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계에서 폭행, 감금, 강간, 불법 촬영, 위치추적까지 이어진 사건

피고인이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를 상대로 강한 집착을 보이며 반복적으로 폭력, 감금, 강간, 불법 촬영, 재물손괴, 위치정보 불법 수집 등 여러 범죄를 저지른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등을 명령했으나,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가해자(피고인):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에게 폭행, 감금, 강간, 불법 촬영, 재물손괴, 위치추적 등 반복적인 범행을 저지른 사람
• 피해자: 가해자와 연인 관계였으며, 여러 차례 폭행, 감금, 강간, 불법 촬영, 재물손괴, 위치추적 등의 피해를 입은 여성 (32세)

분쟁 상황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6년부터 2018년 초까지 사귀던 사이였으나, 피고인의 강한 집착과 폭력으로 인해 여러 차례 헤어지기도 했습니다.

1. 재물손괴: 피고인은 피해자가 성관계 요구를 거부하거나 잠을 깨웠다는 이유로 피해자의 휴대전화 두 대(시가 90만 원 상당 갤럭시S7, 시가 98만 원 상당 아이폰7)를 바닥에 던져 부쉈습니다.
2. 감금:
   • 2017년 8월, 피해자가 결별을 요구하고 일하러 가는 것에 화가 나 피해자를 차에 강제로 태우고 1시간가량 감금하며 "내랑 다시 안 합칠 거면 같이 죽자", "니 엄마에게 네가 술집 다니면서 몸 파는 거 다 말할 것"이라고 협박했습니다.
   • 2017년 9월, 피해자가 경찰 신고를 시도하자 피해자의 짐을 던지고 "오늘 여기서 모두 다 불타 죽자"며 가스불을 켜는 시늉을 하는 등 10분간 집에서 나가지 못하게 감금했습니다.
   • 2018년 1월, 피해자가 만남을 피하자 주차장에서 피해자를 강제로 차에 태워 무릎 위에 앉아 움직이지 못하게 한 후 경주 무인 모텔까지 운전하여 약 하루 동안 감금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휴대폰 잠금장치를 강제로 풀게 하고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3.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 2017년 10월, 잠든 피해자의 옷을 벗기고 카메라 기능이 있는 휴대폰으로 가슴 등을 촬영했습니다.
   • 2017년 10월, 잠든 피해자의 윗옷을 걷어 올린 후 가슴 등을 촬영했습니다.
4. 강제추행: 2017년 12월, 결별을 요구한 피해자를 지하 비상구로 끌고 가 바닥에 눕힌 후 몸 위에 올라타 키스하고 가슴을 만지는 등 추행했습니다.
5. 상해:
   • 2018년 1월, 결별을 요구한 피해자의 팔을 잡아 바닥에 내동댕이쳐 다리에 심한 멍이 들게 했습니다.
   • 2018년 1월, 피해자가 술집 손님을 바래다주는 것을 따라가 "내가 저년 남편이다"라고 말하며 피해자를 계단에 굴러 떨어뜨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여러 차례 때려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안구 및 안와조직 타박상을 입혔습니다. 이때 "니는 칼만 있었으면 오늘 내한테 죽었다"고 협박했습니다.
6. 강간: 2018년 1월, 감금 중인 모텔에서 피해자에게 "니는 왜 손님하고 2차 나가노? 죽고 싶나? 니랑 내랑 이렇게 살 바에는 그냥 같이 죽자"고 협박하며 피해자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강제로 키스하고 옷을 벗긴 후 성기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총 3회 강간했습니다.
7. 재물손괴: 2018년 1월,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에 범행 모습이 촬영되었을까 우려하여 블랙박스를 뜯어 풀숲에 버렸습니다.
8.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위반: 2018년 1월 말부터 3월경까지 미리 구입한 위치추적기를 피해자 차량에 부착하여 위치정보를 불법 수집했습니다.

