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조선소 근무자의 어깨 부상 산재 불승인 판결

원고는 2018년 우측 어깨 부상으로 요양 승인을 받아 치료했습니다. 이후 2019년 좌측 어깨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고, 오랜 기간 조선소에서 목의장 작업을 해왔으므로 이 부상도 업무상 질병이라고 주장하며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좌측 어깨 부상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요양급여 지급을 거부했고, 원고는 이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조선소 선박수리현장에서 일용직 근로자로 근무했으며, 우측 어깨 부상 후 좌측 어깨 부상에 대해 업무상 질병을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신청한 사람
• 피고 근로복지공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요양급여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기관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8년 2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작업 중 오른쪽 어깨를 다쳐 '우측 견관절 회전근개의 근육 및 힘줄손상, 우측 견관절 상세불명의 탈구' 진단을 받고 2019년 3월까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을 승인받아 치료했습니다. 요양 종료 후인 2019년 5월경 원고는 '좌측 어깨 회전근개 파열'을 진단받았고, 2019년 11월 5일 피고에게 이 상병이 오랜 기간 조선소에서 목의장 작업을 수행하면서 발생한 업무상 질병이므로 요양급여를 지급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피고 근로복지공단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0년 4월 16일, 원고의 좌측 어깨 상병이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불복한 원고는 심사청구 및 재심사청구를 모두 거쳐 기각되자, 최종적으로 법원에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의 좌측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 사건 상병)이 과거 조선소에서의 업무 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어 요양급여 지급 대상이 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에게 내린 요양급여 부지급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하는 좌측 어깨 상병과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요양급여 부지급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의 실제 조선소 근무 기간이 주장하는 40년보다 훨씬 짧고, 공적 보험 가입 내역상 약 2년 3개월 정도이며, 사업자로서 활동하거나 다른 업무를 수행한 기간이 상당 부분 존재합니다.
2. 금전 수령 내역도 임금보다는 하도급업자로서의 도급대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원고가 순수 근로자로서 장기간 근무했음을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3.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일한 기간은 7일에 불과하며, 그 이전 조선 목의장 업무는 2년 전 4일 근무가 전부였습니다.
4. 우측 어깨 요양 기간 동안 어깨를 사용하는 업무를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요양 종료 약 두 달 후 좌측 어깨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하여 업무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5. 진료기록 감정의는 원고의 상병이 퇴행성 및 만성적 양상이며, 연령 증가에 따라 자연 발생할 수 있고, 업무 기간이 짧아 업무상 재해 관련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제시했습니다.
6. 원고 측의 작업관련성 평가 소견은 '40년간 조선소 작업'이라는 전제에 기반한 것이므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업무상의 재해)​ '업무상의 재해'란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근로자의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을 말합니다. 이 판결에서는 원고의 좌측 어깨 회전근개 파열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2호 (업무상 질병의 인정 기준)​ 근로자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물리적 인자, 화학물질, 분진, 병원체, 신체에 부담을 주는 작업 등 직업성 요인에 의하여 발생한 질병 또는 기존 질병이 악화된 경우를 업무상 질병으로 봅니다. 이때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즉, 업무가 질병 발생 또는 악화의 원인이 되었다고 볼 만한 개연성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상당인과관계의 증명 책임 대법원 판례는 근로자의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한 증명책임은 업무상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6두4912 판결 등). 따라서 이 사건에서 원고는 자신의 좌측 어깨 상병이 오랜 기간의 조선소 목의장 작업과 같은 업무로 인해 발생했음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야 했습니다. 법원은 특히 '퇴행성 질환'의 경우, 단순한 업무 관련성을 넘어 업무의 강도, 기간, 작업환경 등 업무 요인과 질병 발생 또는 악화 사이의 명확한 연관성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원고의 경우, 주장하는 근무 이력의 불확실성과 의학적 감정 결과 등이 인과관계 입증에 불리하게 작용했습니다.

참고 사항

1. 정확한 업무 이력 증명: 업무상 질병을 주장할 때는 본인의 정확한 업무 이력, 즉 근무 기간, 담당 업무, 작업 내용 등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예: 고용보험 가입 내역,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사업자등록 여부 등)를 최대한 상세하고 정확하게 제출해야 합니다.
2. 근로자 지위 확인: 근로복지공단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에 대해 보상하므로, 개인사업자나 하도급업자로서 일한 기간은 일반적으로 근로자로서의 업무 기간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본인의 고용 형태를 명확히 파악하고 필요한 경우 근로자성을 입증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3. 상병 발생 경위 명확화: 어깨 질환과 같은 퇴행성 질환의 경우, 업무 수행 과정 중 특정 시점부터 증상이 시작되거나 악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의무기록이나 동료 증언 등이 중요합니다. 특히 기존에 다른 부위의 부상으로 요양 중이었다면, 새로운 부위의 상병이 기존 업무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4. 객관적인 의학적 소견 확보: 업무상 질병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질병이 업무로 인해 발생했거나 악화되었다는 의학적 근거가 중요합니다. 주치의 소견뿐만 아니라 필요시 작업환경의학과 전문의의 작업 관련성 평가나 감정 결과가 중요하며, 이때 평가의 전제가 되는 업무 이력 정보가 정확해야 합니다.
5. 증명 책임의 이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와 재해 사이의 인과관계는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서 증명해야 합니다. 따라서 충분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