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학교 이사장 등의 부정입학과 교비 횡령 사건

이 사건은 학교법인 이사장과 관련 교직원들이 국제중학교 신입생 추가 합격 대가로 학부모들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하고, 특정 학생의 합격을 위해 성적을 조작하며, 학교 자금을 횡령하고 허위 서류로 명예퇴직 수당을 편취하는 등 다양한 비리를 저지른 일련의 사건입니다. 법원은 이사장 A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하고, 추가 합격 금품 수수에 핵심 역할을 한 법인실장 H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나머지 교직원 및 학부모들의 항소는 모두 기각되어 원심의 형량이 유지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학교 운영진: 학교법인 이사장 A, N국제중학교 교감 및 입학관리위원회 부위원장 B, N학원 법인실장 겸 N국제중학교 행정실장 H, N국제중학교 교장 G, N초등학교 교감 F. (사망한 N국제중학교 교감 AH는 성적조작에 주도적 역할)
• 교사: N국제중학교 국어·사회·도덕 교사 C, D, E. (성적 조작에 가담)
• 교직원: N국제중학교 인사 업무 담당 L, N국제중학교 보건교사 M. (명예퇴직 수당 편취에 가담)
• 학부모: N국제중학교 추가 합격을 청탁하며 금원을 제공한 I, J, K.

분쟁 상황

N학원 소속 N국제중학교는 2009학년도 신입생 선발 시 사배자 장학금 1억 6천만 원 지원을 조건으로 특성화중학교로 지정되었습니다. 이후 미등록 결원이 발생하자, 학교법인 이사장 A는 법인실장 H에게 '학교발전기금을 낼 수 있는 학생을 위주로 추가 합격시키라'고 지시했습니다. H은 N국제중학교 교감 B와 공모하여 학부모들로부터 총 1억 원의 금품을 받고 자녀들을 추가 합격시켰습니다. 또한 이사장 A는 2012학년도와 2013학년도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N초등학교 출신 학생들의 합격률을 높이고 특정 대기업 총수의 손자를 합격시키기 위해 교감 AH(사망) 등에게 성적 조작을 지시했습니다. 한편, 학교법인의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이사장 A는 토지보상금 약 4억 1,200만 원과 교비 약 4억 6,300만 원을 횡령하고, 교직원 L, M과 공모하여 M을 N고등학교로 서류상 전보한 뒤 약 1억 원 상당의 명예퇴직 수당을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편취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학교법인 이사장 A의 배임수재, 업무방해, 횡령, 사기, 사립학교법 위반 혐의 인정 여부 및 횡령죄의 공소시효 판단.
2. N국제중학교 교감 B와 법인실장 H의 배임수재 공동정범 성립 여부.
3. 학부모 I, J, K의 자녀 추가 합격과 관련한 배임증재 혐의 인정 여부 및 '부정한 청탁'과 '대가성'의 판단 기준.
4. N국제중학교 교사 C, D, E의 신입생 성적 조작을 통한 업무방해 공동정범 성립 여부.
5. N국제중학교 교장 G의 교비 횡령, N초등학교 교감 F의 업무상 횡령 공모 여부.
6. 교직원 L, M의 명예퇴직 수당 편취 관련 사기 공동정범 성립 여부.
7. 각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양형이 적정한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인 A에 대한 원심판결(징역 4년 6월, 추징 1억 원) 중 일부를 파기하고,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습니다. (일부 감형)
2. 피고인 H에 대한 원심판결(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중 일부를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실형으로 전환, 형량 다소 감소)
3. 피고인 B, C, D, E, F, G, I, J, K, L, M의 항소와 검사의 피고인 B, C, D, E, I, J, K에 대한 항소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원심 형량 유지)

