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약 · 기타 형사사건 · 의료
피고인 A은 약국 개설자가 아님에도 의약품인 날부핀을 C에게 불법 판매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사건 초기에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으로 공소 제기되었으나, 날부핀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시기(2001년 1월 27일)를 고려하여 약사법 위반으로 공소사실이 변경되었습니다. 피고인과 증인 C 모두 날부핀 판매 사실은 인정했지만, 정확한 판매 시기에 대한 진술이 번복되거나 불분명했습니다. 원심 법원은 공소사실에 기재된 범행 일시가 충분히 특정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했다는 이유로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범죄의 특성상 일시의 개괄적 표시가 불가피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공소사실이 특정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법리를 적용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피고인 A은 약국 개설자가 아님에도 2000년 12월경부터 2001년 1월 26일경까지 C에게 의약품인 날부핀 총 3,000앰플을 1,500만 원에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날부핀이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된 시기(2001년 1월 27일)를 전후하여 판매 시기에 대한 피고인과 증인 C의 진술이 엇갈렸고, 이에 따라 공소사실의 죄명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에서 약사법 위반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피고인은 검찰 진술과 1심 공판 초기에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듯했으나, 이후 날부핀이 마약류로 지정되기 전인 1999년 7월경에만 C에게 공급했다고 진술을 번복했습니다. 증인 C 역시 수사기관에서는 2001년 3월경에 날부핀을 공급받았다고 진술했지만, 1심 법정에서는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으며, 동료의 진술에 맞춰 말한 것이라고 번복했습니다. 다만, C은 2001년 3월경 수사관으로부터 전화를 받기 두세 달 전쯤에 피고인으로부터 날부핀을 받았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원심 법원은 이러한 진술의 번복과 불확실성을 근거로 공소사실의 범행 일시가 특정되지 않아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한다고 보아 공소를 기각했고, 이에 검사가 상고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범죄의 일시를 포함한 공소사실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특정되었는지 여부였습니다. 특히 마약류 또는 의약품 불법 거래와 같이 범죄의 시기를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운 경우,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릴 때 공소사실의 특정 요건을 어떻게 해석하고 적용해야 하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원심 법원의 판단이 공소사실의 특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형사소송법상 공소사실의 특정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돕기 위한 것이므로, 범죄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는 정도로 기재하면 충분하며, 범죄의 '시일'은 이중기소나 시효에 저촉되지 않을 정도로 기재하면 된다고 보았습니다. 특히 범죄의 성격상 시일에 대한 개괄적 표시가 불가피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과 증인 C 모두 날부핀 판매 사실은 일관되게 인정했으며, 판매 시일에 대한 진술의 차이는 있었지만, C의 진술을 종합하여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월 26일 사이'라는 2개월 남짓한 기간으로 범행 일시를 특정한 것은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범행 장소와 방법이 구체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범죄의 특성상 일시 특정에 한계가 있음을 고려할 때,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보아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다시 심리하도록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의 특정 요건에 대한 원심의 판단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인정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다시 돌려보내 심리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공소사실의 특정) 이 조항은 공소제기 시 공소장에 '범죄의 일시,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기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피고인이 자신이 어떤 범죄 혐의로 기소되었는지 명확히 알아 자신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공소사실이 불분명하면 피고인은 어떤 증거로 자신을 방어해야 할지 알기 어려워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2.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법리 (대법원의 해석) 대법원은 공소사실의 특정 요건을 너무 엄격하게 해석하기보다는, 그 입법 취지를 고려하여 유연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법리에 따르면, 공소사실은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구체적 사실을 다른 사실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면 충분하며, 범죄의 '시일'은 이중기소(동일한 사건으로 두 번 기소되는 것)나 시효(공소시효 만료 여부)에 저촉되지 않을 정도로만 기재되면 됩니다.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범죄의 성격상 범행 시기를 정확하게 특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비록 공소장에 범죄의 시일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더라도, 개괄적인 표시가 불가피하고 그로 인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고 판단된다면 공소내용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 판례에서 대법원은 피고인과 증인 C의 진술이 번복되거나 불분명했지만, 여러 진술을 종합하여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월 26일 사이'라는 2개월 남짓한 기간으로 범행 시기를 특정한 것은 충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범죄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할 필요성과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사이의 균형을 맞추려는 대법원의 입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마약류 또는 의약품 불법 거래와 관련된 상황에서는 다음 사항들을 유념해야 합니다. 첫째, 범행 일시나 장소가 명확하게 기억나지 않더라도, 다른 관련자들의 진술이나 정황 증거가 충분하다면 범죄 사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러 진술 중 일관성이 있는 부분을 종합하여 범행 시기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둘째, 진술을 번복하거나 일관성 없는 진술은 재판 과정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수사 단계부터 신중하고 정확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공소사실의 특정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을 위한 필수 절차이지만, 범죄의 특성상 일시나 장소의 특정에 제한이 있더라도 그 기간이 합리적으로 짧거나 다른 요소들이 충분히 특정되어 있다면 공소사실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넷째, 의약품의 법적 분류(예: 향정신성의약품 지정)는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므로, 의약품을 취급할 때는 항상 최신 법령을 확인하고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불법 의약품 판매는 약사법 위반 또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