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공무원 망인이 직장 상사가 주최한 송별 겸 업무 인수인계 회식에 참석한 후, 2차 회식과 커피숍 방문까지 마친 뒤 홀로 이탈하여 심신장애 상태에서 자동차전용도로를 걷다가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건입니다. 인사혁신처장은 순직유족급여를 불승인했으나, 법원은 회식의 공무 관련성과 사고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망인 B는 2023년 8월 7일 상사 E 단장이 주최한 송별 겸 업무 인수인계 회식에 참석했습니다. 1차와 2차 회식에서 음주한 후 일행과 함께 커피숍에 들렀다가 20시 43분경 휴대전화와 가방을 둔 채 홀로 커피숍 밖으로 나갔습니다. 같은 날 22시 11분경 순천시 O에 위치한 왕복 6차로 자동차전용도로 2차로를 걷다가 화물차량과 충돌하여 사망했습니다. 사망 당시 망인의 신발은 중앙분리대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과음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였던 것으로 보였습니다. 망인의 유족인 어머니 A는 인사혁신처장에 순직유족급여를 신청했으나 인사혁신처장은 회식이 공무 관련성이 없고 망인이 회식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 사고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2024년 11월 29일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유족 A는 불승인 처분에 불복하여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인사혁신처장의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주요 쟁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해당 회식이 사회통념상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공무 관련성이 있었는지, 망인이 회식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했는지, 즉 회식과 사망 사고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핵심적으로 다루어졌습니다. 또한, 피고가 제시한 처분 사유가 행정절차법상 적법한지 여부도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인사혁신처장이 2024년 11월 29일 원고에게 내린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소송에 필요한 비용은 피고가 모두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회식이 상사가 주최한 송별회 및 업무 인수인계 목적의 행사였으므로 공무 관련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망인이 회식 중 과음으로 심신장애 상태에 있었고, 익숙하지 않은 지리에서 휴대전화 없이 혼자 이탈한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록 숙소 방향이 아니더라도 사고가 회식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보아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더불어 피고가 제시한 처분 사유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음도 지적하며,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최종 결론 내렸습니다.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36조 제1항 (순직유족급여 지급):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사망하여 순직한 경우, 그 유족에게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순직유족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무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다가 사망한 경우 그 유족의 생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법적 근거입니다.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 (처분 사유 제시 의무):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는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명확하게 제시해야 합니다. 이 원칙은 행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국민이 행정 처분에 대해 불복할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것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인사혁신처장이 심의회에서 거부 사유로 삼은 내용과 실제 처분서에 기재된 사유가 불일치하여 이 규정을 위반했다고 보았습니다. 업무상 재해 인정 법리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8두35391 판결 등):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려면 '사회통념상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고 또한 근로자가 그와 같은 행사나 모임의 순리적인 경로를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여야 합니다. 이 판례는 공무원 순직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이 법리를 준용하여 회식의 공무 관련성(사용자의 지배·관리 상태)과 사고의 상당인과관계(순리적인 경로 이탈 여부)를 주요 판단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이 사건 회식은 송별회와 업무 인수인계를 겸한 상사 주최 행사였고 업무추진비로 일부 결제되었으며 일부 전보 예정인 팀원이 참석하는 등 공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인정되었습니다. 또한 망인이 회식 중 과음하여 심신장애 상태에서 인지능력이 저하되었고 익숙하지 않은 지리에서 휴대전화 없이 이탈한 후 사고를 당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비록 숙소 방향이 아니었더라도 회식 과정에서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직무 관련 행사나 회식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순직 또는 업무상 재해 인정 여부는 회식의 목적, 주최자, 참석 인원, 시간, 장소, 음주량, 개인의 자발적 행동 여부 등 종합적인 상황을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상사가 주최하고 업무 관련성이 있는 회식은 단순한 사적 모임이 아닌 사용자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것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회식 중 음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발생한 사고라도 그 경위나 이탈 경로 등이 회식의 순리적인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는 사정이 있다면 업무상 재해 또는 순직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 지리에 익숙하지 않거나 통신수단 없이 이탈하는 등의 상황은 심신장애로 인한 판단 능력 저하와 연관될 수 있습니다. 행정기관이 처분 사유를 제시할 때는 근거와 이유를 명확히 해야 하며 심의 내용과 처분서상 사유가 일치해야 합니다. 만약 처분 사유가 불명확하거나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처분이 위법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