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 연구원의 학교 건축 연구용역 부가가치세 면세 여부 판결

원고 사단법인 AAAAA연구원이 학교 건축 관련 용역을 제공하고 이를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으로 판단하여 신고하지 않았으나, 피고 성동세무서장이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를 부과하자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제기한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에서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사단법인 AAAAA연구원 (교육환경 및 교육시설 연구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 법인)
• 피고: 성동세무서장 (원고에게 부가가치세 및 가산세를 부과한 세무서의 장)

분쟁 상황

사단법인 AAAAA연구원은 1998년에 교육부장관의 허가를 받아 설립된 비영리 법인으로, 2004년에 각급 교육청 등으로부터 학교건물신축 기본계획연구용역을 의뢰받아 수행했습니다. 원고는 이 용역을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으로 판단하여 총 25억 4천만 원(공급가액 기준)의 대가를 받고도 부가가치세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성동세무서장은 2010년 8월 1일 원고에게 2004년 제1기 및 제2기분 부가가치세 0000원과 가산세 0000원을 부과했고, 2012년 12월 16일에는 가산세 부과처분을 직권 취소한 후 다시 산정하여 2004년 제1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0000원 및 2004년 제2기분 부가가치세 가산세 0000원을 부과했습니다. 원고는 이 부과처분에 불복하여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를 했으나 기각되자, 법원에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가 제공한 학교건물신축 기본계획연구용역이 '새로운 학술 또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용역'으로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해당 용역이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법인이 실비로 제공하는 용역'으로서 부가가치세 면세 대상에 해당하는지 여부.
3. 과세관청이 과거에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않았던 관행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과세 처분을 위법하게 만드는지 여부.
4. 납세의무 불이행에 대한 가산세 부과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며 피고의 부과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학술연구용역 면세 주장에 대해: 이 사건 용역은 새로운 학술을 개발하기 위한 새로운 이론, 방법 등에 관한 연구용역이 아니라, 원고가 이미 개발한 학교 건축 기법을 기초로 사용자 요구조사 및 건축계획 업무 등을 수행하며 기존 지식을 응용, 이용하여 제공된 용역으로 보았습니다. 따라서 부가가치세법상 면세 대상인 학술연구용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2. 공익목적 비영리법인의 실비 용역 면세 주장에 대해: 원고가 사전에 정한 요율표에 따라 대가를 지급받았고, 요율표가 이익을 남기지 않기 위해 국가에서 정한 기준이 아니라 원고 임의로 작성되었으며, 실제 약 2억 5천만 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용역이 '실비'로 공급되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개별 용역에서 손실이 발생했더라도 전체적으로 이익이 발생했고, 비용 지출에 대한 객관적 증빙(특히 간접비 중 연구인건비의 산정 방식)이 불명확하다고 보았습니다.
3.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 과세관청이 이전에 이 사건과 같은 용역에 대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과세관청이 '부과하지 않겠다'는 공적인 견해를 명시적으로 표명한 것이 아니므로 신의성실의 원칙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4. 가산세 부과에 대한 정당한 사유 주장에 대해: 과세관청이 과거에 부가가치세를 과세하지 않았던 사정이 있다 하여 납세의무 불이행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세법상 가산세는 납세자의 고의나 과실을 고려하지 않는 행정상의 제재이며, 의무 해태를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는 객관적으로 납세의무를 알지 못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거나 이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에만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부가가치세 부과처분 취소 청구를 전부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부가가치세법 제12조 제1항 제13호 (2004. 12. 31. 개정 전)​: 학술연구용역 면세 규정.
   • 이 조항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학술연구용역에 대해서는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고 명시합니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학술연구용역'은 '새로운 학술을 개발하기 위하여 새로운 이론, 방법 등을 연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학술 연구 결과를 단순히 응용하거나 이용하여 공급하는 용역은 면세 대상이 아닙니다.
2. 구 부가가치세법 제12조 제1항 제1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7조 제1호 (2004. 12. 31. 개정 전)​: 공익 목적의 비영리 법인 용역 면세 규정.
   • 이 조항은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자가 공급하는 재화 또는 용역 중 '실비' 또는 '무상'으로 공급하는 경우 부가가치세를 면제한다고 규정합니다. '실비'는 재화 또는 용역 제공에 실제로 들어간 비용 상당액으로, 이윤을 포함하지 않는 개념으로 해석됩니다.
3. 국세기본법상 신의성실의 원칙: 과세관청의 공적인 견해 표명에 대한 납세자의 신뢰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원칙.
   • 이 원칙이 적용되려면 과세관청이 납세자에게 비과세하겠다는 명시적이고 공적인 견해를 표명하고, 납세자가 이를 신뢰하여 어떤 행위를 한 후, 과세관청이 종전의 견해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납세자의 신뢰를 저버린 경우여야 합니다. 단순히 과거에 과세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공적 견해 표명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4. 국세기본법상 가산세 부과의 정당한 사유: 납세자가 세법상 의무를 불이행했더라도 그 불이행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산세가 부과되지 않습니다.
   • 대법원 판례는 '정당한 사유'를 '납세의무자가 그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다고 할 수 있어서 그를 정당시할 수 있는 사정이 있거나 그 의무의 이행을 당사자에게 기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하는 사정'으로 매우 엄격하게 해석합니다. 단순히 납세의무자가 세법 내용을 오해했거나 과거에 과세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는 정당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참고 사항

1. 면세 대상 학술연구용역의 범위 확인: 새로운 이론이나 방법을 개발하는 '학술연구'와 이미 개발된 지식이나 기술을 응용하거나 활용하는 '일반 용역'은 부가가치세 면세 여부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연구 용역을 제공하는 비영리 법인은 본인의 용역이 순수한 학술 연구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기존 지식의 응용인지 명확히 구분하여 세금 신고를 해야 합니다.
2. '실비'의 명확한 증빙: 비영리 법인이 공익 목적으로 용역을 제공할 때 '실비'로 공급되는 경우 면세가 될 수 있지만, 여기서 '실비'는 이윤이 포함되지 않은 순수하게 투입된 비용만을 의미합니다. 임의로 작성된 요율표에 따라 대가를 받거나 실제 약 2억 5천만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면 실비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비용 지출에 대한 객관적이고 투명한 증빙 자료를 철저히 갖추고 이윤이 발생하지 않도록 명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간접비 산정 기준은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3. 과세 관행의 신뢰 제한: 과거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았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는 과세관청의 '공적 견해 표명'으로 인정되지 않습니다. 과세관청이 특정 사안에 대해 비과세하겠다는 명확하고 공식적인 의사 표시를 한 경우에만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이전의 비과세 관행만을 믿고 세금 신고를 누락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4. 가산세 부과의 정당한 사유: 세금 신고 및 납부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부과되는 가산세는 납세자의 고의나 과실을 묻지 않는 행정 제재의 성격이 강합니다. '정당한 사유'는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되며, 납세자가 의무를 알지 못한 것이 무리가 아니었거나 의무 이행이 불가능했던 객관적인 사정이 있어야 합니다. 과거의 과세 관행은 이러한 정당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