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E 그룹의 대한민국 자회사인 A 유한회사는 전문의약품 및 의료 장비 등을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2016년, A 유한회사의 영업사원 F는 의료기관에 의약품 판매촉진을 위한 경제적 이익(리베이트)을 제공하여 약사법 위반으로 검찰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A 유한회사와 그 지사장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2021년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이 사건 위반행위를 이유로 A 유한회사에 특정 의약품에 대한 3개월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A 유한회사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A 유한회사의 호남지사 영업사원 F가 2016년에 의료기관에 의약품 판매 촉진 명목으로 900만 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리베이트)을 제공했습니다. 이 행위에 대해 전주지방검찰청은 영업사원 F에게 기소유예 처분을, 회사 A 유한회사와 지사장 G에게는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습니다. 그러나 약 5년 후인 2021년 4월,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은 이 사건 위반행위를 근거로 A 유한회사에 해당 의약품에 대한 3개월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A 유한회사는 자신의 직원이 개인적으로 저지른 일탈 행위에 대해 회사가 책임을 지는 것은 부당하며, 회사가 관리·감독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고, 처분 강도가 지나치다며 이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여 발생한 분쟁입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의약품 공급자인 법인이 소속 직원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에 대해 직접적인 약사법 위반의 주체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법인이 리베이트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여 처분을 피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가 내린 판매업무정지 3개월 처분이 재량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인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 A 유한회사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즉, 서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이 A 유한회사에 내린 3개월의 판매업무정지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 A 유한회사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첫째, 구 약사법 제47조 제2항에서 규정한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등'에는 법인 소속 직원도 포함되며, 직원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는 객관적으로 법인의 업무에 관한 행위이므로 그 법률효과가 법인에 귀속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국민 건강 증진 및 공정한 경쟁 확보라는 법의 취지에 부합하며, 개정 약사법의 내용도 이를 확인적으로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석했습니다.
둘째, 원고 A 유한회사가 소속 직원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관리·감독 의무를 다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제시한 교육 및 자료의 구체적 내용이 불분명하고, 대부분 리베이트 적발 이후에 이루어진 점, 개인 신용카드를 이용한 리베이트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또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셋째, 피고의 판매업무정지 처분이 재량권을 불행사하거나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처분 심의 과정에서 원고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300만 원 이상 리베이트에 대해 3개월 판매업무정지를 규정한 이 사건 규칙의 제정 취지(리베이트 근절을 위한 제재 강화)를 고려할 때, 처분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리베이트 금액보다는 횟수에 비례하여 제재하는 규칙에 따라 다른 사례와 형평에 어긋난다고 보기도 어렵고,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을 통한 공익이 원고의 불이익보다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 약사법 제47조 제2항 (리베이트 제공 금지):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등이 의약품 판매 촉진을 목적으로 의료인 등에게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의약품 리베이트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규정에서 말하는 '의약품의 품목허가를 받은 자, 수입자 등'이 법인일 경우, 그 소속 직원의 리베이트 행위도 법인의 업무 관련 행위로 보아 법인에게 책임이 귀속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구 약사법 제76조 제1항 제5호의2, 제3항 (업무정지 등 처분): 약사법 제47조 제2항을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경우, 1년의 범위에서 업무정지 등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행정 제재의 근거가 됩니다.
구 의약품 등의 안전에 관한 규칙 제95조 [별표 8] Ⅱ. 개별기준 제35호 다목 (리베이트 행위 제재 기준): 이 규칙은 의약품 리베이트 제공 행위에 대해 1차 위반 시 3개월의 판매업무정지 처분을 내리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 준칙이지만, 그 자체로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거나 현저히 부당하지 않은 이상 행정처분의 적법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리베이트의 특성상 적발 금액보다는 위반 횟수를 기준으로 제재 기간을 정하고, 기소유예 등의 감경 사유를 적용하지 않도록 하여 리베이트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제재적 행정처분의 책임주의 원칙: 제재적 행정처분은 원칙적으로 위반자의 고의나 과실을 요구하지 않지만, 위반자에게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처분을 부과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당한 사유는 처분 대상자가 주장하고 증명해야 합니다.
재량권 행사의 원칙: 행정청이 법령에 따라 재량권을 가지고 처분을 할 때,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했는지는 위반행위의 내용과 정도, 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적 필요, 그리고 개인이 입게 될 불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게 됩니다. 처분 기준이 부령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그 기준에 따른 처분이 존중됩니다.
의약품 판매 관련 리베이트 문제 발생 시 유사한 상황에 처할 수 있는 기업이나 개인은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직원의 불법 행위에 대한 기업의 책임: 직원의 리베이트 제공 행위는 회사의 업무 관련 행위로 간주되어 회사가 직접 행정처분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의 개인적 일탈로 주장하더라도 법인은 책임을 면하기 어렵습니다.
철저한 내부 관리·감독의 중요성: 리베이트 방지를 위한 교육이나 지침은 단순히 형식적인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리베이트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유형(예: 개인 신용카드 사용, 소액 리베이트 등)에 대한 구체적인 예방 및 감시 방안을 포함해야 합니다. 직원 수가 적더라도,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적인 감시 조치를 취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검찰 처분과 행정처분의 차이 이해: 검찰이 개인이나 법인에 대해 불기소 처분(혐의없음, 기소유예 등)을 내렸다고 해서, 행정기관의 관련 행정처분이 자동으로 취소되거나 면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 책임과 행정상 책임은 별개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강화된 리베이트 제재 기준 숙지: 의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행정처분 기준은 점점 강화되는 추세이며, 리베이트 금액의 다과보다는 위반 행위의 횟수나 본질에 따라 중한 처분이 내려질 수 있습니다. 관련 법령 및 규칙의 최신 내용을 항상 숙지해야 합니다.
공익 달성의 중요성: 리베이트 근절을 통해 국민 건강 보호, 건강보험 재정 건전화, 공정한 시장 경쟁 확보를 달성하려는 공익은 기업이 입는 불이익보다 더 중요하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행정처분은 이러한 공익적 목적 달성을 위한 불가피한 수단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