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장비 겸용 사업자의 부가가치세 과세 처분 취소 사건

나노종합기술원(원고)은 나노장비를 활용하여 과세사업(장비 사용료)과 면세/비과세사업(정부수탁과제 등)을 겸영하는 기관입니다. 원고는 나노장비 취득 및 유지 관련 매입세액 전부를 공제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해왔습니다. 북대전세무서장(피고)은 원고가 매입세액을 공통매입세액으로 안분계산하지 않아 과다 환급받았다고 보아, 정부출연금을 면세공급가액에 포함하여 매입세액을 재계산하고 2016년 1기부터 2020년 2기까지 부가가치세 총 4,656,682,230원을 경정·고지하였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사건 매입세액이 실지귀속이 구분되므로 공통매입세액에 해당하지 않거나, 정부출연금은 면세공급가액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나노종합기술원: 한국과학기술원의 부설기관인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나노장비 임대 및 연구용역 등 과세사업과 면세·비과세사업을 겸영하는 기관
• 북대전세무서장: 나노종합기술원에 대해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내린 세무 당국

분쟁 상황

원고는 나노기술 개발 촉진법에 따라 설립된 한국과학기술원의 부설 비영리 공익법인으로서, 정부출연금으로 나노장비를 취득하고 이를 민간기업 등에 제공하여 사용료를 받는 과세사업과 정부수탁과제 수행 등 면세/비과세사업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나노장비 취득 및 유지 관련 매입세액 전체를 과세사업 관련 매입세액으로 보아 공제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해당 매입세액이 과세사업과 면세/비과세사업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공통매입세액'이므로, '과세·면세 겸영사업자의 공통매입세액 안분계산' 규정에 따라 안분 계산해야 하며, 이때 정부출연금을 면세공급가액에 포함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부가가치세를 경정 고지 및 환급 거부 처분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자신들의 매입세액은 실제 사용량에 따라 구분이 가능하여 공통매입세액이 아니거나, 설령 공통매입세액이라 하더라도 정부출연금은 면세사업과 관련이 없어 안분 계산 시 면세공급가액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나노장비 취득 및 유지 관련 매입세액이 과세사업과 면세사업 등에 공통으로 사용되어 실지귀속을 구분할 수 없는 '공통매입세액'에 해당하는지 여부
2. 공통매입세액 안분 계산 시, 원고가 지급받은 정부출연금을 '면세공급가액'에 포함하여야 하는지 여부 (특히 2018년 2월 13일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 전후 적용 기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매입세액의 실지귀속 구분이 가능하므로 공통매입세액이 아니라는 주장)를 기각했습니다.

원고의 예비적 청구(정부출연금은 면세공급가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부 인용했습니다.

1. 2018년 2월 13일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 전 시점(2016년 1기분부터 2018년 1기분까지)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 중 아래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 2016년 1기분 95,315,780원 중 58,118,656원 초과분
   • 2016년 2기분 70,692,130원 중 27,676,560원 초과분
   • 2017년 1기분 57,628,190원 중 22,331,221원 초과분
   • 2017년 2기분 181,569,280원 중 93,144,980원 초과분
   • 2018년 1기분 215,592,260원 중 99,250,583원 초과분

2. 2018년 2월 13일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 후 시점(2018년 2기분부터 2020년 2기분까지)에 대한 피고의 부과 처분 및 환급 거부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즉, 이 시기부터는 정부출연금을 면세공급가액에 포함하여 안분 계산한 피고의 처분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70%, 피고가 30%를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나노장비 관련 매입세액의 실지귀속을 명확히 구분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를 과세사업과 면세사업 등에 공통으로 사용되는 '공통매입세액'으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정부출연금의 면세공급가액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 시점을 기준으로 달리 판단하여, 개정 전(2018년 1기분까지)에 대한 과세 처분 중 일부를 취소하고, 개정 후(2018년 2기분부터)에 대한 과세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원고는 일부 기간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과 처분을 취소받았으나, 전액 취소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 (공통매입세액의 안분계산)​: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에 공통으로 사용되어 실지귀속을 구분할 수 없는 매입세액(공통매입세액)이 있는 경우, 면세사업 관련 매입세액은 총공급가액에 대한 면세공급가액의 비율에 따라 계산합니다.
2. 개정 전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 제1항 및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 제54조 제2항: 2018년 2월 13일 개정 전에는 '면세공급가액'이 '해당 과세기간 동안 면세사업 등 수행에 따라 사후적으로 발생하는 매출액'을 의미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정부출연금이 면세사업 등의 수행에 앞서 미리 지급되는 것으로서 '매출액'으로 볼 수 없고,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용역 공급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개정 전에는 정부출연금을 면세공급가액에 곧바로 포함시킬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개정 전 법령 적용 시기(2018년 1기분까지)에는 다른 합리적인 안분계산 방법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3. 개정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제81조 제1항 (2018. 2. 13. 개정 이후)​: '면세공급가액'에 '면세사업 등에 대한 공급가액과, 사업자가 해당 면세사업 등과 관련하여 받았으나 법 제29조의 과세표준에 포함되지 아니하는 국고보조금과 공공보조금 및 이와 유사한 금액의 합계액'을 명시적으로 포함하도록 개정되었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개정 취지가 면세사업 등의 대가나 시가가 없는 경우에도 국고보조금 등을 면세사업 등의 공급가액으로 취급하여 공통매입세액 공제 비율의 불합리성을 시정하려는 것이므로, 개정 이후에는 정부출연금이 면세공급가액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4. 공통매입세액의 실지귀속 구분 기준 (대법원 1987. 6. 9. 선고 86누251 판결 등 참조)​: 매입재화가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에 공통으로 사용되어 실지귀속을 구분할 수 없는지는 재화 매입 당시뿐만 아니라 공통 사용 당시의 제반 실태를 고려하여 전체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사용량을 구분할 수 없거나, 사용량은 구분 가능하더라도 그 사용량에 따른 공급가액을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실지귀속을 구분할 수 없다고 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가 제시한 장비 사용시간 산정 방식이 실제 사용시간을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고 이용료 할인율을 제거한 가액에 따른 것이므로, 이를 통해 과세·면세사업에 사용된 비율이 명확히 구분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을 겸영하는 사업자는 매입세액 공제 시 과세사업 관련 매입세액만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공통으로 사용되는 재화나 용역의 매입세액(공통매입세액)은 실지귀속에 따라 구분하거나, 구분하기 어려울 경우 법령에 따른 안분 계산을 해야 합니다.
2. 공통매입세액의 실지귀속을 주장하려면, 과세사업과 면세사업에 사용된 재화 또는 용역의 사용량뿐만 아니라 그 사용량에 따른 공급가액까지 명확히 구분하고 증명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갖춰야 합니다. 단순히 내부 기준에 따른 장비 사용 시간이나 비용 배분만으로는 실지귀속이 명확하다고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정부출연금, 국고보조금 등 보조금을 받는 비영리법인이나 기관은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 시점을 기준으로 공통매입세액 안분 계산 시 보조금의 면세공급가액 포함 여부가 달라짐을 유의해야 합니다. 2018년 2월 13일 이후에는 면세사업과 관련된 정부출연금 등이 면세공급가액에 포함되므로, 이를 반영하여 부가가치세를 신고해야 합니다.
4. 세법 해석의 변경이나 법령 개정은 과거 시점까지 소급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용 시기를 정확히 확인하고 그에 맞는 세법 규정을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5. 세무당국의 과세 처분에 이의가 있다면, 조세심판원 심판청구 등의 절차를 거쳐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