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주식회사 A는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하여 지원금을 받았으나 연구개발비 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으로부터 여러 건의 사업 참여제한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처분서에 참여제한 기간의 시작일(기산일)이 명시되지 않아 처분의 효력이 이미 상실되었거나, 처분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어 무효이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취소 청구는 제소기간을 놓쳐 부적법하다고 각하했으며, 실효 확인과 무효 확인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A는 여러 건의 국가연구개발사업에 참여하여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피고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주식회사 A가 이 출연금을 연구개발비 용도 외로 사용했다고 판단하여, 2015년 12월 4일과 17일에 걸쳐 각 과제에 대해 5년의 참여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러한 처분에 대해, 처분서에 참여제한 기간의 기산일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았으므로, 마지막 처분서가 송달된 2015년 12월 17일부터 5년이 지난 2020년 12월 17일에 참여제한 기간이 모두 만료되어 효력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실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설령 실효되지 않았더라도 기산일 미기재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하며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기산일 오인으로 제소기간을 준수하지 못했으나 '추후보완'이 허용되어야 하며, 처분이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청구를 변경하여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판결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주식회사 A에게 내린 여러 건의 국가연구개발사업 참여제한 처분이 처분서에 참여제한 기간의 시작일(기산일)을 명시하지 않아 이미 효력이 상실되었는지(실효 여부). 둘째, 만약 실효되지 않았다면 기산일 미기재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처분이 무효인지(무효 여부). 셋째,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하는지(취소 여부). 특히 취소소송의 경우 제소기간 준수 여부 및 추후보완 허용 여부, 그리고 참여제한 기간의 누적 합산 규정이 법률유보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인지 여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주식회사 A의 제2예비적 청구인 참여제한 처분 취소 청구는 제소기간(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주위적 청구인 참여제한 처분 실효 확인 청구와 제1예비적 청구인 참여제한 처분 무효 확인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 총비용은 원고인 주식회사 A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행정처분서에 참여제한 기간의 기산일이 명시적으로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관련 법규(이 사건 운영요령 제44조)의 내용, 피고의 국가과학기술종합정보시스템 등록 내용, 그리고 여러 과제에 대한 연속적인 제재 처분의 합리적인 해석을 통해 기산일을 선행 과제 참여제한 기간 종료일 다음 날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처분서 문언에 따르기 어려운 경우 처분 경위, 목적 등을 고려해 처분 내용을 해석할 수 있으며, 당연히 수반되는 의사표시는 묵시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처분이 실효되거나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한 취소소송은 주식회사 A가 제소기간을 준수하지 못했고, 제소기간 추후보완 요건인 '책임질 수 없는 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번 판결에는 여러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우선, 주식회사 A에 대한 참여제한 처분의 근거는 '구 산업기술혁신법(2016. 1. 6. 법률 제1373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1조의2'와 '구 산업기술혁신법 시행령(2016. 1. 12. 대통령령 제2688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의3', 그리고 '구 산업기술혁신사업 공통 운영요령(2015. 12. 21.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15-2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 사건 운영요령) 제44조'입니다. 특히 이 사건 운영요령 제44조 제1항은 '둘 이상의 연구개발과제를 수행하던 중 하나의 연구개발과제로 인하여 참여제한을 받은 자에 대하여 다른 연구개발과제로 인하여 다시 참여제한을 하는 경우 그 기간의 기산일은 진행 중인 참여제한 기간이 종료되는 날의 다음 날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 참여제한 기간의 누적 합산 원칙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이 규정이 법률유보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행정소송법 제20조 제1항 및 제2항은 취소소송의 '제소기간'을 처분 등이 있음을 안 날부터 90일 이내, 처분 등이 있은 날부터 1년 이내로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불변기간에 해당합니다.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에 따라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기간을 준수하지 못했을 때만 추후보완이 허용되는데, 법원은 원고가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해당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은 행정청의 처분은 원칙적으로 문서로 해야 한다고 규정하며 처분 내용의 명확성을 요구합니다. 그러나 처분서의 문언만으로 불분명할 경우, 처분 경위와 목적 등을 고려하여 처분 내용을 해석할 수 있고, 논리적으로 당연히 수반되는 의사표시는 묵시적으로 포함될 수 있다는 법리(대법원 2010두18035 판결 등)가 적용되었습니다. 행정처분이 '당연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해야 한다는 법리(대법원 2001두4566 판결 등)도 적용되었으나, 법원은 기산일 미기재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행정처분을 받게 되면 처분서의 내용을 면밀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참여제한 기간이나 자격 제한 기간 등 기간과 관련된 내용은 시작일(기산일)과 종료일을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만약 처분서에 기산일이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아 불분명하다면, 단순히 개인적인 해석에 의존하기보다는 처분 기관에 서면으로 질의하거나 명확한 안내를 요청하여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합니다. 행정소송법은 취소소송의 경우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90일 이내,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에 제기하도록 엄격한 제소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이 기간을 놓치면 본안 판단 없이 소송 자체가 각하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제소기간을 놓친 데에 '책임질 수 없는 사유'가 있어야만 추후보완이 허용되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경우를 의미합니다. 처분 내용의 불명확성을 이유로 소송 기간을 놓쳤다면, 그 불명확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은 경우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또한, 행정처분이 당연히 무효가 되려면 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하므로, 단순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해서 무효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 과제와 관련된 참여제한 처분을 연속적으로 받게 되는 경우, 개별 처분마다 참여제한 기간이 누적적으로 합산되어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이는 국가연구개발사업 공통 운영요령 등 관련 규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