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근무 후 술자리를 가졌던 근로자가 다음 날 출근 전, 전날 술집에 두고 온 가방(작업복 열쇠 등 포함)을 찾기 위해 술집으로 돌아갔다가 피난구에서 추락하여 중상을 입었습니다. 이 근로자는 해당 사고를 출근 중의 사고로 보고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출근 경로 일탈 및 사고 경위 불분명을 이유로 불승인했습니다. 이에 근로자는 불승인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해당 사고가 출근 중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는 2022년 5월 26일 퇴근 후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졌고,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진 술자리 후 술집에 가방을 두고 왔습니다. 이 가방에는 회사 사물함 열쇠와 출근용 승용차 열쇠가 들어있었습니다. 원고는 2022년 5월 27일 새벽 4시 30분경 가방 분실을 인지하고 술집에 가방을 두고 온 사실을 확인한 후, 출근을 위해 가방을 찾으러 술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 과정에서 술집 내부의 피난구에서 1층으로 떨어져 경추 골절 등 중상을 입었습니다. 원고는 이 사고가 출근을 목적으로 발생한 '출근 중 재해'라고 주장하며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22년 9월 21일 출근 경로 일탈 및 사고 경위 불분명을 이유로 불승인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퇴근 후 사적인 술자리에서 가방을 두고 온 근로자가 다음 날 출근 전 가방을 찾으러 갔다가 발생한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출근 중 재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및 사고 발생 경위에 대한 근로자의 주장이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피고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사고가 발생한 술집은 주거로 볼 수 없고, 원고의 출근 계획과 사고 발생 시각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사고는 출근 중의 사고가 아니라 '출근 이전의 사고'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술집의 영업시간과 보안 시스템 작동 이력, CCTV 영상 등을 근거로 원고가 술집 내부로 들어갔다는 주장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결국 이 사건 사고는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하는 중에 발생한 사고로 볼 수 없고, 경로 일탈 또는 중단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정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따라서 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상 '출퇴근 중 재해' 인정 기준을 따릅니다.
산재보험법 제5조 제8호 (출퇴근의 정의): '출퇴근'은 취업과 관련하여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을 의미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술집을 원고의 주거로 볼 수 없으므로, 주거와 취업장소 사이의 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 제3호 나목, 제3항 본문 (출퇴근 중 재해 인정 요건): 근로자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로 봅니다. 그러나 '출근 경로 일탈 또는 중단'이 있는 경우, 해당 일탈 또는 중단 중의 사고는 출근 재해로 보지 않습니다. 원고가 전날 술 마신 술집에 가방을 찾으러 간 행위는 통상적인 출근 경로와 방법을 벗어난 '경로 일탈 또는 중단'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산재보험법 제37조 제3항 단서,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5조 제2항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 예외 조항): 경로 일탈 또는 중단이 있더라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예: 생필품 구입, 교육, 선거권 행사, 아동/장애인 보육, 질병 치료, 가족 돌봄 등)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출근 재해로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가방을 찾으러 술집에 간 행위가 이러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가방 안에 작업복 열쇠 등 회사 관련 물품이 있었다 할지라도, 그 행위 자체가 법령에서 열거한 예외 사유에 포섭되지 않는다고 본 것입니다.
출퇴근 중 재해 인정 여부는 사고 발생 시점, 장소, 행위가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에 해당하는지, 또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인한 경로 일탈/중단에 해당하는지를 엄격하게 판단합니다. 사적인 용무로 인한 경로 이탈이나 중단은 원칙적으로 출퇴근 재해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다만, 산재보험법 시행령에 명시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생필품 구입, 교육, 투표, 아동/장애인 보육, 질병 치료, 가족 돌봄 등)는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물품(예: 술자리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찾기 위한 행동은 일반적으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로 보기 어렵습니다. 사고 발생 경위가 불분명하거나 근로자의 주장이 객관적인 증거(CCTV, 영업시간 등)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재해 인정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출근을 위한 준비 행위라 할지라도, 출근 직전의 행위가 아닌 '출근 이전'의 사고로 판단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는 사고가 발생한 술집이 주거지로 볼 수 없고, 실제 출근 장소까지의 거리와 시간, 그리고 사고 발생 시각 등을 고려하여 출근 이전의 사고로 판단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