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 역할을 수행하며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 법원에서는 유죄로 판단하여 징역 1년 8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검사가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에 명백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여 직권으로 다시 심리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대한 고의를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1심 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무죄 판결의 요지를 공시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22년 6월경 온라인 구인 사이트를 통해 캔들 포장 아르바이트 공고를 보고 이력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캔들 회사 사장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지인이 대표로 있는 'AM'이라는 재무설계 회사에서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A는 'C'라는 사람과 연락하여 주민등록증 사진 주민등록등본 전자근로계약서를 카카오톡으로 전송하고 사무보조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A는 'C'와 'AN'이 참여한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재무설계 의뢰인으로부터 돈을 전달받는 업무라는 지시를 받았고 재무설계 관련 자격증이 없으므로 'I'라는 가명을 사용하라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또한 의뢰인에게서 받은 돈을 100만원씩 나누어 무통장 입금하라는 지시를 받았으며 이는 의뢰인의 세금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A는 이 지시에 따라 총 7회에 걸쳐 현금 수거 업무를 수행하고 13만원의 일당을 받았습니다. 이후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피고인 A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하면서 자신이 하는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는지 여부 즉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는지의 증명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검사의 항소는 양형부당이었으나 항소법원은 1심 판결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여부를 직권으로 판단했습니다.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유죄 판결 부분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한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사회경험이 없는 만 18세의 미성년자였으며 정상적인 구인 과정을 통해 사무보조 업무를 제안받았다고 믿었습니다. 현금 수거 과정에서도 재무설계 의뢰인의 세금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을 그대로 신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삭제하지 않은 점, 받은 일당(13만원)이 터무니없이 높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사기 범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으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본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상 사기죄의 미필적 고의 및 입증책임: 범죄사실의 주관적 요소인 미필적 고의는 피고인이 범죄 사실의 발생 가능성을 인식하고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을 때 인정됩니다. 이때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의 진술뿐만 아니라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일반인의 입장에서 심리 상태를 추인하여야 합니다. 미필적 고의의 존재에 대한 입증책임은 전적으로 검사에게 있으며 검사는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해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
항소심의 직권 심판 범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않은 사유라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대해서는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습니다. 이는 법령 적용이나 해석의 착오 여부뿐만 아니라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도 포함됩니다. 검사만 항소한 사건이라도 항소법원은 1심 판결의 전반적인 당부를 심판할 수 있으며 피고인을 위한 재판을 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 4. 9. 선고 2020도1255 판결 등 참조).
무죄 선고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무죄 판결 요지 공시 (형법 제58조 제2항): 무죄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배상명령신청 관련 불복 금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해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며 배상신청사건은 선고와 동시에 확정됩니다.
온라인 구인 공고를 통해 직업을 구할 때에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급여나 직책에 비해 업무 내용이 비정상적으로 쉽거나 매력적이라면 사기일 가능성을 의심해야 합니다. 둘째, 회사에 대한 정보가 불확실하거나 주로 카카오톡 텔레그램 등 개인 메신저로만 소통하고 공식적인 회사 홈페이지나 사무실 주소 확인이 어렵다면 의심해야 합니다. 셋째, 신분증 사본이나 통장 사본 등 개인 정보를 요구할 때에는 그 목적을 명확히 확인하고 신중하게 제공해야 합니다. 넷째, 현금을 직접 수거하거나 다른 계좌로 소액씩 나누어 입금하라는 지시를 받는 경우 이는 전형적인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수법이므로 즉시 거절하고 경찰에 신고해야 합니다. 다섯째, 사회 경험이 적은 청소년이나 청년 구직자들이 이러한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우므로 가족이나 신뢰할 수 있는 지인에게 반드시 구인 정보와 업무 내용을 공유하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섯째, 범죄에 연루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모든 대화 기록이나 지시 내용 채용 관련 자료 등을 삭제하지 않고 보관하여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증거로 활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