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 직원의 리베이트 제공으로 인한 판매정지 처분 사건

A 주식회사의 영업팀장이었던 B가 C병원 개업 전 병원 납품 의약품 거래를 유지할 목적으로 전자제품 구매대금 900만 원을 대신 결제하여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A 주식회사에 일부 의약품 판매업무정지 3개월 및 과징금 7,425만 원 부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행정처분의 정당성을 인정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는 객관적 사실에 기반하며, 법인 소속 직원의 행위도 법인의 책임으로 볼 수 있고, 의료기관 개업 전이라도 판매촉진 목적의 리베이트는 위법하며, 회사의 일반적인 준법 교육만으로는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공익적 가치가 회사의 경제적 손실보다 중요하며, 처분 기준이 리베이트 금액이 아닌 적발 횟수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부당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주식회사: 의약품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자 이 사건 행정처분의 대상인 원고
•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 A 주식회사에 의약품 판매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린 피고
• B: A 주식회사 소속 영업팀장으로 C병원에 900만원 상당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인물
• C병원: A 주식회사가 의약품 납품을 목적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료기관
• H: 의료법인 D 소속 G병원의 이사장으로 C병원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지정한 인물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의 영업팀장 B는 C병원이 개업하기 13일 전인 2014년 3월 26일, C병원에 의약품을 납품하고 거래를 유지할 목적으로 900만 원 상당의 전자제품 구매 대금을 대신 결제했습니다. 이 행위에 대해 전주지방검찰청은 B에게 약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A 주식회사에는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이 사건을 약사법 위반으로 판단하여 2020년 10월 29일 A 주식회사에 일부 의약품에 대한 3개월의 판매업무정지 처분과 다른 일부 의약품에 대한 7,425만 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A 주식회사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구 약사법상 법인 직원의 리베이트 행위에 대해 법인이 책임을 져야 하는지.
2. 의료기관 개업 전 제공된 리베이트가 약사법 위반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3. 회사의 관리·감독 노력에도 불구하고 리베이트가 발생한 경우, 행정처분을 면할 정당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
4. 리베이트 금액에 비해 과도한 행정처분(판매정지 및 과징금)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A 주식회사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대전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A 주식회사에 내린 판매업무정지 3개월 및 7,425만 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의약품 리베이트 행위가 국민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및 공정한 의약품 시장 경쟁 확보라는 공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회사의 직원이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기관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행위는 회사의 객관적 업무 행위로 인정되며, 의료기관 개업 전이라도 그 목적이 명확하다면 위법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적용 원리가 다르므로 검찰의 불기소처분이 행정처분의 위법성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 없으며, 제약회사의 일반적인 준법 교육만으로는 책임을 면할 정당한 사유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리베이트 금액과 무관하게 적발 횟수를 기준으로 한 행정처분 기준은 리베이트 근절이라는 입법 취지에 부합하며, 공익적 가치가 회사의 경제적 손실보다 크다고 보아 피고의 재량권 행사에 위법이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약사법(2015. 1. 28. 법률 제1311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항 (경제적 이익 등 제공 금지):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의약품 도매상 등은 의약품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해서는 안 됩니다. 이 조항에서 법인이 의약품 공급자인 경우 그 종사자의 위반 행위도 법인의 행위로 해석하여 법인에게 책임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2. 구 약사법 제76조 제1항 제5호의2 (업무정지 등): 제47조 제2항을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업무정지를 명할 수 있습니다.
3. 구 약사법 제76조 제3항 및 구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2014. 8. 20. 총리령 제108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5조 [별표 8] Ⅱ. 제35호 다목: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으로, 1차 위반 시 판매업무정지 3개월을 정하고 있습니다.
4. 구 약사법 제81조 및 구 약사법 시행령(2014. 7. 7. 대통령령 제254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3조 [별표 2]: 판매업무정지 처분에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5.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조치 원칙: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조치는 행정목적 달성을 위해 위반이라는 객관적 사실에 착안하여 가해지는 것으로, 반드시 현실적인 행위자가 아니어도 법령상 책임자로 규정된 자에게 부과됩니다. 다만, 위반자의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부과할 수 없습니다.
6. 리베이트 규제 입법 목적: 의약품 리베이트는 약제비 인상 방지, 국민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최선의 약품 선택 유도, 보건의료시장에서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 확보, 국민의 생명권과 건강권 보호 등 중대한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7. 행정처분 기준의 법적 성격: 총리령으로 정해진 행정처분 기준은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에 불과하여 법원이나 국민을 직접 구속하는 효력은 없으나, 그 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않거나 적용 결과가 현저히 부당하지 않는 한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보지 않습니다.
8. 형사 불기소처분과 행정처분의 관계: 행정법규 위반에 대한 제재와 형사처벌은 지도이념, 증명책임, 증명 정도 등에서 다른 원리가 적용되므로, 검사의 불기소처분만으로 행정소송에서 처분사유의 존재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참고 사항

1. 의약품 판매촉진 목적의 경제적 이익 제공은 의료기관 개업 여부와 관계없이 약사법 위반 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의료기관 개설 전이라도 향후 의약품 채택·선정을 위한 리베이트는 금지됩니다.
2. 법인의 직원이 영업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제공한 경우, 해당 법인은 직원의 고의·과실 여부와 무관하게 행정상 책임(업무정지, 과징금 등)을 부담할 수 있습니다. 법인은 직원의 불법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할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책임을 면할 수 있습니다.
3. 일반적인 CP(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교육 실시만으로는 직원의 불법 행위에 대한 면책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관리·감독 노력이 필요합니다.
4. 리베이트 제공에 대한 형사사건에서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하더라도, 행정기관은 별도로 약사법 위반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으며, 법원은 이 불기소처분에 구속되지 않습니다.
5. 약사법상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은 리베이트 제공 금액의 많고 적음보다는 위반 행위의 '적발 횟수'를 중시하여 제재 수준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리베이트의 사회적 폐해와 공익적 가치를 고려할 때, 제약회사가 입는 경제적 불이익이 크더라도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6. 행정처분이 위반 행위 발생 시점으로부터 다소 늦게 이루어졌더라도, 리베이트의 음성적 특성이나 복잡한 조사 과정 등을 고려하여 행정처분의 지연이 합리적인 사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행정기관이 지속적으로 위반 사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처분 의사를 표명했는지 여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