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운전기사 초과수입금 퇴직금 미지급 인정 판결

이 사건은 택시 운전기사들이 회사에 납부한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초과하여 환급받은 금액(초과수입금)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함에도, 회사가 이를 포함하지 않고 퇴직금을 적게 지급하였다며 미지급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초과수입금이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여 퇴직금 산정의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았고, 초과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한 노사 합의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하여 운전기사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다만, 소송 중 개인적인 합의로 소 취하 각서를 작성한 한 명의 원고에 대해서는 권리보호 이익이 없다며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1 외 6인: 성도운수 주식회사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택시 운전기사들. 회사로부터 퇴직금을 적게 받았다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피고: 성도운수 주식회사, 택시 및 여객자동차 운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 운전기사들에게 초과수입금을 퇴직금 산정 시 임금에 포함하지 않고 지급했습니다.

분쟁 상황

성도운수 주식회사 소속 택시 운전기사들은 1997년 9월 1일부터 시행된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상의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에 따라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납부했습니다. 회사는 운전기사들로부터 받은 운송수입금 중 미리 정해둔 기준금(사납금)을 초과하는 금액을 운전기사들에게 다시 환급하는 방식으로 급여를 정산해왔습니다. 그러나 운전기사들이 퇴직할 때, 회사는 퇴직금 산정 시 기본급, 제수당, 연차수당, 상여금, 휴가비만을 포함하고, 운전기사들에게 환급했던 초과수입금은 임금에 포함하지 않아 퇴직금을 적게 지급했습니다. 이에 운전기사들은 초과수입금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므로 퇴직금 산정의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며 미지급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회사는 노동조합과의 합의에 따라 초과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는 점과, 운전기사들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는 부당이득 반환 주장을 하며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또한, 소송 중 한 원고는 개인택시 면허 신청을 위해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회사와 소송을 취하하고 퇴직금 관련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합의각서를 작성했고, 이 합의각서의 유효성 또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1. 택시 운전기사가 회사에 납부한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초과하여 회사로부터 환급받은 금액(초과수입금)이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에 포함되는 임금에 해당하는가.
2. 노동조합과 회사 사이에 '초과수입금을 퇴직금 산정 시 평균임금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합의가 유효한가.
3. 소송을 제기한 원고 중 한 명이 소송 도중 회사와 합의하여 소 취하 각서를 작성한 경우, 해당 원고의 청구가 적법한가.
4. 회사가 초과수입금 환급액이 평균임금에 산입될 것을 예상하지 못하고 환급했으므로, 운전기사들이 받은 초과수입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는가.

법원의 판단

1. 원고 7의 청구 부분은 각하되었습니다. 원고 7이 소송 제기 후 피고 회사와 퇴직금과 관련한 어떠한 법적 이의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각서를 작성했으므로, 권리보호 이익이 없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피고는 원고 1 외 5인에게 미지급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 원고 1에게 6,435,040원
   • 원고 2에게 7,232,888원
   • 원고 3에게 10,358,138원
   • 원고 4에게 4,592,809원
   • 원고 5에게 6,295,341원
   • 원고 6에게 4,410,411원
   • 위 각 돈에 대하여 2003. 8. 15.부터 2004. 6. 24.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3. 원고 1 외 5인의 피고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택시 운전기사들이 회사에 납부한 운송수입금 중 사납금을 초과하여 환급받은 금액인 초과수입금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합의는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보아, 피고 회사는 원고 1 외 5명의 운전기사들에게 미지급된 퇴직금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최종적으로 판결하였습니다. 다만, 소송 중 회사와의 합의로 권리보호 이익이 없어진 원고 7의 청구는 각하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2조 제1항 및 제85조 제1항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이 법 조항들은 운송사업자가 운송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받아야 하는 '전액관리제'의 근거가 됩니다.
   • 이 제도 하에서 운전기사들이 회사에 납부한 후 환급받은 초과수입금의 성격이 퇴직금 산정의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2. 근로기준법 (평균임금 및 퇴직금 관련 조항)​:
   • 평균임금 (제2조 제1항 제6호)​: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합니다. 판례는 택시 운전사의 사납금 초과수입금 역시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하며, 특히 전액관리제 하에서 회사에 납부된 초과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 퇴직금 청구권의 사전 포기 무효 (강행법규)​: 퇴직금은 근로자가 일정 기간 근로하고 퇴직할 때 사용자로부터 지급받는 후불적 임금으로서, 그 청구권은 최종 퇴직 시 발생합니다. 이러한 퇴직금 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하는 합의는 근로기준법 등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노동조합과 회사의 합의는 법적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민법 제104조 (불공정한 법률행위)​: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합니다.
   • 원고 7은 합의각서가 자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현저히 불공정하게 이루어졌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해당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합니다.
   • 피고는 운전기사들이 초과수입금 환급액을 부당이득으로 얻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운전기사들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한 금원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피고의 주장을 기각했습니다.
5.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이 법은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지연손해금의 이율을 정하고 있습니다. 본 판결에서도 일정 시점 이후의 지연손해금에 대해 연 20%의 이율을 적용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퇴직금 청구권의 사전 포기는 무효입니다. 근로기준법은 퇴직금 제도를 강행규정으로 두고 있으므로, 퇴직하기 전에 장차 발생할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노사 간의 합의는 무효입니다. 이러한 합의가 있더라도 근로자는 퇴직금을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2. 택시 운전기사의 초과수입금은 임금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 하에서 사납금을 초과하여 회사에 납부했다가 환급받는 초과수입금은 근로의 대가로 보아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습니다. 퇴직금을 계산할 때 이 부분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3. 합의서 작성 시 신중해야 합니다. 소송 중이거나 회사와 중요한 권리에 대한 합의를 할 때는 그 내용이 법적으로 유효한지,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부당하게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특히 근로기준법 등 강행규정에 위반되는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4. 운전경력증명서 등 서류 발급과 관련된 합의는 주의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필수 서류 발급을 빌미로 소송 취하나 권리 포기 등 불리한 합의를 요구하더라도, 이것이 법적으로 불공정한 거래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서류 발급은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이므로,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증거를 확보하고 법적인 도움을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합니다.
5. 부당이득 반환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지급한 임금이나 그와 유사한 돈에 대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득을 얻었다'며 부당이득 반환을 주장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근로자가 정당한 근로의 대가로 받은 돈은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으로 보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