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
이 사건은 택시운전 근로자들이 택시회사를 상대로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과 미지급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한 소송입니다.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2010년, 2014년, 2017년 임금협정을 통해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에서 3시간 또는 2시간 30분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하지만 원고들은 실제 근무 형태나 운행 시간의 변화 없이 형식적으로만 근로시간을 단축하여 최저임금법상 강행규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탈법 행위였다고 주장하며, 단축 합의의 무효를 주장했습니다. 1심 법원은 원고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고, 이에 원고들과 피고 양측 모두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택시운송업계는 정액사납금제를 운영하며 운전 근로자들은 고정급 외에 사납금을 초과하는 운송 수입금(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받습니다.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 시행으로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세 차례 임금협정을 통해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에서 3시간 또는 2시간 30분으로 대폭 줄였습니다. 겉으로는 시간당 고정급이 올라 최저임금을 충족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운행 시간이나 근로 형태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사납금은 오히려 인상되어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원고들인 택시운전 근로자들은 이러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회피하려는 무효의 합의라고 주장하며, 최저임금 미달분과 그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택시회사와 노동조합이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의 적용을 회피하려는 탈법 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와, 만약 무효라면 어떤 단체협약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적용되어야 하는지, 그리고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미납된 사납금을 임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고들과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1심 판결과 같이 택시회사가 노동조합과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이며, 회사는 운전 근로자들에게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실제 근로시간이나 근로 형태의 변경 없이 이루어졌고, 오히려 사납금은 증액되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들의 최저임금 미달액 및 미지급 퇴직금 청구에 200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을 적용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한, 피고가 미납 사납금 채권을 주장하며 임금채권과 상계하려 한 주장에 대해서도 근로기준법상 임금 전액 지급 원칙 등을 들어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기각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50조 (근로시간) 및 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 이 조항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기준 근로시간으로 정하고, 그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에 대해 합의했더라도, 그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강행법규(최저임금법 등)를 회피할 의도가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효력을 부정해야 한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2. 최저임금법 제6조 제3항 (최저임금 미달 근로계약의 효력)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근로계약 중 최저임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부분은 무효이며, 무효로 된 부분은 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액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기로 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이 판례에서는 택시회사가 최저임금법의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고정급만으로 최저임금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실제 근로형태 변화 없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려는 '탈법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단하는 주요 근거가 되었습니다.
3. 근로기준법 제15조 (이 법 위반의 효력)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계약은 그 부분에 한하여 무효로 하며, 무효로 된 부분은 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단체협약이나 임금협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최저임금법에 위반되는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무효가 되고, 그 부분은 최저임금법상의 기준으로 대체된다고 보았습니다.
4.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및 제35조 (일반적 구속력) 제32조는 단체협약 유효기간 만료 후에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될 때까지 종전 단체협약의 효력을 존속시킬 수 있는 약정(자동연장협정)이 있다면 그에 따른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이므로 유효한 단체협약이 없는 상태로 보고, 2007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계속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제35조는 한 사업장의 동종 근로자 반수 이상이 단체협약의 적용을 받으면 다른 동종 근로자에게도 그 효력이 미친다고 규정하여, 비조합원에게도 2007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적용된다고 보았습니다.
5.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임금 지급)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미납 사납금 채권 등)을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이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임금 전액 지급의 원칙'에 대한 근거 조항입니다. 법원은 피고 회사의 상계 주장을 이 원칙에 비추어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6. 대법원 판례의 법리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또한,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운행시간 역시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단체협약을 통해 근로조건을 변경하더라도, 실제 근무 형태나 근로시간의 실질적 변경 없이 최저임금법 등 강행법규의 적용을 회피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합의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택시운전 근로자의 경우, 사납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회사는 그 차액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때 실제 운행 시간뿐만 아니라 승객 대기, 차량 점검, 주유 등 업무와 관련된 모든 시간이 근로시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의 특정 조항이 법률 기준에 미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될 경우, 무효가 된 부분은 해당 법률이 정한 기준으로 대체되거나, 유효했던 종전 단체협약의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임금은 전액을 직접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다른 채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일방적으로 상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