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의 미지급 임금 및 수당 청구 사건

24명의 근로자들이 Y 주식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퇴직연금 부담금 및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청구한 사건입니다. 주요 쟁점은 식비, 세차수당, 교육수당, 무사고수당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개별 근로계약보다 우선하는지 여부였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식비와 세차수당의 통상임금성을 인정하여 근로자들의 손을 일부 들어주었으나 교육수당과 무사고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으며 지연이자율도 일부 조정했습니다.

분쟁 상황

근로자들은 회사로부터 지급받던 식비와 세차수당 등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이를 기초로 산정되는 연장근로수당 및 퇴직연금 부담금이 더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회사는 식비의 경우 단체협약에 따라 현물로만 제공하기로 합의했으니 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고, 세차수당은 그 성격상 통상임금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처럼 근로자들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통한 임금 인상을, 회사는 기존 지급 기준 유지를 주장하며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회사의 단체협약(또는 취업규칙)에서 식사를 현물로만 제공하기로 합의했더라도 개별 근로계약에서 식대를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면,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되어 현금 식비를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매월 지급되던 '세차수당'이 실제 세차 여부나 횟수와 상관없이 근로를 제공하면 지급되는 수당으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특히 근무 일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경우에도 통상임금의 고정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교육수당'이 회사의 자율교육 참여 여부에 따라 지급 여부가 결정되는 경우에도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무사고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다섯째, 미지급 임금 및 퇴직연금 부담금에 대한 지연이자율을 연 20%로 적용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이율을 적용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일부 취소하고 피고 Y 주식회사에게 원고들에게 추가적인 임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식비: 회사의 과반수 노동조합과의 합의가 있었지만, 개별 근로계약에서 식비를 현금(1일 4,000원 × 근로일수)으로 지급하기로 구체적으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러한 개별 근로계약 내용이 단체협약보다 근로자에게 유리하므로, 원고들이 개별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이상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 적용된다고 보아 식비 지급 의무를 인정했습니다.
세차수당: 2009년경부터 2017년경까지 매월 35,000원이 '세차수당'으로 지급되다가 이후 '연장수당2'로 명칭만 변경되어 지급된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이는 실제 세차 실시 여부와 무관하게 근로만 제공하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근로 관행이 형성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원고들의 입사나 퇴사 시기에 따라 일할계산되어 금액이 상이하게 지급된 경우가 있었더라도, 하루 근로를 제공하면 일정 금액의 수당을 받을 것이 확정되어 있으므로 통상임금의 고정성을 인정했습니다.
교육수당: 피고가 시행한 교육은 자율교육에 해당하며 원고들의 참여 여부에 따라 교육수당 지급 여부가 결정되었으므로, 매월 소정 근로의 대가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통상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사고수당: 원고들이 주장하는 '무사고 미발생자에 한하여 지급한다'는 조건이 없는 근로계약서가 이전에는 작성되었다는 증거가 없으므로, 무사고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지연이자: 피고는 원고들에게 인용된 금액에 대하여 2021년 7월 24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8%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는 피고가 이행 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적절하게 다투는 것으로 인정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연 20%의 지연이율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법리에 따른 것입니다.
소송 비용: 소송 총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나머지 5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원고들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피고 Y 주식회사가 원고들에게 미지급된 식비와 세차수당 등을 포함한 추가 임금을 지급하고 2021년 7월 24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8%의 지연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항소와 피고의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소송비용은 양측이 50%씩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판례와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근로기준법 제4조 (근로조건의 자유결정):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근로자에게 더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 내용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보다 우선 적용될 수 있다는 원칙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임금채권의 지연이자):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을 정해진 기일 내에 지급하지 않으면 지연일수에 따라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다만, 사용자가 임금이나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나 범위에 대해 합리적인 이유로 다투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는 이율이 낮아질 수 있다는 예외 규정이 적용됩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취업규칙의 작성 및 변경 신고):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이러한 집단적 동의가 있더라도 개별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더 유리하다면 개별 근로계약이 우선 적용된다는 법리가 적용됩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 (단체협약의 기준의 효력):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단체협약보다 낮은 기준을 무효로 하는 취지이므로, 단체협약보다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합니다.
통상임금의 개념 및 고정성: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3. 12. 18. 선고 2012다89399 전원합의체 판결 등)에 따르면, 통상임금은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정의됩니다. 특히 고정성은 임의의 날에 소정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그 다음 날 퇴직하더라도 그 하루의 근로에 대한 대가로 당연하고 확정적으로 지급받게 되는 최소한의 임금을 의미하며, 근무일수에 따라 계산 방법이 달라지더라도 최소한 일정액 이상의 임금이 지급될 것이 확정되어 있다면 고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단체협약과 개별 근로계약의 관계: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이 변경되어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바뀌었더라도, 기존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자에게 더 유리하다면 해당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개별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 여부입니다.
통상임금의 판단 기준: 어떤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명칭보다는 그 수당이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됩니다. 특히 '고정성'은 근무일수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더라도, 근로만 제공하면 최소한의 일정액이 확정적으로 지급된다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수당의 지급 조건 확인: 특정 조건(예: 교육 참여 여부, 무사고 여부)이 충족되어야만 지급되는 수당은 통상임금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근로와 직접 관련 없이 단순히 추가적인 조건이 붙는 경우 통상임금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임금 지연에 대한 이자율: 회사가 임금이나 퇴직금 지급 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다투는 경우에는, 임금채권보장법상 지연이자율인 연 20%가 아닌 상법상 이율(연 6%) 또는 민사법정이율(연 5%) 등 낮은 이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 이후에는 다시 높은 이자율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지연이자율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