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군 돼지 축사 민원 행정처분 취소 불허 사건

전북 완주군 A리 주민들이 자신들의 거주지 인근에서 돼지 축사를 운영하는 C를 상대로 축산업 경영 중단을 요구하며 민사상 합의와 조정까지 이끌어냈으나 C가 이를 이행하지 않자, 완주군수에게 해당 축사의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를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완주군수는 주민들의 신청을 거부했고, 이에 주민들은 이 거부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주민들에게 기존 허가의 취소를 요구할 법률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없다고 판단하여, 군수의 거부 행위는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으므로 주민들의 소송을 각하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전북 완주군 A리에 거주하는 주민들로, 축사 운영으로 인한 소음과 악취 등의 피해를 주장하며 축사 허가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 피고: 완주군수로서, 주민들의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 신청을 불허가했습니다.
• C: A리에서 1983년부터 돼지 축사를 운영해온 축산업자입니다.
• B단체: A리 주민들로 구성된 비법인사단으로, C와 축산업 경영 중단에 대한 합의 및 조정을 이끌어낸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완주군 A리에서 1983년부터 돼지 축사를 운영해온 C로 인해 주민들은 소음, 악취 등의 피해를 겪었습니다. 이에 A리 주민들로 구성된 B단체는 2008년 10월경 C와 축산업 경영 중단에 대한 합의각서를 작성했고, 2017년과 2020년에는 민사소송 및 가처분 신청을 통해 C가 축산업을 영위하지 않기로 하는 조정이 성립되었습니다. 그러나 C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축산업을 계속하자, 주민들은 2021년 2월 완주군수에게 C의 축사에 대한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 및 '축산업 허가' 취소를 신청했습니다. 이에 대해 완주군수는 2021년 3월 주민들의 신청을 불허가하는 회신을 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민들이 완주군수에게 기존의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 법률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완주군수가 주민들의 신청을 불허가한 행위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이 사건 소를 모두 각하하고,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주민들에게 피고인 완주군수에게 이 사건 축사의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를 요구할 법률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군수의 거부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에 따른 것입니다.

결론

결과적으로 주민들은 돼지 축사 운영 중단을 위한 행정적 조치를 구했으나, 법원은 주민들이 해당 허가의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 즉 '신청권'이 없다고 보아 주민들의 소송 자체가 부적법하다고 판단하여 본안 심리 없이 각하했습니다. 이는 행정소송에서 특정 행위를 요구할 '신청권'의 존재 여부가 소송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임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중요한 법률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가축분뇨법): 이 법은 가축분뇨의 적정 관리를 통해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자원화를 촉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구 가축분뇨법 제18조 제1항이 배출시설 설치허가 취소 사유를 열거하고 있는데, 원고들은 해당 조항에 규정된 사유가 아닌 사정변경이나 공익상의 필요를 주장했습니다. 또한, 구 가축분뇨법 제8조 제1항 및 제3항은 가축사육제한구역 지정과 제한구역 내 가축 사육자에 대한 조치 명령 권한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기존 허가 취소의 직접적인 법적 근거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었습니다.
2. 행정소송법상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및 '신청권': 행정청의 거부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으로 인정되려면, 국민에게 행정청의 행위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신청권이 없는데도 이루어진 신청을 행정청이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 거부로 인해 신청인의 권리나 법적 이익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이라 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주민들에게 기존 허가 취소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3. 행정처분의 '불가쟁력': 제소기간이 이미 지나 불가쟁력이 생긴 행정처분(이 사건의 축사 허가)에 대해서는 개별 법규에서 변경을 요구할 신청권을 규정하고 있거나 관계 법령의 해석상 그러한 신청권이 인정될 수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국민에게 그 행정처분의 변경을 구할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다음 사항들을 고려해야 합니다.

1. 신청권 확인: 행정기관에 특정 행정처분(예: 허가 취소)을 요구할 때는 법률상 또는 조리상 그 요구를 할 수 있는 '신청권'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신청권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민사적 해결과 행정적 해결의 차이: 개인 간의 합의나 민사소송 조정으로 얻은 권리(예: 축산업 경영 금지 의무)는 사법상 의무일 뿐, 행정기관에 기존 허가를 취소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공법상 권리를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습니다.
3. 기존 허가의 불가쟁력: 이미 오래 전에 발급되어 소송 제기 기간이 지난 행정처분(허가)은 '불가쟁력'이 발생하여 더 이상 다툴 수 없게 됩니다. 이때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처분 취소를 요구할 신청권이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4. 관련 법규정 검토: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령에서 주민들이 기존 시설 허가 취소를 요구할 수 있는 명시적인 조항이 있는지, 또는 직권 취소를 요구할 근거가 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제한지역 지정 등의 조항은 주로 신규 시설에 적용되며 기존 시설에 대한 취소 근거가 아닐 수 있습니다.
5. 행정처분 여부: 행정기관의 회신이나 거부 행위가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려면, 국민에게 해당 행위를 요구할 법률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이 있어야 합니다. 신청권이 없는 거부 행위는 처분성이 인정되지 않아 소송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