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공장 에탄올 폭발로 인한 근로자 사망 사고 판결

주식회사 C의 서천2공장에서 작업총괄자 A의 지시로 피해자 I이 인화성 액체인 에탄올로 세척한 컨덕터를 밀폐된 항온항습기에 넣어 건조 작업을 하던 중 폭발이 발생하여 사망한 사건입니다. 경영책임자 B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의무를 위반했고, 회사 C는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작업총괄자 A: 주식회사 C 서천2공장의 작업총괄자이자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관리 책임자, 실제 사고 발생 작업을 지시한 인물.
• 대표이사 B: 주식회사 C의 대표이사로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과 책임이 있는 경영책임자.
• 주식회사 C: 플라스틱 제조, 유통, 금속표면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
• 피해자 I: 주식회사 C 서천2공장에서 근무하던 26세 근로자로, 작업 중 항온항습기 폭발로 머리를 다쳐 사망.

분쟁 상황

2022년 3월 17일 충남 서천군 소재 주식회사 C의 서천2공장에서, 전기차 히터 부품인 알루미늄 컨덕터의 표면 얼룩 문제 해결을 위해 작업총괄자 A가 세척액을 뜨거운 물에서 인화성 액체인 에탄올로 변경하기로 결정했습니다. A는 피해자 I에게 인화성 에탄올로 세척한 컨덕터를 폭발구가 설치되지 않은 밀폐된 항온항습기에 넣어 건조하는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피해자가 지시에 따라 작업하던 중 항온항습기 내부에서 폭발이 발생했고, 비래된 항온항습기 철문(약 69.1kg)에 머리를 충격 당하여 2022년 3월 28일 뇌간기능부전으로 사망했습니다. 이 사고는 A가 인화성 액체 취급 시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과, 대표이사 B이 경영책임자로서 안전보건 목표 및 경영방침 미설정, 유해·위험 요인 개선 절차 미마련, 재해 예방 예산 미편성 및 관리 소홀,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에 대한 권한 및 평가 관리 미비, 종사자 의견 청취 절차 미마련, 중대재해 대응 매뉴얼 미마련 등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의무를 다하지 않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작업총괄자 A의 업무상 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 위반 여부입니다. 경영책임자 B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및 이행 의무 위반 여부와 그 위반이 근로자 사망이라는 중대산업재해 결과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주식회사 C의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상 양벌규정 적용 여부 및 회사 차원의 관리·감독 소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는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피고인 B에게는 징역 1년에 처하되,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고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했습니다. 피고인 주식회사 C에게는 벌금 1억 원을 선고하고, 위 벌금에 상당하는 금액의 가납을 명령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작업총괄자 A가 인화성 액체 사용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위험한 작업을 지시하여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게 한 업무상 과실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경영책임자 B은 사업장의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재해를 예방하지 못한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을 인정하며, 그의 의무 위반과 사고 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식회사 C는 작업총괄자 A의 안전조치 의무 위반 및 대표이사 B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에 대한 양벌규정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처벌받았습니다. 피고인 B과 C에 대해서는 피해자 유족들에게 5억 6천만 원이 배상되었고 유족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재범 방지를 위한 노력을 고려하여 양형에 반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 업무상 과실이나 중대한 과실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자에게 적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작업총괄자 A는 인화성 액체를 밀폐된 공간에서 건조하는 위험한 작업을 지시하면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업무상 과실이 인정되어 처벌받았습니다.
2.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항 및 제167조 제1항(안전조치 의무 위반)​: 사업주는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안전 조치를 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처벌받습니다. 작업총괄자 A는 인화성 액체 취급 시 화기 및 점화원 접근 금지, 폭발구 설치 등의 의무를 위반하여 이 법조가 적용되었습니다.
3.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및 제6조 제1항(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 사업주 또는 경영책임자등은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이행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하여 종사자가 사망한 경우 처벌됩니다. 대표이사 B은 안전보건 목표 및 경영방침 미설정, 유해·위험 요인 개선 절차 미마련, 안전관리 예산 편성 및 집행 관리 소홀 등 여러 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산업재해 발생의 원인을 제공했다고 인정되어 이 법조가 적용되었습니다.
4.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및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호(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사용인이 그 법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반 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해당 법인도 벌금형에 처합니다. 주식회사 C는 작업총괄자 A와 대표이사 B의 위반 행위에 대해 양벌규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5. 인과관계 법리: 중대재해처벌법이 적용되려면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 확보의무 위반과 중대산업재해의 결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법원은 의무를 이행했더라면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관계가 인정되거나, 피해자나 제3자의 과실 등 다른 사실이 개재되었더라도 그와 같은 사실이 통상 예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B이 안전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A의 위험한 작업을 관리·감독할 수 없었고, 이는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하여 인과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참고 사항

인화성 액체를 사용하는 작업에서는 화기나 점화원이 될 수 있는 것에 절대 접근시키거나 주입, 가열, 증발시키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됩니다. 위험물 건조설비는 반드시 폭발구를 설치하고, 건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가스나 증기, 분진이 안전한 장소로 배출되도록 해야 합니다. 사업주는 작업 공정을 변경할 때, 특히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공정에서는 변경된 위험 요소를 반드시 평가하고 그에 따른 철저한 안전조치를 마련한 후에 작업을 지시해야 합니다. 경영책임자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라 사업장의 특성과 규모를 고려하여 재해예방에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고, 안전보건관리체계를 확실하게 구축하고 이행해야 합니다.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관리감독자는 형식적인 임명이 아닌, 실제 현장에서 안전 관리 업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충분한 권한과 예산을 부여받아야 하며, 그 업무 수행에 대한 평가 및 관리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장 근로자들은 작업 중 위험하다고 판단되는 상황이나 절차에 대해 주저하지 않고 의견을 개진하고 개선을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