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

숨겨진 재산을 둘러싼 상속세 부과 취소 소송

이 사건은 사망한 망인이 타인 명의의 금융계좌, 주식, 법인 등을 이용하여 거액의 재산을 숨겨두고 관리해온 상황에서, 상속인들이 이 재산에 대해 부과된 상속세 및 증여세(가산세 포함)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제기한 소송입니다. 상속인들은 재산이 사망 전에 특정 상속인에게 증여된 것이라거나, 자산 평가가 잘못되었고, 자신들에게 부과된 가산세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들(상속인들)과 피고들(세무당국) 양측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상속세 및 가산세 부과는 유지되었고, 일부 증여세 부과처분은 취소되었습니다.

분쟁 상황

사망한 망인이 1998년경 소송 패소 후 재산 보전 및 국세 체납 회피를 목적으로 타인 명의의 금융계좌, 주식, 그리고 직접 인수한 휴면법인 등을 통해 약 272억 원에 달하는 거액의 재산을 숨겨 관리해왔습니다. 망인이 2007년 2월 8일에 사망했음에도 상속인인 아들 A는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으며, 기존 차명계좌를 해지하고 새로운 차명계좌를 개설하거나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 재산을 적극적으로 은닉했습니다. 세무당국이 뒤늦게 이 사실을 파악하고 2017년 8월 1일 상속인들에게 막대한 상속세와 가산세를 부과하자, 상속인들은 이 부과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상속인들은 재산이 사망 전에 A에게 증여된 것이라거나, 법인의 부동산 매각 이익을 '일시우발적 사건'으로 보아 주식 가액을 다르게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자신들에게 부과된 가산세(특히 A에 대한 부당무신고가산세와 나머지 상속인들에 대한 동일한 가산세율 적용)가 부당하다고 다투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망인이 생전에 특정 상속인에게 재산을 증여했는지(사전증여) 여부와 상속재산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휴면법인을 인수한 후 부동산을 매각한 행위를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일시우발적 사건'으로 보아 주식 가액을 다르게 평가해야 하는지 여부.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차명계좌를 신규 개설하거나 이체하는 등의 재산 은닉 행위가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여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가 정당한지.
금전채권과 같이 나눌 수 있는 채권(가분적 채권)이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예외적으로 포함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원고 A와 같은 적극적 은닉 행위가 없었던 다른 상속인들에게도 동일하게 높은 부당무신고가산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한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고들 및 피고들의 각 항소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이는 제1심 판결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이를 유지한 것으로, 원고 A에 대한 상속재산 인정 및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 가분적 채권의 상속재산분할협의 대상 불인정 등 제1심의 주요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다만, 제1심 판결문 중 일부 내용이 수정되거나 추가 판단이 이루어졌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망인의 차명 재산이 상속재산으로 인정되며, 상속인이 고의로 사망 사실을 은폐하거나 적극적으로 재산을 은닉한 경우 높은 '부당무신고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음을 재확인했습니다. 또한, 금전채권과 같은 가분적 채권은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에 따라 분할되므로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초과특별수익자 존재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법리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초과특별수익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워 가분적 채권이 상속재산분할협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상속 재산 관리와 상속세 신고에 있어 정직하고 투명한 절차가 중요함을 강조하는 판결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과세처분 위법성에 대한 증명책임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과세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과세요건의 존재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과세관청(세무서장)에게 있습니다. 