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 협박/감금 · 상해 · 성폭행/강제추행 · 디지털 성범죄 · 절도/재물손괴
피고인 A는 과거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치사)죄로 복역 중 가석방된 상태에서, 2019년 10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전 연인인 피해자 B(18세 여성)를 상대로 다수의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주요 범죄로는 강간(2건),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강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감금한 특수감금, 강제추행, 특수협박, 상해, 재물손괴, 폭행 등이 포함됩니다. 피고인은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으나, 법원은 피해자의 구체적이고 일관된 진술을 바탕으로 피고인의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다만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와 특수감금 중 일부 기간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 제한, 2년간 보호관찰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피고인 A와 피해자 B는 2019년 10월경 사귀기 시작하여 2020년 2월경 헤어졌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피해자와의 이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피해자의 소재를 추적하여 찾아갔으며, 이때부터 강압적인 행동을 시작했습니다. 피해자가 헤어지자고 할 때마다 피고인은 칼 사진을 보내 자해·자살을 암시하며 협박했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빼앗거나 칼로 위협하여 강제로 감금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교제 중 피해자가 임신하고 낙태한 사건으로도 갈등이 있었으며, 이러한 갈등 과정에서 피고인의 폭행과 성폭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의 행동에 순응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합의된 성관계'와 '자발적인 동행'이 아닌,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폭행과 협박이 동반된 강간, 특수감금, 특수협박 등의 범행이 실제로 있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법원은 성범죄 사건 심리 시 '성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평가했으며, 피해자가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려 저항이 어려웠을 가능성을 중요하게 고려했습니다. 또한, 재범 위험성을 평가하여 전자장치 부착명령이 필요한지 여부도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5년형을 선고했습니다. 또한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에 5년간 취업을 제한하고, 2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습니다. 다만, 공소사실 중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으며, 특수감금 혐의 중 일부 기간에 대한 지속적인 감금은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교제 관계에 있던 피해자를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강간, 감금, 상해, 협박 등 다수의 중대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가석방 중 10여 건에 달하는 재범을 저질렀음에도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고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공권력을 무시하는 점을 불리한 양형 조건으로 고려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이전에 성폭력 범죄 전력이 없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범행이 아니라는 점, 징역형과 보호관찰,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취업제한 등의 조치만으로도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 등을 들어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는 구체적인 증거 부족과 합의 하에 촬영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다양한 법률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교제 관계에서 폭력이 발생하고 이별 후에도 상대방이 집착적인 태도로 협박, 감금, 폭행, 성폭력을 이어가는 경우 심각한 범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칼과 같은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협박, 감금, 강간은 '특수' 범죄로 분류되어 가중 처벌 대상이 됩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진술은 일관되고 구체적이라면 중요한 증거가 되며, 피해자의 사후 행동(예: 가해자와 대화하거나 만나는 모습)만으로 진술의 신빙성을 섣불리 배척하지 않습니다. 이는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린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맞춰 행동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법원이 '성인지 감수성'을 가지고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했다면 문자메시지, 통화 녹취, 사진, 지인과의 대화 내역 등 객관적인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가해자의 협박이나 압력으로 고소 취하를 강요받았을 경우, 이러한 강압적인 상황을 입증하면 고소 취하의 효과가 제한될 수 있으므로 관련 사실을 상세히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석방 기간 중 재범을 저지르면 누범으로 가중 처벌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