피고인은 일부 촬영 및 감금, 강간 혐의에 대해 부인했으나, 법원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 피고인의 이전 폭행 및 협박 전력, 피해자가 즉시 경찰에 신고한 점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특히 강간죄에 대해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더라도, 피고인의 이전 폭행 및 협박, 당시 감금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가 자유로운 의사로 성관계에 응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했는지 여부, 피고인이 피해자를 감금하고 강간했는지 여부, 피고인의 범행에 대한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성범죄 재범 위험성 및 전자장치 부착 명령의 필요성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명령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에 5년간 취업 제한을 명령했습니다. 압수된 휴대전화, 외장하드, 위치추적기는 몰수했습니다. 다만, 검사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결론

이번 판결은 연인 관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복합적인 범죄 행위에 대해 피고인의 죄책을 무겁게 인정하면서도, 성범죄 재범 위험성에 대한 엄격한 판단 기준을 적용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 판단에 있어 '성인지 감수성'을 강조한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는 다음과 같은 여러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재물손괴 (형법 제366조)​: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거나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휴대전화와 차량 블랙박스를 파손한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2. 감금 (형법 제276조 제1항)​: 사람을 체포 또는 감금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해자를 차에 태워 이동하거나 집에 못 나가게 하는 등 신체적 자유를 구속한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감금죄는 물리적, 유형적 장해뿐만 아니라 심리적, 무형적 장해에 의해서도 성립할 수 있으며, 행동의 자유 박탈이 반드시 전면적일 필요는 없습니다.
3.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4조 제1항 (카메라 등 이용 촬영)​: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고인이 잠든 피해자의 신체를 촬영한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4. 강제추행 (형법 제298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바닥에 눕히고 신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5. 상해 (형법 제257조 제1항)​: 사람의 신체를 상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다리 타박상, 안구 및 안와조직 타박상 등을 입힌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6. 강간 (형법 제297조)​: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피고인이 감금된 모텔에서 피해자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성관계를 강요한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강간죄의 폭행·협박 판단 시에는 피해자가 처한 구체적인 상황을 기준으로 하며,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반항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7.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 제40조 제4호: 누구든지 개인 또는 소유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당해 개인 또는 이동성이 있는 물건의 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피고인이 위치추적기를 부착하여 피해자의 위치정보를 불법 수집한 행위에 적용되었습니다.
8.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여러 개의 죄를 저질렀을 때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의 장기(가장 긴 기간)를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의 여러 범죄에 대해 강간죄를 기준으로 형이 가중되었습니다.
9.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명령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6조 제2항)​: 성폭력 범죄자에게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할 수 있습니다.
10.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 제한 (구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56조 제1항, 제2항)​: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 일정 기간 관련 기관 취업을 제한합니다.
11. 몰수 (형법 제48조 제1항 제1호)​: 범죄에 제공되었거나 범죄로 인해 생긴 물건을 국가가 강제로 빼앗는 조치입니다. 피고인의 휴대전화, 외장하드, 위치추적기가 몰수되었습니다.
12.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등록하여 관리합니다.
13. 성인지 감수성 (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참조)​: 성폭행 사건 심리 시 사건 발생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주의해야 하는 법관의 자세를 의미합니다. 피해자의 대처 양상이 다양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14. 부착명령 기각 원칙 (특정 범죄자에 대한 보호관찰 및 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 제9조 제4항 제1호)​: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성폭력범죄의 재범 위험성(다시 범죄를 저지를 상당한 개연성)과 성폭력범죄의 습벽(버릇, 범죄 경향)이 인정될 때 내려집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이전 성범죄 전력이 없고, 위험성 평가 결과가 '중간' 수준인 점 등을 고려하여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증거 확보의 중요성: 데이트 폭력이나 스토킹, 성범죄 등 피해를 입었을 때에는 휴대폰 메시지, 통화 녹취, 사진, 동영상, 블랙박스 영상, 목격자 진술 등 모든 가능한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계의 특징 이해: 연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폭력은 가해자의 강한 집착과 소유욕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관계에서는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폭력에 저항하기 어렵거나, 스스로 벗어나기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성인지 감수성의 인식: 성폭력 피해자가 격렬하게 저항하지 못했거나, 즉시 신고하지 못했더라도 이는 피해자의 개인적인 성정, 가해자와의 관계,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피해자의 대처 방식을 기준으로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주변 도움 요청: 폭력적인 관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될 때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 등 신뢰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가능하다면 피고인과 함께 알고 지낸 제3자에게 상황을 알려 도움을 받는 것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피해 신고 및 보호: 피해를 입었을 때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여 사법기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신변 보호 요청, 접근 금지 명령 등 가해자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조치를 적극적으로 알아보아야 합니다. 위치정보 추적의 위험성: 위치추적 장치와 같은 불법적인 위치정보 수집은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스토킹 등 다른 범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러한 행위가 의심될 경우 즉시 신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