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부대 내 강제추행과 상관 모욕 사건 판결

피고인 A는 자신의 팀원으로 근무하던 피해자 B의 손을 동의 없이 약 10초간 만져 강제추행한 혐의와 함께, 자신의 상관인 F, G, I, H 등을 여러 차례에 걸쳐 욕설 및 비난하는 말로 모욕한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강제추행 및 상관 모욕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소속 부대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며 팀원에게 강제추행을 저지르고, 상관들을 여러 차례 모욕한 당사자입니다.
• 피해자 B: 피고인 A의 팀원으로 근무했으며, 피고인으로부터 강제추행을 당하고 피고인의 상관 모욕 발언을 들은 여성 <계급>입니다.
• 피해자 F: 피고인 A의 1차 평정권자이자 지휘 관계에 있는 상관으로, 피고인 A로부터 심한 욕설과 비난을 통해 모욕을 당한 여성 <계급>입니다.
• 피해자 G: 피고인 A의 2차 평정권자이자 지휘 관계에 있는 상관으로, 피고인 A로부터 욕설과 비난을 통해 모욕을 당한 남성 <계급>입니다.
• 피해자 I: 피고인 A보다 계급이 높은 상서열자이자 준상관으로, 피고인 A로부터 비난을 통해 모욕을 당한 <계급>입니다.
• 피해자 H: 피고인 A보다 계급이 높은 상서열자이자 준상관으로, 피고인 A로부터 비난을 통해 모욕을 당한 <계급>입니다.
• 목격자/진술자 E: 피고인 A와 같은 팀으로 근무한 수사관으로, 피고인의 상관 모욕 발언을 듣고 피해자 B로부터 강제추행 사실을 전해 들었으며, 사건 경위에 대한 진술을 제공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2022년 1월 1일부터 같은 해 4월경까지 팀장으로 근무하며, 팀원인 B와 E을 비롯한 여러 부대원과 함께했습니다.

1. 군인등강제추행: 2022년 3월 21일경 소속 부대 사무실에서 피해자 B와 대화하던 중,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손 좀 내밀어 봐'라고 말했습니다. 피해자가 왼손을 내밀자, 피고인은 피해자의 엄지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손가락 전체를 감싸 잡고 손바닥을 앞뒤로 뒤집으며 약 10초간 만져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추행했습니다.

2. 상관모욕: 피고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상관들을 모욕했습니다.

   • 피해자 F에 대한 모욕: 2022년 2월 10일경 사무실에서 B와 E이 있는 자리에서 F를 대상으로 '그 사람은 알지도 못하는데 입만 살았어, 주둥이를 찢어버려야 돼, 정확한 지침도 안 주고 결과만 가지고 이야기하고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또 2022년 3월 4일 B 앞에서 '아주 심한 욕설, 총이 있으면 쏴 죽였을 거야,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공공의 적이 되냐'와 '아주 심한 욕설, 큰 그림은 무슨 큰 그림, 지랄하고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 피해자 G에 대한 모욕: 2022년 2월 24일경 E과 출장 가는 차량 안에서 G를 대상으로 '단장이 팀장들 무안하게 계속 질문하더라, 이제껏 뭐했냐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성과가 없으면 안 된다'라고 말한 뒤 'G 욕설을 섞어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2022년 2월경부터 3월경 사이 사무실에서 B 앞에서 '욕설을 섞어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말했습니다.
   • 피해자 I에 대한 모욕: 2022년 2월 28일경 사무실에서 B와 E이 있는 자리에서 I를 대상으로 '너네는 진짜 잘못 배웠다, 어떤 사람들한테 배운 거냐, 이전에 팀장들 누구냐, 준사관들 중에 진짜 능력 없는 사람들 많다, <소속> I 팀장은 머리에 든 게 없다, 멍청하다'라고 말했습니다.
   • 피해자 H에 대한 모욕: 2022년 3월 초순경 사무실에서 B이 있는 자리에서 H를 대상으로 '너 누구랑 같이 근무했냐, 그 사람 바보야, 그런 사람 밑에서 배워서 이러냐, 잘못 배웠다'라고 말했습니다.

