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동 거래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취소 판결

AA금속 주식회사는 폐동(廢銅)을 공급받으면서 특정 거래처 명의로 세금계산서를 수취했습니다. 그러나 세무당국은 이 거래가 실제 공급자가 다른 '위장거래'이며, 따라서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므로 매입세액 공제를 부인하고 2009년 제1기와 제2기분 부가가치세 총 000원을 부과했습니다. AA금속은 이에 불복하여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에서는 세무당국의 주장이 받아들여졌으나, 항소심에서는 세금계산서가 위장거래로 인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것은 맞지만, AA금속이 그러한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를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다고 판단하여, 세무당국의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하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A금속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A금속 주식회사: 폐동을 공급받고 세금계산서를 수취한 회사 (원고, 항소인)
• 동대문세무서장: AA금속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한 과세관청 (피고, 피항소인)
• 이 사건 거래처 (HH자원, DDD자원, FF금속) 및 그 대표자 (윤GG, 조CC, 심EE): AA금속에 폐동을 공급한 것으로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업체들. 실제 공급자가 아니라는 의심을 받음
• 윤JJ: 원고 AA금속의 대표자
• 구II: AA종합금속의 대표자이자 윤JJ의 아들
• 윤KK: LL금속의 대표이자 윤JJ의 동생. 폐동 계근 업무를 주로 담당

분쟁 상황

AA금속은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이 사건 거래처(HH자원, DDD자원, FF금속)로부터 폐동을 공급받으면서 해당 거래처 명의의 세금계산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동대문세무서장은 이 거래처들이 실제 폐동을 공급한 것이 아니며, 단순히 명의만 빌려준 '자료상' 또는 '위장사업자'라고 판단했습니다. 세무당국은 이 거래처들의 사업주들이 경제적 능력이 부족하고, 사업장에 실질적인 시설이 없었으며, 매입신고가 매출에 비해 현저히 적거나 없었고, 입금된 대금을 즉시 현금으로 인출하는 등 정상적인 영업 활동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들을 근거로 삼았습니다. 이에 세무당국은 AA금속이 수취한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고 보아 매입세액 공제를 부인하고, 2010년 10월 1일 AA금속에 2009년 제1기분 및 제2기분 부가가치세 000원(가산세 포함)을 부과했습니다. AA금속은 이에 불복하여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본 사건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AA금속이 받은 세금계산서가 실제 공급자와 명의상 공급자가 다른 이른바 '위장거래'에 의해 발행된 것으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만약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면, AA금속이 이러한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를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동대문세무서장이 AA금속 주식회사에 부과한 2009년 제1기분 및 제2기분 부가가치세 000원(가산세 포함)의 각 부과처분을 모두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에 소요된 모든 비용은 피고(동대문세무서장)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이 사건 세금계산서가 '위장거래'에 해당하여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라는 과세관청의 주장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AA금속이 이러한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AA금속이 거래처의 사업자등록증 및 신분증을 확인하고 대금을 명의자 계좌로 송금했으며, 폐동 거래의 일반적인 관행 등을 고려했을 때, '자료상'이나 '위장거래자'로 의심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따라서 AA금속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은 위법하다고 보아 취소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구 부가가치세법 (2010. 1. 1. 법률 제991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조 제2항 제1의2호: 이 조항은 매입세액이 공제되지 않는 사유 중 하나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란 과세의 대상이 되는 재화나 용역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공급받는 주체, 가액, 시기 등이 세금계산서의 형식적인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하며, 실제 공급자가 세금계산서 발행 명의자와 다른 '위장거래'도 이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2. 국세기본법 제14조 제1항 (실질과세의 원칙): 세법을 적용할 때, 과세의 대상이 되는 소득, 수익, 재산, 행위 또는 거래의 귀속이 명의일 뿐 사실상 귀속되는 자가 따로 있다면, 사실상 귀속되는 자를 납세의무자로 하여 세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이 원칙은 세금계산서의 명의와 실제 거래 주체가 다를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3. 증명책임의 분배:

   • 어느 거래가 명목상의 거래이고 세금계산서가 '사실과 다르게 기재된 세금계산서'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관청에 있습니다.
   • 그러나 실제 공급자와 세금계산서상의 공급자가 다른 경우, 세금계산서를 받은 자(공급받는 자)가 그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를 알지 못한 데에 과실이 없다는 '선의·무과실'은 매입세액 공제를 주장하는 자, 즉 납세의무자가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4. 과실 여부 판단 기준: 공급받는 자에게 명의위장 사실을 알지 못한 과실이 있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세금계산서의 발행 및 교부 경위, 재화 또는 용역의 가격, 공급 경로와 과정, 공급받는 자가 명의상 공급자의 사업장 현황 등을 확인했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사업자들은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거래처 확인 철저: 새로운 거래처와 거래를 시작할 때에는 사업자등록증, 대표자의 신분증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거래 상대방이 실제 사업 활동을 영위하는지 어느 정도 확인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2. 대금 지급 방식: 거래 대금은 반드시 세금계산서에 기재된 공급자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금 거래 시에는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증빙을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3. 특정 업종의 거래 관행: 폐동과 같은 특정 업종에서는 운송비 절감 등을 위해 중간 도매상 없이 폐동을 직접 납품처로 운송하여 계근과 대금 수령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러한 업종 특성을 고려하여 과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므로, 자신의 업종의 일반적인 거래 관행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4. 의심스러운 정황 인지 시: 거래처가 입금된 대금을 곧바로 전액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사업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등 비정상적인 거래 형태를 보인다면, 해당 거래처가 '자료상'일 가능성을 의심하고 추가적인 확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5. 세무조사 결과 활용: 이전에 세무당국으로부터 '선량한 주의의무를 다한 선의의 거래당사자'로 판단받은 이력이 있다면, 이는 추후 유사한 문제 발생 시 납세자에게 유리한 증거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6. 수사기관의 무혐의 처분: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은 직접적으로 과세처분을 뒤집는 증거는 아니지만, 납세자가 위장거래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을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