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예비후보자 위한 식사 제공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이 사건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자의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에게 피고인이 식사를 제공한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된 사건입니다. 원심은 이 식사 제공 행위가 예비후보자를 위한 기부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으나 항소심은 원심의 판단을 뒤집고 해당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아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지방의회의원이자 L 예비후보자의 상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식사비를 결제한 당사자입니다.
• L 예비후보자: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예정이었던 후보자입니다.
• 검사: 피고인 A의 식사 제공 행위가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고 보아 항소한 당사자입니다.
• 식사 참석자들: L 예비후보자의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던 사람들로 O시 거주민, 선거권을 가진 사람들, 시의원, 협의회장, 특보단장, 지역신문 기자 등이었습니다.

분쟁 상황

2020년 3월 21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약 25일 앞두고 L 예비후보자의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이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서 피고인 A는 상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행사가 끝난 직후, 참석자들 중 일부가 인근 식당으로 이동하여 점심 식사를 하였는데, 피고인 A가 이들의 식사 대금을 자신이 나중에 결제할 것을 식당에 말하고 업무추진비 카드를 맡겨두었다가 며칠 후 허위 명목으로 결제했습니다. 피고인은 이 식사가 현안 업무 회의를 겸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토요일에 별다른 공식 일정이 없었고 참석자 구성상 업무 회의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피고인 A의 식사 제공 행위가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는 '선거에 관하여' 예비후보자 L을 '위하여' 한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기부행위의 상대방이나 예비후보자가 해당 기부행위의 선거 관련성을 인식하지 못했더라도 범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입니다.
3. 공직선거법 제113조(후보자 등의 기부행위 금지)와 제115조(제3자 기부행위 제한)의 관계, 즉 제113조에 해당하는 자도 다른 선거의 후보자를 위해 기부하면 제115조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 A에게 벌금 9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만약 피고인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령하고,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A가 예비후보자 L의 선거대책위원회 임명장 수여식 직후 참석자들에게 점심 식사를 제공한 행위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 관하여 L 예비후보자를 위하여 한 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재판부는 '선거에 관하여'의 의미를 넓게 해석하여 특정 후보자의 당선 목적이나 선거운동 기간 내 행위에 한정되지 않으며, 기부행위 상대방이나 후보자가 선거 관련성을 인식했는지 여부가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업무추진비로 식사비를 결제하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점, 과거 동종 전과가 있다는 점 등을 불리하게 고려하여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직선거법 제115조 (제3자 기부행위 제한)​: '누구든지 선거에 관하여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를 포함한다) 또는 그 소속정당을 위하여 기부행위를 하거나 하게 할 수 없다.'는 조항에 따라, 후보자가 아닌 제3자라도 선거와 관련하여 후보자를 위한 기부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2. 공직선거법 제112조 (기부행위의 정의)​: '기부행위라 함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말한다.'고 규정하여, 금전·물품 등 재산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행위 자체를 기부행위로 봅니다.
3. 공직선거법 제257조 제1항 제1호 (벌칙)​: 제115조를 위반하여 기부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입니다.
4. '선거에 관하여'의 법리: 대법원 판례는 '선거에 관하여'라는 문구를 당해 선거를 위한 선거운동이 아니더라도, 당해 선거를 동기로 하거나 빌미로 하는 등 당해 선거와 관련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해석합니다.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 목적이 아니거나 선거운동 기간 외의 행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5. '후보자를 위하여'의 법리: 기부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기부행위자가 후보자를 위하여 이익을 제공했는지가 중요하며, 후보자가 그 제3자의 기부행위를 인식했는지 여부는 범죄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또한 기부행위의 상대방이 선거 관련성을 인식했는지 여부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6. 제113조와 제115조의 관계: 제113조는 후보자 등 특정 신분자의 기부행위를 금지하고, 제115조는 '제113조 또는 제114조에 규정되지 아니한 자라도 누구든지'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합니다. 이는 제113조에 해당하는 자라도 자신의 선거가 아닌 다른 선거의 후보자를 위하여 기부한 경우, 제115조의 '누구든지'에 해당하여 처벌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참고 사항

선거와 관련된 모임이나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금전이나 식사 등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행위는 매우 주의해야 합니다. 다음과 같은 점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선거에 관하여'의 넓은 해석: 해당 선거를 직접적으로 위한 운동이 아니더라도, 선거를 동기로 하거나 빌미로 하는 등 선거와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다면 기부행위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선거운동 기간 전후의 행위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 '후보자를 위하여'의 광범위한 적용: 기부행위자가 후보자를 위하여 이익을 제공했다면, 해당 후보자가 그 사실을 인식했는지 여부나 이익을 받은 사람이 선거와의 관련성을 알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기부행위 금지 규정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 제공자의 신분: 선거 관련 직책을 가진 사람(예: 선거대책본부장)이 제공하는 이익은 더욱 엄격하게 판단될 수 있습니다.
• 대가성 없는 이익 제공 금지: 금전, 식사, 물품 등 일체의 재산상 이익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기부행위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특히 식사 제공은 자주 문제가 되는 형태 중 하나입니다.
• 업무추진비 사용의 적절성: 공적인 업무추진비를 사용하여 사적인 선거 관련 행위에 지출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뿐 아니라 예산 집행 관련 규정 위반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시기와 정황: 선거일을 불과 며칠 앞두고 후보자의 선거 관련 행사 직후에 이루어진 식사 자리는 선거와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