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
피고인 A는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에 따라 피해자 B로부터 현금 6,000,000원을 수령한 혐의로 사기죄 공범으로 기소되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피해자에게 저금리 대출을 빌미로 기존 대출금 상환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습니다. 피고인은 대출금 추심 업무를 하는 것으로 믿었고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검사가 피고인에게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은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하여 피해자 B에게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는 거짓말로 접근했습니다. 이들은 기존 대출금 상환 명목으로 6,000,000원의 현금을 요구했습니다. 동시에 피고인 A를 '대출금 추심 업무'를 하는 출장외근직으로 고용하여 피해자 B로부터 현금을 직접 수거하도록 지시했습니다. 피고인 A는 2022년 5월 18일 경기 구리시 노상에서 피해자 B로부터 현금 6,000,000원을 수령한 후 조직원의 지시에 따라 무통장 입금했습니다. 이후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며 업무 중단을 통보했습니다.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사기 범행에 가담한다는 사실을 인식하거나 예견하고 이를 용인하려는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검사가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를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하였는지 여부입니다.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법원은 피고인이 제출한 통화 녹음과 카카오톡 대화 내역 등 증거를 통해 피고인이 채용 과정에서 불법 여부를 문의하고 범행 후 불안감을 표출하며 보이스피싱을 의심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주목했습니다. 또한 성명불상의 조직원이 피고인에게 위조된 서류를 제시하며 합법적인 업무라고 안심시킨 점 피고인의 학력 및 사회 경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인이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과 관련된 것임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검사가 피고인의 '미필적 고의'를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가 상대방을 속여 재물을 편취하겠다는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특히 '미필적 고의'는 범죄 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러한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를 의미합니다. 즉 보이스피싱 조직의 일원임을 명확히 인지하지 못했더라도 자신의 행동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활용될 수 있음을 예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행위를 감행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검사가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만약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유죄를 확신할 수 없다면 피고인에게 의심이 가더라도 무죄를 선고해야 합니다. (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도74 판결 등 참조) 형사소송법 제325조는 공소사실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의 사기죄 '고의' 또는 '미필적 고의'에 대한 증명이 없었으므로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또한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무죄 판결을 선고할 경우 법원의 재량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할 수 있습니다.
합법적인 직업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현금 수거 업무 등 의심스러운 일자리를 제안받았을 때는 채용업체가 정상적인 사업체인지 반드시 사업자등록번호와 사업장 주소 등을 통해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현금 거래나 개인 간의 대면 현금 수거를 요구하는 경우는 사기 범죄와 연관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업무에 비해 과도하게 높은 일당이나 수수료를 제시하는 경우 불법적인 일에 연루될 위험이 크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하게 많은 개인정보나 신분증 사본 등을 요구하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심스러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관련 통화 녹음 메시지 기록 주고받은 서류 등을 모두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대출을 빌미로 기존 대출금 상환을 위해 현금을 요구하거나 특정 계좌로 이체를 지시하지 않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