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 없다고 판결된 사건

원고 B는 본인이 소유하지 않은 건물의 임대차 계약에 대해 대리인 I이 적법한 대리권 없이 체결하였으므로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과거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따른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I에게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 계약 체결 대리권이 없었고 피고 D가 I의 대리권을 믿은 데에 정당한 이유도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 B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B: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였으며, 과거 피고 D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하라는 이행권고결정을 받았으나, 해당 건물의 소유자가 아니었기에 대리인 I에게 임대 권한을 위임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는 당사자
• 피고 D: I을 통해 원고 B와 F을 임대인으로 하는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을 지급한 세입자. 원고 B와 F에게 임대차보증금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이행권고결정을 받은 당사자
• F: 원고 B와 이 사건 토지를 공유했던 자로, 피고 D의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에서 원고 B와 함께 피고가 되었으나, 이행권고결정에 이의를 제기하여 항소심에서 승소함
• I: 원고 B와 F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의 관리 및 사용 업무를 위임받았으며, 피고 D와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인물
• G, H: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들

분쟁 상황

원고 B는 2002년부터 2008년까지 F과 함께 특정 토지를 공유했습니다. 이 토지 위에 K오피스텔(이 사건 건물)이 있었는데, 이 건물은 G의 소유였고, 원고 B는 G의 채권자로서 이 건물에 대한 강제경매 및 강제관리 개시 결정을 받았습니다. 2008년 2월 13일, 피고 D는 I과 사이에 '원고 B 및 F'을 임대인으로 하는 이 사건 건물 804호에 대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고 I에게 보증금 350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피고 D는 건물 소유자의 요구에 따라 건물을 인도하고, 2008년 9월 21일 원고 B와 F을 상대로 임대차보증금 350만 원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해당 법원은 2008년 11월 4일 원고 B와 F이 연대하여 피고 D에게 35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행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F은 이에 이의신청을 했으나 원고 B는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2008년 12월 2일 원고 B에 대한 이행권고결정은 확정되었습니다. 이후 F의 이의신청으로 진행된 소송에서는 F이 항소심에서 I에게 대리권이 없었고 피고 D가 이를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승소하여 F은 보증금 반환 의무를 면했습니다. 이에 원고 B는 2018년 11월 12일경에야 이행권고결정 확정 사실을 알게 되었고, I의 계약은 무권대리 행위에 의한 것이므로 자신에게는 효력이 없다고 주장하며 피고 D의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I이 원고 B로부터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적법한 대리권을 위임받았는지 여부
2. 설령 I에게 적법한 대리권이 없었더라도, 피고 D가 I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즉 표현대리가 성립하는지 여부
3. 이행권고결정이 확정된 상황에서 원고 B가 강제집행을 저지할 수 있는지 여부 (청구이의의 소의 적법성)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D의 원고 B에 대한 서울남부지방법원 2008가소300653 임대차보증금 사건의 이행권고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소송비용은 피고 D가 부담한다.

결론

원고 B는 대리인으로 지목된 I에게 이 사건 건물의 임대차 계약을 체결할 권한을 위임한 사실이 없으며, 피고 D가 I의 대리권을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없었으므로 표현대리도 성립하지 않아 임대차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라 과거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도 불구하고 강제집행을 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14조 (대리행위의 효력)​: 대리인이 그 권한 내에서 본인을 위한 것임을 표시한 의사표시는 본인에게 직접 효력이 발생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I이 원고 B의 대리인으로서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되었으나, 법원은 I에게 적법한 대리권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2. 민법 제125조 (대리권 수여의 표시에 의한 표현대리)​: 제3자에 대하여 타인에게 대리권을 수여함을 표시한 자는 그 대리권의 범위 내에서 행한 그 타인과 그 제3자간의 법률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제3자가 대리권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 D가 I에게 원고 B의 대리권이 있다고 믿었는지, 그리고 그 믿음에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3. 민법 제126조 (권한 외의 행위에 대한 표현대리)​: 대리인이 그 권한 외의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제3자가 그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본인은 그 행위에 대하여 책임이 있습니다. I에게는 '토지 관리 및 사용'에 대한 기본 대리권이 있었으나, '건물 임대차 계약'은 그 권한 외의 행위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 D가 이 권한 외의 행위에 대해 I에게 대리권이 있다고 믿을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피고 D가 임대인의 소유권 여부, 위임장 내용, 인감증명서 발급 시기, 본인에게 확인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여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민법 제130조 (무권대리)​: 대리권 없는 자가 타인의 대리인으로 한 계약은 본인이 이를 추인(追認)하지 아니하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없습니다. 이 사건 임대차 계약은 법원에 의해 I의 무권대리 행위로 인정되어 원고 B에게 효력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5. 민사소송법 제227조 (이행권고결정의 효력)​: 이행권고결정은 확정된 때에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집니다. 원고 B에 대한 이행권고결정은 이의신청 없이 확정되어 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졌습니다.
6. 민사집행법 제44조 (청구이의의 소)​: 채무자는 판결의 내용에 따라 그 의무를 이행할 수 없거나 이행할 필요가 없는 사유를 주장하여 판결에 의한 강제집행의 허가를 취소하는 이의의 소(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원고 B는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도 불구하고 실체적으로 보증금 반환 의무가 없음을 주장하며 이 소를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B의 주장을 받아들여 청구이의의 소를 인용했습니다.

참고 사항

1. 대리인의 권한 확인 필수: 부동산 계약 시 대리인이 나온 경우, 반드시 본인에게 직접 연락하여 대리권의 범위와 유효성(위임장, 인감증명서 등)을 철저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위임장을 제시했다고 해서 모든 권한이 있다고 맹신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위임장이 본인의 이름만 기재되어 있거나 발행일이 오래된 경우 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2. 본인 확인 소홀 시 불이익: 본인에게 대리권 유무를 확인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면, 대리인이 실제 대리권이 없었을 경우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판단되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습니다.
3.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대처: 법원에서 이행권고결정을 받았다면,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반드시 2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해야 합니다.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결정이 확정되어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며, 이후에는 '청구이의의 소'와 같은 별도의 소송을 통해 다투어야 하므로 복잡하고 시간과 비용이 더 들 수 있습니다.
4. 건물의 소유자 확인: 건물을 임대차할 때는 임대인이 해당 건물의 실제 소유자인지 등기부등본 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임대인이 소유자가 아닌 경우 법적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큽니다. 특히 건물이 강제경매나 강제관리 절차 중인 경우 더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5. 신속한 법적 대응: 부당하다고 생각하는 법원의 결정이나 상대방의 주장에 대해 인지하는 즉시 법적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시간을 지체할 경우 법적 권리 주장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