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태아 수혈 증후군 진단과 출산 과정 의료 분쟁 사건

원고 C이 쌍태아를 임신 중 피고 병원에서 산전 진찰 및 입원 치료를 받던 중, 피고가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고 적절한 검사를 게을리한 과실이 인정되었습니다. 비록 태아 A의 뇌성마비 발생과 피고의 진단 지연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부정되었으나, 피고가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및 그로 인한 수술의 예후, 합병증 등에 대해 산모와 배우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어 부모에게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쌍태아 중 한 명으로, 출생 후 극심한 뇌병변 소견으로 중증의 뇌성마비 환자가 됨
• 원고 B: 원고 A의 아버지
• 원고 C: 원고 A의 어머니이자 쌍태아를 임신하고 출산한 산모
• 피고 D: 산부인과 전문의이자 F병원의 대표원장으로, 원고 C의 산전 진찰과 응급 제왕절개술을 담당한 주치의

분쟁 상황

원고 C은 2012년 4월경 쌍태아를 임신하여 피고가 대표원장으로 있는 F병원에서 산전 진찰 및 입원 치료를 받았습니다. 임신 32주 5일차(2012. 12. 1.)에는 쌍둥이 태아의 체중이 각 1.7kg과 1.3kg으로 20% 이상 차이가 났고, 양수과다 증상 및 산모가 태동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고 호소하는 등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 의심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피고는 이를 확진하지 못했고, 원고 C이 입원한 이후 6일 동안 필요한 정밀 검사(양수양 측정, 방광상태 평가, 도플러 초음파검사, 태아심박수 측정 등)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았습니다. 이후 2012년 12월 15일, 태아 곤란증이 의심되어 응급 제왕절개술을 통해 원고 A과 G이 출산되었습니다. 원고 A은 출생 시 극심한 뇌병변 소견으로 현재 중증의 뇌성마비 환자가 되었으며, 다른 쌍둥이 G은 별다른 장애 없이 퇴원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가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고 적절한 치료를 지연했으며, 응급 수술 및 전원을 지연했고, 가장 중요하게는 이 모든 상황과 관련하여 산모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자녀에게 뇌성마비가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을 조기에 진단했고 적절한 양수감압술 및 스테로이드 요법을 시행했으며, 수술 및 전원 과정에 과실이 없었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의사)가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의료과실이 존재하는지 여부. 2. 응급 제왕절개 수술 결정 및 상급병원 전원 조치가 지연된 의료과실이 존재하는지 여부. 3. 피고의 의료과실과 자녀 A의 뇌성마비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 4. 피고가 산모 및 가족에게 질병 상태, 수술의 예후, 합병증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의무를 위반했는지 여부 및 그로 인한 위자료 책임.

법원의 판단

1. 피고는 원고 B(아버지)에게 12,000,000원, 원고 C(어머니)에게 15,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2. 12. 15.부터 2019. 1. 25.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습니다. 2. 원고 A(자녀)의 청구 및 원고 B, C의 나머지 청구(의료과실로 인한 재산상 손해 및 위자료 일부)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3.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9/10를, 피고가 나머지 1/10을 부담하도록 결정되었습니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고 명시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의사가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의심 상황에서 조기에 확진 검사를 게을리하고 입원 중에도 필요한 정밀 검사를 충분히 시행하지 않은 '진단 지연 과실'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진단 지연 과실이 태아 A에게 발생한 뇌성마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인과관계는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자체의 높은 사망 및 신경학적 병변 발생 가능성, 미숙아 출생 위험성 등 복합적인 요인을 들어 부정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원은 피고가 산모와 배우자에게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및 그로 인한 수술의 예후, 예상되는 합병증과 후유증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않아 중요한 의료적 선택의 기회를 박탈하고 정신적 고통을 준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B(아버지)에게 12,000,000원, 원고 C(어머니)에게 15,000,000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의료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려운 의료분쟁에서, 설명의무 위반이 별도의 손해배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의료과실 책임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의사가 의료행위 과정에서 의료수준에 따른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아 환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의심 상황에서 양수양 측정 등 확진을 위한 검사를 게을리하고, 입원 후에도 매일 정밀 검사를 시행하지 않은 점을 '진단 지연 과실'로 인정했습니다. 의학적으로 쌍태아의 체중 차이가 20% 이상이고 양수과다 증상이 있다면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을 의심하고 양수양 측정 및 방광 상태 평가, 도플러 초음파 검사 등 필요한 검사를 통해 확진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과실과 원고 A의 뇌성마비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는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자체의 높은 위험성과 미숙아 출생 위험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점을 들어 부정되었습니다. 즉, 과실은 인정되나 그 과실이 손해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2. 설명의무 위반 책임 (민법 제750조 불법행위 또는 진료계약상 채무불이행)​: 의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에서 질환이 의심되는 증세가 있다면, 그 질환의 발생 여부 및 정도 등을 밝히기 위한 조치나 검사를 설명하고 권유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또한, 진료상황, 질병의 위험성, 치료 방법의 내용, 필요성, 예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과 후유증 등에 대해 환자 또는 보호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여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는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이 의심되는 상황에서 이를 진단하지 못했고, 그 결과 산모와 배우자에게 쌍태아간 수혈증후군 및 그로 인한 수술의 예후, 예상되는 합병증과 후유증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 않은 '설명의무 위반'이 인정되었습니다. 이 설명의무 위반으로 인해 원고 B, C은 자녀의 출산 방법이나 상급병원 전원 등 중요한 결정을 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므로, 피고는 이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되었습니다. 법원은 설명의무 위반이 직접적인 신체적 손해와 인과관계가 없더라도, 환자 및 보호자의 자기결정권 침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참고 사항

1. 의료 기록의 중요성: 산전 진찰 및 입원 치료 중 의사가 어떤 검사를 했고 어떤 소견을 기록했는지, 그리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태아의 상태 변화나 산모의 이상 증상 호소에 대한 기록이 상세할수록 의료과실 여부를 판단하는 데 유리합니다. 2. 설명의무의 범위: 의사는 환자나 보호자에게 질병의 진단명, 예상되는 치료 방법, 수술의 필요성, 예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과 후유증 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의사의 설명이 불충분했다고 판단되면, 이는 별도의 손해배상 청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3. 인과관계 입증의 어려움: 의료과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시, 의사의 과실과 환자에게 발생한 손해(예: 장애)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 사례에서도 진단 지연 과실은 인정되었으나, 뇌성마비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부정되었습니다. 따라서 설명의무 위반과 같이 비교적 인과관계 입증이 용이한 부분을 함께 주장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4. 상급병원 전원의 고려: 고위험 임신(예: 쌍태아간 수혈증후군)의 경우, 진료받는 병원의 의료 역량(시설, 인력 등)을 고려하여 필요하다면 더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한 상급병원으로의 전원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의사가 전원을 권유하지 않더라도, 산모나 보호자가 직접 상급병원 진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5. 산모의 적극적인 의사소통: 태동 감소, 이상 증상 등 산모가 느끼는 신체 변화에 대해 주치의에게 적극적으로 알리고, 의사의 설명이 이해되지 않거나 불충분하다고 느껴질 경우 추가 설명을 요청하는 등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