핵심 쟁점

피고인 A의 행위가 군인등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피고인의 상관들에 대한 발언들이 상관모욕죄를 구성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피고인은 강제추행 사실 자체를 부인했으며, 설령 손을 잡았더라도 폭행·협박이 없어 강제추행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A에게 징역 1년과 2년간의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또한, 신상정보 등록 대상자로 지정되었으나, 수강명령, 이수명령, 공개·고지명령, 취업제한명령은 현역 군인 신분 및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면제했습니다.

결론

재판부는 피해자 B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신빙성이 높다고 판단했고, 피고인이 피해자의 손을 잡은 행위는 '기습추행'에 해당하여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상관들에게 욕설과 비난을 한 행위들은 공연성이 인정되어 상관모욕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군인등강제추행 피해자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고 있다는 점은 불리한 정상으로, 상관모욕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피고인에게 전과가 없다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본 사건은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과 '상관모욕'에 관한 중요한 법리와 적용을 보여줍니다.

1. 군인등강제추행 (군형법 제92조의3)​:

   • 내용: 군인, 군무원 또는 군의 교육기관 등에서 교육 중인 사람(사관생도, 사관후보생 등)에 대하여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한 경우 처벌됩니다.
   • 적용: 이 사건에서 피고인 A는 피해자 B의 손을 '손 좀 내밀어 봐'라고 말하며 내민 손을 갑자기 잡아 약 10초간 만졌습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행위를 '기습추행'으로 보았습니다. 강제추행에서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다면 그 힘의 대소강약을 불문하고 인정됩니다. 또한, 성폭행 사건의 심리 시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법리에 따라,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이 높게 인정되었습니다.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고, 이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행위로 평가할 만하다는 판단입니다.

2. 상관모욕 (군형법 제64조 제2항)​:

   • 내용: 직무수행 중인 상관을 모욕하거나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도록 공연히 상관을 모욕한 경우 처벌됩니다.
   • 적용: 피고인 A는 자신의 상관인 F, G와 상서열자인 I, H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주둥이를 찢어버려야 돼', '욕설을 섞어 모욕적인 표현', '바보야', '멍청하다', '아주 심한 욕설, 총이 있으면 쏴 죽였을 거야' 등의 모욕적인 발언을 했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다른 동료 군인 B, E 등이 있는 자리에서 이루어졌으므로, 여러 사람이 알 수 있는 '공연성'이 인정되어 상관모욕죄가 성립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3. 양성평등기본법 제5조 제1항 (성인지 감수성)​:

   • 내용: 법원은 성폭행이나 성희롱 사건을 심리할 때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 적용: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을 판단함에 있어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알리는 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신중하게 평가하고, 함부로 배척하지 않는다는 법리적 태도를 견지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경우,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피해 사실의 기록: 성추행이나 모욕적 언행을 당했을 경우, 발생 시각, 장소, 구체적인 행위나 발언 내용, 목격자 유무 등을 상세하게 기록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나중에 증거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2. 주변에 알리기: 신뢰할 수 있는 동료나 상급자, 또는 관련 상담 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혼자 감당하기보다 주변의 지지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성인지 감수성의 이해: 성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대처 양상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피해자다움을 강요하거나 피해자의 진술을 쉽게 배척해서는 안 됩니다. 성적 수치심은 주관적으로 느끼는 감정이지만, 객관적으로 판단할 때 성적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면 강제추행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4. 폭행의 정의: 강제추행에서 말하는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항거를 불가능하게 할 정도의 물리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 자체가 있으면 폭행으로 인정될 수 있으며, '기습추행'과 같이 상대방이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신체 접촉도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5. 상관 모욕의 범위: 군대 내에서 상관에 대한 모욕적 언행은 엄격하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비록 개인적인 감정에서 비롯되었다 하더라도, 여러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상황에서 상관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경멸하는 언행을 하는 것은 상관모욕죄에 해당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