그러나 납세의무자에게 유리한 사실, 예를 들어 상속재산이 아닌 사망 전의 '사전증여'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이를 주장하는 납세의무자(원고들)가 증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이 실질적으로 재산을 소유하다 사망했음이 증명되었으므로, 사전증여 주장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들에게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상속재산분할협의 대상 (민법 제1008조, 제1008조의2): 민법은 상속인 간의 공평을 도모하기 위해 특별수익 및 기여분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금전채권과 같이 급부의 내용이 나눌 수 있는 채권(가분채권)은 상속이 개시되면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즉시 분할 귀속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다만, 공동상속인들 중에 초과특별수익자가 존재하여 가분채권을 상속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할 경우 상속인 간의 형평에 어긋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예외적으로 가분채권도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원고 A가 초과특별수익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워 가분채권이 상속재산분할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 및 가산세 부과 (국세기본법 및 조세범처벌법 관련 법리): 조세포탈죄에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란 조세의 부과와 징수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등 적극적인 행위를 말합니다. 단순히 신고를 하지 않거나 허위 신고하는 것을 넘어, 수입이나 매출 등을 고의로 장부에 기재하지 않거나 허위 서류를 제출하는 등 적극적으로 은닉하려는 의도가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 A가 망인의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허위 확인서를 제출했으며, 차명계좌를 해지하고 신규 개설하여 재산을 은닉한 행위는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어 높은 부당무신고가산세 부과가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상속세 신고기한 이후의 행위도 망인의 사망 이후 상속세 회피를 위한 단일한 의사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부정행위 판단에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주식 평가 및 일시우발적 사건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56조 제1항 제1호, 시행규칙 제17조의3 제1항 제6호): 비상장 주식의 가액을 평가할 때, '일시적이고 우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법인의 순손익액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경우 해당 사건의 영향을 제외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행규칙에서는 '기업회계기준상 유형자산의 처분손익 등이 법인세 차감 전 손익의 50%를 초과하는 경우'를 그 예시 중 하나로 규정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법인이 취득한 부동산은 법인의 사업목적(부동산분양업 관련 부대사업)에 비추어 '유형자산'이 아닌 '재고자산' 또는 '투자자산'으로 보았고, 또한 부동산 매각이 법인 설립 당시부터 계획된 정상적인 사업활동의 일환이므로 '일시우발적 사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숨겨진 재산에 대한 상속세: 사망자가 차명계좌, 주식, 법인 등을 통해 숨겨둔 재산이라도, 실제 소유자가 사망자였음이 밝혀지면 모두 상속재산으로 간주되어 상속세가 부과됩니다. 오랜 기간 숨겨져 있더라도 세무당국의 조사로 언제든 드러날 수 있습니다.
사망신고의 중요성: 상속세 신고는 상속개시일(사망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이내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망신고를 고의로 지연하거나 은폐하여 과세당국의 상속세 부과를 방해하는 행위는 세금 회피를 위한 '부정한 행위'로 간주되어 일반 가산세보다 훨씬 높은 '부당무신고가산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차명재산 관리의 위험: 사망자의 차명재산을 상속인들이 계속 관리하거나, 기존 계좌를 폐쇄하고 신규 차명계좌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인 방법으로 재산을 은닉하는 행위는 상속세 탈루를 위한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로 판단되어 가산세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주식 가액 평가 기준: 비상장 주식의 가액을 평가할 때, 법인이 보유한 부동산의 매각 이익이 '일시우발적 사건'으로 인정되는지는 매우 중요합니다. 법인의 설립 목적이나 실제 영업 활동이 부동산 매매나 임대에 있다면, 해당 부동산의 매각은 정상적인 사업활동으로 보아 '일시우발적 사건'으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 주식 가액 평가 시 매각 이익이 반영될 수 있습니다.
가분적 채권의 상속분할: 은행 예금이나 대여금처럼 성질상 나눌 수 있는 금전채권은 상속이 개시되면 법정상속분에 따라 각 상속인에게 자동적으로 분할 귀속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따라서 상속재산분할협의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공동상속인들 중 특별수익을 많이 받은 상속인이 있어 다른 상속인들과의 형평을 맞출 필요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산세 부과의 차이: 모든 상속인에게 동일한 가산세율이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적극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세금을 탈루하려는 '부정한 행위'에 직접 가담한 상속인에게는 높은 부당무신고가산세율이 적용되지만, 단순히 협조하거나 소극적인 행위를 한 상속인에게는 일반 가산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각 상속인의 구체적인 행위와 그 적극성 여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자신의 상황을 명확히 설명하고 주장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