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회사와 운전기사 간 임금 협상 유효성 다툼

택시회사와 운전기사 간 임금 지급 방식을 둘러싸고 최저임금 미달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원고인 택시 운전기사는 피고 회사와 노동조합이 체결한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및 연장·야간근로수당 삭제·축소 합의가 최저임금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미지급된 임금, 주휴수당, 퇴직금 등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해당 임금협정들이 유효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택시회사와 근로계약을 맺고 택시를 운전했던 근로자
• 피고 B 주식회사: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 일반택시운송사업을 운영하는 회사
• C노동조합 부산지역본부(D노동조합): 원고가 가입되어 있던 노동조합
• E조합: 피고가 가입된 택시 운수업 사용자 단체

분쟁 상황

원고인 택시 운전기사는 피고 택시회사가 2008년 이후 체결된 각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삭제하거나 축소한 것이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적용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이므로, 2005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 미달액, 주휴수당 차액분, 재산정된 평균임금에 따른 퇴직금 미지급액 총 38,375,200원을 지급하라고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택시 운전기사 노동조합과 회사가 체결한 임금협정 중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및 연장·야간근로수당 삭제·축소 합의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등의 강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인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와 노동조합 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 및 연장·야간근로수당 관련 합의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최저임금 미달 임금, 주휴수당 차액, 퇴직금 미지급액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이는 임금협정을 통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연장·야간근로수당을 조정하더라도, 그 합의가 강행법규를 잠탈하려는 의도가 아니며 실질적으로 최저임금에 미달하지 않는다면 유효하다는 법원의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판례와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및 시행령 제5조의3: 일반택시운송사업에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시행령 제5조의3은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의미하며, 소정근로시간 외 임금 및 복리후생 임금은 제외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초과운송수입금이 아닌 기본급 등 고정급만이 최저임금 산정 대상이 되는 법적 근거가 됩니다.
2. 근로기준법 제50조 제1항, 제2항 및 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기준법은 1주 40시간, 1일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고(제50조), 이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합니다(제2조 제1항 제8호). 이 사건은 노사 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데 이 조항들이 적용되었습니다.
3. 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례는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사용자가 최저임금 미달 회피를 목적으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등)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판시합니다. 본 판례에서 원고는 이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펼쳤습니다.
4.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노사 간 합의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본 판례에서 법원은 이 원칙에 따라 임금협정의 유효성을 신중하게 검토했습니다.
5. 최저임금법 제6조 제4항 및 시행규칙 제2조 제1항: 연장근로, 야간근로 또는 휴일근로에 대한 임금 및 가산임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제외됩니다. 이 조항들은 원고가 청구한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의 감소가 최저임금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된 근거가 되었습니다.
6. 근로기준법 제58조: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로 정한 시간을 업무 수행에 필요한 통상 근로시간으로 본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택시 운전 근로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노사 합의의 중요성을 뒷받침하는 조항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임금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근로시간 합의의 원칙과 예외: 근로자와 사용자는 법정 기준 근로시간 내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자유롭게 합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정근로시간의 합의가 단지 형식에 불과하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졌다면 그 효력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무효 여부는 최저임금 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2. 택시 운전 근로자의 최저임금 산정 특례: 일반택시 운전 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예: 초과운송수입금)을 제외한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임금으로 한정됩니다. 따라서 고정급만이 최저임금 준수 여부를 판단하는 대상이 됩니다.
3.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의 정당성 판단: 택시 요금 인상에 따라 기준운송수입금 달성에 필요한 운행시간이 단축되고, 노사가 이를 반영하여 소정근로시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한 경우라면, 최저임금법 잠탈 목적이 아닌 정당한 합의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소정근로시간 단축 후에도 실제 지급되는 고정급을 단축 이전의 소정근로시간으로 환산한 시간당 임금이 당시의 법정 최저임금을 상회한다면, 잠탈 의도로 보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4. 연장·야간 근로수당의 최저임금 산입 여부: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은 일반적으로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노사 합의에 따라 이러한 수당이 줄어들거나 삭제되더라도, 이것이 곧바로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 행위로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5. 택시 운전 근로의 특수성: 택시 운전 근로자는 사업장 밖에서 근무하며 운행 여부, 시간, 장소를 스스로 결정하는 경우가 많아 사용자가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지휘·감독하기 어려운 특수성이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근로기준법 제58조에 따라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로 업무 수행에 필요한 통상적인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초과운송수입금이 운전기사에게 직접 귀속되는 점도 노사 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