결론

항소심 법원은 학교법인 이사장과 주요 교직원들이 국제중학교 입학이라는 학부모들의 절박한 심정을 이용하여 저지른 각종 비리 행위의 중대성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사립학교 교육 현장의 염결성과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부정입학과 성적 조작에 대해 엄정한 판단을 내렸습니다. 다만 이사장 A와 법인실장 H에 대해서는 일부 양형 참작 사유를 인정하여 형을 조절했습니다. 이번 판결은 학교 운영의 투명성과 입시 제도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배임수재 및 배임증재죄 (형법 제357조):
   •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관하여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배임수재죄가 성립하고, 이를 제공한 자는 배임증재죄로 처벌받습니다.
   • 여기서 '부정한 청탁'은 사회상규나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을 의미하며,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묵시적인 합의도 포함됩니다.
   • 재물을 공여하는 시점이 청탁 후이거나 자녀의 합격이 결정된 후라도, 금품이 청탁의 대가로 인정되면 배임증재죄가 성립합니다.
2. 업무방해죄 (형법 제314조 제1항):
   • 위계나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는 경우에 성립합니다.
   • 학교 신입생 선발 업무와 같이 공정성이 요구되는 업무에서 성적 조작 등 부정한 방법으로 업무를 교란하면 업무방해죄가 됩니다.
   • 지시자가 부정행위의 구체적인 방법을 명시하지 않았더라도, 그 지시가 부정행위로 이어질 것을 예상했다면 공동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3.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 업무상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하면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하며, 특정 금액 이상일 경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가중처벌됩니다.
   • 횡령죄의 공소시효는 불법영득의사가 외부에 인식될 수 있는 객관적 행위가 있을 때부터 시작됩니다.
   • 학교 교비는 학교 교육 목적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횡령에 해당합니다.
4. 사기죄 (형법 제347조 제1항):
   •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편취하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면 사기죄가 성립합니다.
   • 명예퇴직 수당과 같이 공적 자금을 허위 서류 등으로 속여서 받는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5. 사립학교법 위반 (사립학교법 제73조의2, 제29조 제6항):
   • 사립학교법은 교비회계의 수입을 다른 회계로 전출하거나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 이를 위반하여 교비를 부당하게 사용하면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6. 공동정범 (형법 제30조) 및 공범과 신분 (형법 제33조):
   • 2인 이상이 공동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 공동정범이 되며, 반드시 사전에 치밀한 계획이 없더라도 순차적, 암묵적인 의사 결합으로도 성립할 수 있습니다.
   • 범죄의 실행에 본질적인 기여를 했다면 직접 실행행위를 하지 않아도 공동정범으로 처벌됩니다.
   • 신분관계로 인해 성립하는 범죄(예: 업무상 횡령)에 신분이 없는 자가 가담한 경우, 신분이 없는 자도 그 범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참고 사항

1. 입학 과정의 투명성: 학교의 추가 합격자 선발에 별도의 규정이 없더라도, 객관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개별 청탁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재량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가 자녀의 입학을 위해 학교 관계자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것은 '배임증재죄'로 처벌받을 수 있으며, 돈을 받는 학교 관계자는 '배임수재죄'로 처벌받습니다.
2. 학교 발전 기금: 학교 발전 기금은 법에 정해진 투명한 절차와 용도를 따라 조성하고 운영되어야 합니다. 비공식적인 금품 수수는 학교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해치는 심각한 범죄 행위로 간주됩니다.
3. 학교 자금의 사적 유용 금지: 학교의 교비나 법인 자금은 정해진 용도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학교 운영진이라 할지라도 이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사용하거나 부당하게 전용하면 '업무상 횡령죄' 또는 '사립학교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4. 공모 공동정범: 범죄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범죄 실행에 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기능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공동정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상명하복 관계에 있는 경우에도 부당한 지시임을 알면서 따랐다면 형사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5. 명예퇴직 수당 편취: 교원 명예퇴직 수당은 법이 정한 요건에 따라 지급되는 공적 자금입니다. 서류를 조작하거나 허위 사실을 기재하여 부당하게 수당을 편취하는 행위는 '사기죄'에 해당합니다. 관련 법규를 정확히 확인하고 절차를 준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