미 채권최고액 3,200만 원의 선순위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으나, 같은 날 말소되었습니다. A는 C의 이 근저당권 설정 행위가 자신의 채권을 해하는 사해행위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채권자 A의 채권(구상금 채권)이 근저당권설정계약 체결일보다 늦게 확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해행위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는지 여부.
2. 채무자 C가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3. 사해행위로 인정될 경우, 취소의 범위와 원상회복 방법(가액배상)은 어떻게 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B와 채무자 C 사이에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9. 5. 1. 체결된 근저당권설정계약을 15,870,196원의 한도 내에서 취소합니다.
2. 피고 B는 원고 A에게 15,870,196원 및 이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합니다.
3. 소송비용은 피고 B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채무자 C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행위를 채권자 A를 해하는 사해행위로 인정했습니다. 특히 A의 채권이 근저당권 설정 이후에 확정되었지만, 사해행위 당시 이미 채권 발생의 고도의 개연성이 있었다고 보아 A의 채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취소하고 피고 B에게 채권액 범위 내에서 가액배상을 명령하여 원고 A의 채권을 보호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민법상의 '채권자취소권'에 해당하는 사안입니다. 채권자취소권은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면서 재산을 빼돌리는 법률행위(사해행위)를 한 경우, 채권자가 그 행위를 취소하고 재산을 원상회복하도록 법원에 청구할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요 관련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민법 제406조 (채권자취소권)​
  • "①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 당시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②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 피보전채권의 인정 범위 (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다41915 판결 참조)​
  • 채권자취소권에 의해 보호될 수 있는 채권은 사해행위 이전에 발생한 것이 원칙이지만, 사해행위 당시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발생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A의 구상금 채권은 근저당권 설정일보다 늦게 확정되었지만, 보증보험약정 체결과 소송비용 확정 결정으로 인해 채권 발생의 고도의 개연성이 인정되어 피보전채권으로 인정되었습니다.
• 사해행위의 성립 및 사해의사/악의 추정
  • 채무자가 자신의 유일한 재산을 처분하여 채무 변제 능력을 감소시키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해행위로 인정됩니다.
  • 이러한 상황에서는 채무자(C)의 사해의사(채권자를 해할 의도)와 수익자(B, 근저당권을 설정받은 자)의 악의(사해행위임을 알았다는 점)가 추정됩니다.
• 원상회복의 방법 (가액배상) 및 범위 (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다33734 판결, 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다19572 판결 등 참조)​
  •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해당 행위를 취소하고 부동산 자체의 회복을 명합니다.
  • 그러나 저당권이 설정된 부동산에 사해행위가 발생하고 후에 저당권 설정등기가 말소된 경우, 사해행위는 부동산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권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그 잔액 한도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가액배상을 구할 수 있으며, 가액 산정은 사실심 변론종결 시점을 기준으로 합니다.
  •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는 취소 채권자의 채권액을 한도로 하며, 채권액에는 사해행위 이후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발생한 이자나 지연손해금이 포함됩니다.

참고 사항

1. 미확정 채권도 보호 가능성: 채무자의 재산 처분 당시 채권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더라도, 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예: 보증 계약, 불법행위 발생)가 이미 형성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채권이 성립할 개연성이 높다면, 이후에 확정된 채권도 사해행위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2. 유일한 재산 처분 시 주의: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특히 부동산)을 처분(매매, 근저당 설정 등)하는 행위는 채권자를 해할 의사가 있는 사해행위로 추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3.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 사해행위 취소의 범위는 채권자의 채권액을 한도로 하며, 채권액에는 소송이 끝나는 시점까지 발생한 이자나 지연손해금도 포함됩니다.
4. 가액배상 원칙: 부동산 자체를 돌려받는 것이 어려운 경우(예: 이미 다른 채무로 인해 선순위 근저당권이 말소되고 새로운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 등), 부동산 가액에서 기존 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그 가액만큼 돈으로 배상하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이때 부동산 가액의 산정 기준은 재판의 변론이 종결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