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 성폭행 신고와 직장 방문 관련 항소 기각 판결

피고인 A가 연인 관계였던 피해자 B를 성폭행 및 유사강간으로 신고하고 B의 직장을 여러 차례 찾아가 업무를 방해하며 협박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원심에서 피고인 A는 무고, 업무방해, 협박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으며, 검사는 이에 불복하여 항소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피해자 B를 성폭행 등으로 신고하고 직장을 방문한 인물
• 피해자 B: 피고인 A에게 성폭행 등으로 신고당하고 직장 방문 및 협박을 겪은 인물
• 검사: 원심의 무죄 판결과 양형에 불복하여 항소한 당사자

분쟁 상황

피고인 A와 피해자 B는 연인 관계였으나, 관계 중 발생한 성폭행 및 유사강간 피해를 주장하며 A가 B를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또한 A는 B와의 연락이 잘 되지 않자, B가 근무하는 은행을 여러 차례 찾아가 B를 노려보는 등의 행동을 지속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A는 B에게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혐의도 받았습니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A는 무고, 업무방해, 협박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검사는 원심의 무죄 판결에 대해 세 가지 주요 쟁점을 들어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를 주장했습니다. 첫째, 피고인이 피해자 B와 연인관계를 지속하고 성관계를 가졌음에도 허위로 강간 및 유사강간을 신고하여 무고했다는 주장입니다. 둘째, 피고인이 피해자 B의 근무지인 은행을 2개월간 10회에 걸쳐 방문하며 협박성 연락을 하는 등 업무를 방해했다는 주장입니다. 셋째, 피고인이 피해자 B에게 2017. 6. 4. 협박성 발언을 하여 공포심을 느끼게 했다는 주장입니다. 마지막으로 검사는 원심에서 선고된 벌금 300만 원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양형부당을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며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1. 무고의 점: 피고인의 성폭행 신고 내용이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고, 카카오톡 메시지 내용도 신빙성을 뒷받침하며, 연인 관계였다는 사실만으로 성관계가 합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고의 고의나 허위 신고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업무방해의 점: 피고인이 은행에 8회 찾아가 노려보는 등의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에 해당할 수는 있으나, 형법상 업무방해죄에서 요구하는 '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3. 협박의 점: 피고인이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한 발언은 B에 대한 일시적인 분노 표현에 불과하며, 해악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느끼게 하려는 협박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4. 양형부당의 점: 피고인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며 초범이고 건강 상태(불안, 불면) 등을 고려할 때, 원심의 벌금 300만 원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거나 너무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 A에 대한 무고, 업무방해, 협박 혐의에 대한 원심의 무죄 판단을 모두 유지하고, 검사가 주장한 양형부당에 대해서도 원심의 형량이 적정하다고 판단하여 검사의 항소를 최종적으로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원심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다음과 같은 법률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대법원 판례(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항소심은 1심의 증거 가치 판단이나 사실인정에 명백한 잘못이 없는 한 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이 적용되었습니다.
• 무고죄: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하는 것을 처벌하는 법조항으로,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성폭행 신고 내용이 허위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 형법 제314조 제1항(업무방해죄)​: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를 처벌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직장 방문 행위가 '위력'에 해당하지 않아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경범죄처벌법 제3조 제41호(지속적 괴롭힘)​: 상대방의 명시적 의사에 반하여 지속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등 귀찮게 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는 아니지만 이 조항에 해당할 여지는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 협박죄: 해악을 고지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것을 처벌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발언에 해악 고지의 고의가 없었으며, 피해자가 실질적인 공포심을 느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항소법원이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할 때에는 항소를 기각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검사의 항소 이유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 조항에 따라 항소가 기각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성폭력 피해 신고 시 신고 내용의 구체성과 일관성, 그리고 관련 증거(메시지 기록 등)의 중요성이 재확인됩니다. 연인 관계였다는 이유만으로 성관계가 언제나 합의에 의한 것이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직장 방문이나 반복적인 연락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려면 단순한 불쾌감이나 괴롭힘을 넘어 '위력'으로 업무를 저해할 정도여야 합니다. 일시적인 감정적 분노 표현이 모두 형법상 협박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며, 해악을 고지하여 상대방에게 공포심을 유발하려는 '고의'가 명확히 인정되어야 합니다. 지속적인 괴롭힘 행위는 경범죄처벌법상 처벌될 수 있으나, 형법상 업무방해죄와는 구분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