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차량 도입 사업 입찰 절차 무효 주장 기각 사건

주식회사 A와 B회사로 구성된 공동수급체가 신규 고속철도차량 도입 및 정비 사업 입찰에서 규격평가 부적격 판정을 받고 낙찰자 지위를 얻지 못하자, 주식회사 C를 상대로 입찰 절차의 무효를 주장하며 낙찰자 지위 확인 및 계약 이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채권자들은 규격평가의 부당성, 부적격 통지 의무 불이행, 예정가격 유출 등을 근거로 들었으나, 법원은 1심에 이어 항고심에서도 이러한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공동수급체 (주식회사 A, B회사): 신규 고속철도차량 도입·정비 사업 입찰에 참여했으나 규격평가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업체들입니다.
• 채무자 (주식회사 C): 신규 고속철도차량 도입·정비 사업의 입찰을 공고하고 낙찰자를 선정한 주체입니다.
• 채무자 보조참가인 (D주식회사): 입찰에 참여하여 낙찰자로 선정된 후 채무자와 계약을 체결한 업체입니다.

분쟁 상황

채무자인 주식회사 C가 '신규 고속철도차량 도입 및 정비 사업' 입찰을 공고했고, 채권자인 주식회사 A와 B회사로 구성된 공동수급체(G)와 보조참가인 D주식회사가 입찰에 참여했습니다. 채권자 공동수급체는 규격평가 단계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고, 보조참가인 D주식회사가 최종 낙찰자로 선정되어 1조 859억 9,999만 9,700원의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채권자들은 입찰 과정에 규격평가의 부당성, 부적격 통지 의무 불이행, 시스템 오류로 인한 예정가격 유출 등의 중대한 하자가 있어 입찰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낙찰자 지위 확인 및 이 사건 계약 이행 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신규 고속철도차량 도입 및 정비 사업 입찰의 규격평가가 자의적이고 부당하여 입찰 절차의 공정성을 침해했는지 여부입니다.
2. 채무자가 입찰 부적격자에게 평가 기준에 따른 배점까지 구체적으로 통지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입찰이 무효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3. 입찰 당시 시스템 오류로 예정가격이 공개되어 공공예산 낭비가 초래되었으므로 입찰이 무효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4. 공공계약 입찰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해당 하자가 입찰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할 정도로 중대'한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무엇인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권자들의 항고를 모두 기각하고, 항고로 발생한 비용은 채권자들이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는 제1심 법원이 채권자들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음을 의미합니다.

결론

법원은 채권자들이 주장한 입찰 규격평가의 부당성, 부적격 통지 의무 불이행, 예정가격 유출 등의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예정가격 유출에 법령 위반 소지는 있으나, 그것만으로 낙찰자 결정이나 계약을 무효로 할 정도의 중대한 하자는 아니며, 채권자들이 규격평가에서 탈락한 이상 예정가격 공개가 낙찰 실패의 결정적인 이유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국가계약법상 공공계약의 본질: 이 사건에서 법원은 국가계약법에 따라 체결되는 공공계약이 국가 등이 사경제의 주체로서 상대방과 대등한 위치에서 체결하는 사법(私法)상의 계약이므로, 그에 관한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적 자치와 계약자유의 원칙 등 사법의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입찰 절차 하자의 무효 판단 기준 (대법원 2001. 12. 11. 선고 2001다33604 판결 등 참조)​: 법원은 계약담당자가 입찰 절차에서 국가계약법령이나 세부심사기준을 위반하여 적격심사를 한 하자가 있더라도, 단순히 그러한 사유만으로 낙찰자 결정이나 그에 기한 계약이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하자가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할 뿐 아니라 상대방도 이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 또는 '누가 보더라도 낙찰자 결정 및 계약 체결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는 행위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분명한 경우 등 이를 무효로 하지 않으면 그 절차에 관하여 규정한 국가계약법의 취지를 몰각하는 결과가 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무효가 된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18조 (규격입찰 시 평가 기준 및 절차 열람 의무)​: 이 조항은 규격평가를 실시한 후 가격입찰을 하는 경우, 계약담당자가 입찰에 참가하고자 하는 자가 사전에 '평가 기준 및 절차 등'을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담당자가 입찰 참여자가 사전에 평가 기준과 절차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할 의무는 부담하지만, 규격평가가 이루어진 직후 '부적격자'에게 '평가 기준에 따라 실제로 받은 배점'까지 일일이 통지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채무자의 계약사무시행세칙 제64조 단서에 따라 전자입찰 시에는 부적격 사실을 개별적으로 통지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국가계약법 제8조의2 및 시행령 제7조의2 (예정가격 작성 및 누설금지 의무)​: 이 법령들은 '예정가격'이 낙찰자 및 계약금액 결정의 기준으로 미리 작성되어야 하며, 계약수량, 이행기간, 수급상황, 계약조건 등을 고려하여 적정한 금액이 반영되어야 함을 명시합니다. 또한, 예정가격은 밀봉해 미리 개찰장소 등에 두어야 하며 누설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선행입찰의 예정가격이 전자조달시스템에 공개되어 예정가격 누설금지 의무 위반의 소지가 있었다고 보았으나, 법원은 그 사정만으로 이 사건 입찰 절차가 공공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예정가격 공개 전후 보조참가인의 투찰가격이 거의 변경되지 않았고, 채권자들이 규격평가에서 이미 탈락하여 예정가격 공개가 낙찰자로 선정되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참고 사항

• 입찰 참여 전, 공고문과 평가기준, 특히 규격평가의 항목별 기준과 배점을 매우 면밀하게 검토하고 숙지해야 합니다.
• 입찰 과정에서 불공정하다고 의심되는 부분이 발견되면, 관련 법령 및 시행세칙을 정확히 파악하여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단순히 입찰 참여자의 자체적인 평가 결과나 추측만으로는 입찰 절차의 무효를 주장하기 어렵습니다.
• 수사기관의 강제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입찰 절차의 공공성이나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명확한 법적 판단이나 구체적인 정황이 밝혀질 때까지 상황을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공공계약의 하자를 주장하여 입찰 무효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해당 하자가 입찰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현저히 침해할 정도로 중대'해야 하며, 상대방도 그러한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전자입찰의 경우 부적격 통지 방식이나 시기가 서면 통지와 다를 수 있으므로, 해당 전자조달 시스템의 공지 방식 및 관련 규정을 미리 확인해야 합니다.
• 예정가격 유출과 같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낙찰자 선정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판단되면 입찰 무효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