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 협박/감금 · 상해 · 디지털 성범죄 · 기타 형사사건
피고인은 불륜 관계에 있던 피해자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자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몰래 촬영한 사생활 촬영물로 피해자를 협박하고 촬영물을 피해자의 남자친구에게 전송하는 등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1심 법원은 폭행 및 협박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하고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 유죄를 인정하여 피고인에게 벌금 1천만 원 등의 형을 선고했습니다. 검사는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고 항소했으나, 항소심 법원은 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아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피고인 A(외과의사)는 피해자와 불륜 관계에 있다가 피해자가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귀며 이별을 통보하자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이에 피고인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몰래 촬영한 사생활 촬영물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하고, 해당 촬영물을 피해자의 남자친구에게 전송하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이로 인해 피고인은 폭행,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촬영물등이용협박), 주거침입미수, 상해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에서 피고인에게 선고된 벌금 1천만 원 등이 너무 가벼워 부당한지, 즉 법원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지나치게 가벼워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항소심은 원심의 양형 판단을 존중하여 피고인의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고통을 받았음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의 자백, 반성, 피해자와의 합의, 전과 없는 초범이라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심의 형량이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본 사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 및 협박죄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반포등)은 카메라나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하여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반포, 판매, 임대, 제공 또는 공공연하게 전시·상영하는 행위를 처벌합니다. 피고인은 피해자를 몰래 촬영하고 촬영물로 협박까지 한 점으로 보아 이 법률이 적용되었습니다. 이러한 촬영물을 이용한 협박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게 평가되어 가중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협박은 사람에게 해악을 가할 것을 고지하여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피고인이 몰래 촬영한 영상으로 피해자를 협박한 행위가 이에 해당합니다.
양형의 합리적 범위에 대한 판단은 법원이 형량을 정할 때 피고인의 나이, 성별,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재량을 행사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는 항소심에서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항소심은 피고인의 범행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점은 불리하게 작용하지만, 피고인이 범행을 모두 자백하고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하여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한 점, 전과가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유리한 사정으로 종합 고려하여 원심의 양형이 합리적인 범위 내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몰래카메라 촬영이나 이를 이용한 협박, 유포 행위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되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아무리 친밀한 관계였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신체를 촬영하거나 이를 유포, 협박에 이용하는 행위는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즉시 증거를 확보하고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법적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해자의 경우, 범행을 자백하고 진심으로 반성하며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양형에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특히, 과거 전력이 없는 초범이라 할지라도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므로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이별 과정에서 감정적인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폭력, 협박, 사생활 침해와 같은 불법적인 수단을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