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민사사건
채권자 회사들의 전 대표이사이자 사내이사였던 채무자가 퇴사 후 경업금지 약정을 위반하고 경쟁 업체를 설립하거나 인수한 것으로 의심되어, 채권자들이 채무자의 경쟁 활동 금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을 신청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경업금지 약정 자체의 유효성은 인정했으나, 채무자가 실제로 경쟁 업체를 지배하거나 관련 활동을 통해 경업금지 의무를 위반했음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채권자들의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채무자 H는 채권자 A 주식회사의 사내이사 및 채권자 D 주식회사의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면서 2019년과 2021년에 채권자들과 퇴직 후 36개월 동안 경업금지 의무를 부과하는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약정은 경쟁업체로 전직하거나 경쟁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습니다. 2023년 11월 6일 채무자 H는 채권자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직에서, 11월 8일에는 채권자 A 주식회사의 사내이사직에서 해임되었습니다. 이후 2024년 7월 10일 채무자 H의 측근으로 지목된 L이 대표이사이자 100% 주주인 주식회사 O이 설립되었습니다. 주식회사 O은 2024년 9월 4일 'Q', 'R', 'S' 등의 서양식 패밀리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N의 발행주식 전부를 인수하는 주식인수계약을 체결하고 명의개서를 마쳤습니다. 주식회사 N은 채권자들의 계열회사인 'K'와 경쟁 관계에 있는 회사입니다. 이에 채권자들은 채무자 H가 O을 실질적으로 지배하여 N를 인수한 것이 경업금지 약정 및 상법상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채무자의 경쟁 활동을 금지하고 위반 시 간접강제금을 지급할 것을 구하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습니다. 채권자들은 채무자 H가 소유 부동산에 대한 담보 신탁계약을 통해 N 인수 자금 약 200억 원을 조달했다고 주장했으며, N 인수 후 Q의 인테리어와 메뉴 등이 K와 유사하게 변경된 점을 채무자 H의 관여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법원은 다음의 이유로 채권자들의 항고와 신청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채권자들이 전 대표이사인 채무자의 경업금지 의무 위반을 주장하며 신청한 가처분은, 경업금지 약정의 유효성은 인정되었으나, 채무자가 실제로 의무를 위반했음을 입증할 충분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각되었습니다. 이는 퇴직 임원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수 있는 '만족적 가처분'의 특성상 높은 수준의 소명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