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 협박/감금 · 교통사고/도주
피고인이 대리운전 기사가 운전하는 차량의 조수석에 탑승하여 귀가하던 중, 조수석 글러브박스에서 캠핑용 칼을 꺼내 칼집에서 빼내어 피해자의 옆구리에 들이밀며 좌회전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등의 행동으로 운행 중인 대리운전 기사를 협박하여 특수협박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운전자폭행등)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피고인의 위협 행위를 인정하여 벌금 300만 원, 미납 시 노역장 유치, 압수된 칼 몰수를 선고했습니다.
2021년 7월 14일 밤 9시 30분경 전북 완주군 인근 도로에서 피고인 A는 대리운전 기사 C가 운전하는 자신의 승용차 조수석에 앉아 귀가 중이었습니다. 이때 피고인은 조수석 글러브박스에 있던 길이 약 27.5cm의 캠핑용 칼을 꺼내 칼집에서 빼내어 피해자의 옆구리로 들이밀며 "왜 좌회전을 하지 않냐"고 따졌습니다. 피고인의 이러한 행동은 운전 중인 대리운전 기사를 마치 찌를 듯이 위협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피고인이 차량 안에서 캠핑용 칼을 꺼내 칼집에서 뺀 행위가 대리운전 기사를 실제로 위협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피고인 측은 칼을 뺀 사실은 인정했으나 위협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피해자와 증인 D의 일관된 진술, 피해자의 당시 행동(급하게 차량 이탈하여 신고 요청), 피고인의 당시 상황(술에 취해 비정상적 태도) 등을 종합하여 피고인의 위협 행위를 인정했습니다.
법원은 피고인에게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이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또한 범죄에 사용된 수렵용 칼 1개를 몰수하고, 선고된 벌금 상당액에 대한 가납을 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의 경위, 위험성, 피해자와의 합의, 피고인에게 벌금형 전과가 1회 있는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가지 양형 조건을 고려하여 위와 같은 형을 선고했습니다.
이 사건에는 여러 법령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284조 (특수협박):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을 협박한 자는 가중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이 캠핑용 칼이라는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여 대리운전 기사를 위협했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283조 제1항 (협박): 사람을 협박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집니다. 특수협박죄와 함께 적용되어 피고인의 행위가 협박에 해당함을 명확히 합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0 제1항 (운전자폭행등):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를 폭행하거나 협박한 자는 가중처벌됩니다. 대리운전 기사 역시 '운행 중인 자동차의 운전자'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이 법률에 따라 더욱 무겁게 처벌되었습니다.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및 제50조 (상상적 경합의 처리): 하나의 행위가 동시에 여러 가지 죄를 구성하는 경우(예: 칼로 협박하며 운전자를 위협하는 행위가 특수협박과 운전자폭행등 두 가지 죄에 모두 해당),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칼 위협 행위가 특수협박죄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협박죄를 동시에 성립시켰으므로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 및 제69조 제2항 (노역장유치): 벌금형이 선고되었을 때, 피고인이 정해진 기한 내에 벌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일정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하여 강제 노역을 시키는 제도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명령했습니다.
형법 제48조 제1항 (몰수): 범죄에 사용되거나 범죄로 인해 생긴 물건은 몰수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범죄에 사용한 캠핑용 칼이 몰수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가납명령): 벌금이나 과료를 선고할 때, 법원은 임시로 벌금 등을 납부하도록 명령할 수 있습니다. 이는 판결 확정 전이라도 벌금 납부의무를 이행하도록 하여 국고 수입 확보 및 확정 전 도주 방지 등의 목적이 있습니다.
만약 대리운전 등 타인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불만이 생기더라도, 폭력적이거나 위협적인 행동은 절대 삼가야 합니다. 특히 칼과 같은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는 행위는 단순한 협박을 넘어 특수협박죄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의 더 중한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음주 상태에서는 올바른 판단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자제력을 잃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서비스 이용 중 불합리한 상황이나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관련 기관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리기사 등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협박은 운전자의 안전뿐만 아니라 도로의 다른 운전자들에게도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더욱 엄중하게 다루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