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A씨가 2019년 제62회 전문의 1차 자격시험에 응시하여 시험 종료 후 수험표 뒷면에 시험 문제와 보기 일부를 메모한 행위로 인해, 시험 주관 기관인 사단법인 B로부터 해당 시험 불합격 처분 및 향후 2년간(제63차, 제64차 시험) 응시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에 A씨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시험의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있는 부정행위에 해당하며, 관련 법규정들이 적법하게 마련되었고 처분 또한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한 A씨는 시험 종료 직후 수험표 뒷면에 자신이 푼 시험 문제와 보기 일부를 기억해 메모했습니다. 이후 A씨는 자신이 수험표에 메모한 사실을 감독관에게 알렸지만, 시험 주관 기관인 사단법인 B는 A씨의 이러한 행위를 '시험문제 유출 행위'로 판단하여 부정행위로 처리하고, A씨에게 해당 시험 불합격 및 향후 2년간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A씨는 자신이 단지 시험 복기를 위해 메모했을 뿐 시험장 밖으로 문제를 유출할 의도가 없었고 실제 유출되지도 않았으므로, 이러한 처분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불합격 처분 등의 취소를 요구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가 원고에게 불합격 및 응시자격 제한 처분을 내린 근거 규정들(전문의 자격규정 시행규칙, 전문의자격시험 시행 운영규정, 부정행위자 처리지침)이 상위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법률유보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인지 여부입니다. 둘째, 부정행위에 대한 제재 내용이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과도한지 여부입니다. 셋째, 피고가 부정행위 관련 사항을 시험일 30일 전에 공고하지 않아 절차적 하자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원고의 수험표에 시험 문제 메모 행위가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다섯째, 피고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피고가 원고에게 내린 2019년 제62차 전문의 1차 자격시험 불합격 처분 및 2020년 제63차, 2021년 제64차 전문의 자격시험 응시자격 제한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해당 시험 불합격 및 2년 동안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법원은 먼저, 전문의 자격시험 관련 규정들이 의료법과 전문의 자격규정의 위임 범위 내에서 제정된 것이며, 시험의 공정성 유지를 위한 규정들이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보아 법률유보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으로, 부정행위자에 대한 2회 응시 제한이 시험의 공정성 확보라는 입법 목적 달성에 효과적이며, 원고가 의사로서의 직무 수행에 별다른 장애가 없고 전문의 자격 취득이 3년 뒤로 미뤄질 뿐이므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시험 전 수험표 출력 과정, OMR 답안지, 시험장 내 칠판 등을 통해 수차례 부정행위 관련 유의사항을 강조했으며, 원고도 이를 인지하고 불이익을 감수하겠다는 서약을 했으므로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수험표에 문제 일부를 옮겨 적는 행위는 여분의 수험표를 이용한 바꿔치기 등으로 문제 유출이 가능해 시험의 공정성을 크게 해칠 수 있으므로 부정행위에 해당하며, 피고의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했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법원이 적용하거나 인용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의료법 제77조 제4항 (전문의 자격 인정에 관한 위임): 의료법은 모든 국민의 건강 보호 및 증진을 목적으로 하며, 전문의의 자격 인정과 전문과목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전문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하위 법령에 세부 사항을 위임하는 근거가 됩니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대통령령) 제18조 제3항 (시험 절차 등에 관한 위임): 이 규정은 전문의 자격시험의 방법, 응시 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합니다. 법원은 여기서 '그 밖에 필요한 사항'에 시험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일련의 규정들이 포함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해석하며, 시험의 공정성 유지가 모든 시험의 전제 조건임을 강조했습니다.
의료법 제10조 제2항 및 제3항 (부정행위자 제재): 의사 국가시험 등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응시하거나 부정행위를 한 자에 대해 수험을 정지시키거나 합격을 무효로 하고, 이후 3회 범위 내에서 응시를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조항은 전문의 자격시험의 부정행위자에 대해서도 유사한 응시자격 제한 등의 제재가 예측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됩니다.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정 시행규칙 제14조 (부정행위자 처리): 이 보건복지부령은 부정한 방법으로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하거나 부정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 그 수험을 정지시키거나 합격을 무효로 하고, 이후 2회에 걸쳐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이 조항이 상위 법령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비례의 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그 효력을 인정했습니다.
행정규칙의 법규명령적 효력 (법령보충적 행정규칙): 상위 법령이 특정 행정기관에 그 내용의 구체적 사항을 정할 권한을 부여하고, 수임기관이 행정규칙의 형식으로 이를 정한 경우, 그 행정규칙은 법령의 위임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한 법규명령으로서 대외적인 구속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제정한 '전문의자격시험 시행 운영규정' 및 '의사 전문의자격시험 부정행위자 처리지침'이 상위 법령의 수권에 따른 것이며, 그 내용이 상위 법령에 어긋나지 않아 법규명령적 효력을 갖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비례의 원칙: 행정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은 최소한의 침해를 야기해야 하며, 공익과 사익 간에 균형을 이루어야 합니다. 법원은 전문의 자격시험의 공정성 확보라는 공익이 매우 중요하며, 2회 응시 제한 조치가 과도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부정행위의 해석: 부정행위는 합격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시험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일체의 행위를 말합니다. 법원은 시험 문제 유출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수험표에 문제 일부를 옮겨 적는 행위 또한 문제의 '유출' 행위로 보아 부정행위에 해당한다고 해석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 분들을 위해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